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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시티 카바예로 '인생 세이브'로 리그컵 우승, 페예그리니 '유종의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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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시티 카바예로 '인생 세이브'로 리그컵 우승, 페예그리니 '유종의 미'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6.02.29 0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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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컵 결승 승부차기 3연속 선방, 중용 믿음에 보답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윌리 카바예로의 날이었다. 윌프레드 보니는 목마를 태웠고 맨체스터 시티 선수들은 헹가래를 쳤다.

승부차기만큼은 세계 최강을 자부하는 리버풀이 카바예로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맨체스터 시티의 서브 수문장인 카바예로가 슈퍼 세이브쇼를 펼친 맨체스터 시티가 리그컵 정상에 올랐다.

맨시티는 29일(한국시간)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2016 잉글랜드 캐피털원컵 결승전에서 리버풀을 제압했다. 카바예로는 1-1로 승패를 가리지 못한 채 맞이한 승부차기에서 상대 키커 3명의 슛을 연달아 막아내는 기염을 토하며 4-1 승리를 이끌었다.

카바예로는 맨시티의 두 번째 골키퍼다. 마누엘 페예그리니 감독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는 조 하트를, 리그컵에서는 카바예로만 기용했다. 결승전 특성상 하트의 출전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페예그리니는 카바예로를 신뢰했고 결국 그는 사령탑의 기대에 100% 부응했다.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카바예로는 첫 번째 키커 엠레 찬에게만 파넨카킥으로 골을 허용했을 뿐 루카스, 쿠티뉴, 랄라나의 슛을 모두 쳐내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맨시티의 첫 번째 키커 페르난지뉴가 골대를 때린 터라 그의 선방이 더욱 값졌다. 맨시티는 마지막 키커로 나선 야야 투레가 침착하게 골망을 가르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1974년 이후 17번의 승부차기 대결에서 14번 승리, 승률이 82.4%에 달하는 리버풀을 상대로 거둔 승리라 더욱 값졌다. 4강에서 스토크 시티를 승부차기로 꺾고 올라온 리버풀은 또 한 번의 짜릿함을 눈앞에 뒀지만 카바예로의 원맨쇼에 눈물을 흘려야 했다.

결승전다운 명승부였다.

균형을 깬 팀은 맨시티였다. 후반 4분 다비드 실바의 방향을 전환해 세르히오 아구에로가 패스를 내줬고 이어 공을 잡은 페르난지뉴가 각도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강력한 슛을 날려 선제골을 뽑았다. 리버풀은 후반 38분 동점골을 터뜨렸다. 오리기가 크로스한 볼을 랄라나가 슛한 것이 골대를 강타했고 쇄도하던 쿠티뉴가 다시 슛을 때려 골망을 갈랐다.

연장 공방전을 득점 없이 마친 양팀은 결국 ‘11m 러시안 룰렛’으로 접어들었다. 엠레 찬이 성공, 페르난지뉴가 실패할 때까지만 해도 승리의 여신은 리버풀의 손을 들어주는 듯 했지만 카바예로가 운명을 바꿨다.

페예그리니 감독은 스카이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카바예로가 실수한다면 미디어로부터 질타를 받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나는 그를 믿었다”며 “선수단, 팬에게 타이틀을 선사할 수 있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을 마치면 호셉 과르디올라 감독에게 지휘봉을 넘기는 그는 “나는 팀을 떠나는 것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있다. 바로 다음 상대만을 생각한다”며 “프리미어리그에서 우리는 선두에 9점 뒤져 있다. 계속 전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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