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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스타트 챔피언 이승훈, 힘들어도 장거리 못버리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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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스스타트 챔피언 이승훈, 힘들어도 장거리 못버리는 이유는?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6.02.16 23: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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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전 쇼트트랙만 훈련한 작전 성공, 고마움 느낀다"

[인천국제공항=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매스스타트 간판’ 이승훈(28·대한항공)이 웃으며 돌아왔다. 금메달을 목에 건 그는 쇼트트랙 훈련을 우승 비결로 지목했다.

2016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세계종목별선수권대회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금메달을 따낸 이승훈이 1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금의환향했다.

이승훈은 지난 14일 러시아 콜롬나에서 월드컵 랭킹 1위 아리얀 스트뢰팅아(네덜란드)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올 시즌 월드컵 시리즈에 세 차례 출전해 동메달 하나만을 목에 걸며 부진했지만 이번 금메달로 2014~2015 시즌 종합 1위의 명예를 회복했다.

▲ [인천국제공항=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이승훈이 세계선수권대회 매스스타트에서 금메달을 따내고 1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우승 비결을 묻는 질문에 이승훈은 “이번 대회에서는 매스스타트에 집중하기로 하고 쇼트트랙만 훈련했다. 작전이 잘 맞아 떨어졌다”며 “오픈 레이스인 쇼트트랙 훈련을 하다 보니 타임 레이스만 훈련한 외국 선수들에 비해 추월하는데 수월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승훈은 과거 쇼트트랙 선수였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대표 선발전 남자 1500m에서 레이스 도중 넘어지면서 탈락했고 이를 계기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했다. 지정된 레인 없이 400m 트랙 16바퀴를 도는 매스스타트는 기록이 중요하지 않다. 이승훈에게는 최적의 종목이다.

그는 “쇼트트랙 선수로 실패해 스피드스케이팅을 시작했지만 덕분에 올림픽 금메달도 땄고 그때 했던 쇼트트랙이 매스스타트에 큰 자산이 되고 있다”며 “쇼트트랙에 대한 고마움이 많다”고 쇼트트랙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나타냈다.

이승훈의 매스스타트 경기를 보면 왜 이승훈이 우승 비결을 쇼트트랙에서 찾는지 알 수 있다. 그는 경기 내내 뒤처져 있다가 두 바퀴가 남았을 때부터 페이스를 올려 치고나가기 시작했다. 한 바퀴를 남기고 선두권으로 나선 그는 알렉스 콩탕(프랑스)과 스트뢰팅아를 연달아 체치고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시즌 내내 부진해서 이번 대회 팀 추월과 매스스타트에서 승부를 걸어보자고 마음먹었다”고 밝힌 이승훈은 “팀 추월은 부진했지만 매스스타트에서는 이번 시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 대회에서 우승해 기쁘다. 특히 세계선수권 첫 우승이라 더 기쁘다”고 금메달 획득 소감을 밝혔다.

경기를 보는 사람을 애타게 만든 레이스였지만 정작 자신은 담담했다. 이승훈은 “마지막에 좋은 위치만 선점하면 추월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레이스 운영에 더 신경 쓴다면 다음 시즌에도 좋은 성적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훈은 5000m와 1만m, 팀 추월, 매스스타트까지 참가한다. 이에 대한 부담은 없을까. 이승훈은 “종목이 많아 어려움은 전혀 없었다”며 “5000m와 1만m도 잘하고 싶은데 성적이 안 나와 아쉽다. 두 종목 기록이 좋아지면 팀 추월과 매스스타트 성적도 함께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다만 “무게를 싣게 되는 쪽은 매스스타트다. 하지만 이 종목을 잘하기 위해 5000m와 1만m는 버릴 수 없다. 이 두 종목도 함께 병행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월드컵 시리즈 매스스타트 초대 챔피언인 이승훈에 대한 견제가 만만치 않았다. 그가 경기 후반까지 무리하지 않고 레이스를 펼친 이유다. 그는 “지난 시즌 월드컵 때 견제가 너무 심했다. 하지만 레이스를 하다 보니 견제에 대한 해답도 찾게 된다”며 “평창 올림픽까지 아직 기회가 많으니 대비책을 찾아 좋은 결과를 거두겠다”고 집중 견제를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끝으로 이승훈은 “평창올림픽까지 2년 남았다. 선수생활도 그 정도 남은 것 같다. 마무리 할때는 아시아에서 전무후무한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는 포부를 보였다. 이승훈의 주 종목 매스스타트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부터 정식종목으로 인정받는다.

이승훈은 올림픽 첫 매스스타트 금메달리스트가 되기 위한 담금질에 들어간다. 다음달 11일부터 네덜란드 헤렌벤에서 열릴 월드컵 파이널에 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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