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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분석] 차포 빠진 마운드 공백 덮는 넥센 히어로즈 '강타선'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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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분석] 차포 빠진 마운드 공백 덮는 넥센 히어로즈 '강타선'의 힘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6.03.02 12: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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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연습경기 4연승 주역들, 마운드 부상 공백 메운다

[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스포츠에서 약점을 보완하는 것만큼 강점을 강화시키는 것 또한 중요하다. 2008년 창단 후 하위권을 면치 못했던 넥센 히어로즈는 최근 3년간 마운드보다는 타선의 힘으로 상위권을 유지해왔다.

그런데 여기서 마운드의 두 축이 떨어져 나가며 타선의 부담이 가중됐다. 한현희가 토미존 서저리로 2016시즌을 접은 데 이어 선발 전환을 선언했던 조상우가 오른쪽 주두골 피로 골절 진단을 받아 올 시즌 개막 출장이 어렵게 됐다. 부상 정도에 따라 시즌 전체를 쉴 수도 있는 상황이다.

넥센으로선 청천벽력과도 같다. 마무리 투수 손승락이 자유계약선수(FA)로 롯데 유니폼을 입게 돼 선발 요원 김세현을 마무리로 돌리고 조상우를 선발 자원으로 쓰려 했는데, 이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일단 김세현은 그간 마무리 투수 맞춤 훈련을 해왔기에 그대로 기용할 것으로 보이지만 당장 조상우가 빠진 선발 한 자리를 다른 투수로 메워야 할 상황이다.

▲ 윤석민이 미국 애리조나에서 스프링캠프를 소화하는 도중 타격 훈련을 펼치고 있다. [사진=넥센 히어로즈 페이스북 캡처]

항상 투수 때문에 머리가 아팠던 염경엽 감독의 고민이 하나 더 늘었다. 하지만 지난해 강정호에 올 시즌 박병호까지 빠진 타선이 기대 이상으로 선전하고 있기에 웃을 수 있는 염 감독이다. ‘방망이는 믿을 게 못 된다’고 하지만 빈틈없는 타선이 돌아가며 터져준다면 올 시즌 넥센의 전력도 무시할 수 없다.

◆ 메이저리거 빠진 중심타선, 이택근-대니 돈-김민성으로 재편

2년 전 유한준-박병호-강정호로 이어지는 막강 타선에 비해선 중량감이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이택근-대니 돈-김민성으로 재편된 새로운 중심타선은 올 시즌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넥센 타선은 조상우의 부상 소식이 전해진 1일 KIA와 연습경기에서도 여전히 탁월한 타격감을 자랑했다. 특히 중심타선의 활약이 돋보였다. 이택근은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지만 대니 돈은 2타수 1안타 볼넷 1개, 김민성은 좌월 솔로 홈런을 포함해 3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김민성과 교체로 나온 윤석민은 9회 투런 홈런을 폭발했다. 1타수 1안타 2타점. 넥센은 이들의 활약에 힘입어 KIA를 9-5로 꺾고 연습경기 4연승을 달렸다.

이에 앞서 지난달 28일 요코하마와 경기에서도 중심타선이 맹위를 떨쳤다. 이택근이 홈런 1개를 포함해 3타수 2안타 1타점, 대니 돈 역시 홈런포 1개를 쏘며 2타수 1안타 2타점을 폭발했다. 김민성도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한 박병호-강정호보다는 위압감에서 떨어질 수 있지만 장타 생산 능력은 여전하다. 지난 시즌 0.486로 장타율 1위를 차지한 넥센이 올 시즌에도 이 자리를 지킨다면 중심타선의 재편은 대성공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 박정음(가운데)이 미국 애리조나에서 스프링캠프를 소화하는 도중 러닝 훈련을 펼치고 있다. [사진=넥센 히어로즈 페이스북 캡처]

◆ 박정음-장시윤-강지광, '주연급 조연'으로 뜬다

여기에 곳곳에서 양념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선수들이 즐비하다. 제2의 고종욱을 꿈꾸는 박정음과 내야 백업 요원 장시윤, 그리고 차세대 거포로 주목받고 있는 강지광이 바로 그들이다.

박정음은 고종욱과 같이 군 제대 후 주전 외야수를 볼 수 있는 기대주다. 성균관대를 졸업하고 2014년 9월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친 박정음은 지난 시즌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0.304에 3타점을 기록했다.

이번 연습경기에서는 외야수로 자주 기용되며 염경엽 감독으로부터 테스트를 받았다. 지난달 29일 한화와 경기에서 2타수 1안타를 기록한 박정음은 1일 KIA전에서도 5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하며 만만치 않은 타격 실력을 자랑했다. 대니 돈-이택근-고종욱으로 주전 외야 라인업을 꾸릴 것으로 보이는 염경엽 감독은 박정음의 약진으로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됐다.

장시윤도 선배 내야수들에게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스프링캠프를 통해 공수에서 능력치를 끌어올린 장시윤은 지난달 24일 LG전 1타수 1안타, 26일 삼성전 3타수 1안타, 이달 1일 KIA전 3타수 2안타를 각각 기록했다. 윤석민과 서건창, 김민성 등이 부상이나 슬럼프로 빠졌을 때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강지광은 봄에만 반짝했던 지난 2년을 청산하고자 한다. 2014년 시범경기 12경기에서 타율 0.294에 3홈런 5타점 맹타를 휘둘렀지만 2군 경기 도중 손가락을 다쳤다. 1군 데뷔전이었던 2014년 5월 22일 한화전에선 수비 도중 오른 무릎 전방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입어 시즌 아웃됐다. 지난 시즌에는 1군 13경기에서 타율 0.278로 선전하다가 7월 무릎 연골 수술을 받아 시즌을 접었다.

강지광은 올 시즌 ‘유리몸’ 이미지를 탈피하고자 애썼다. 2월 21일 요코하마와 연습경기에서 좌월 스리런 홈런을 터뜨린 데 이어 1일 KIA전에선 4타수 2안타 1득점 활약을 펼쳤다.

투타 핵심 자원들이 빠진 넥센은 올 시즌 하위권으로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중심타선과 유망주의 활약이 계속된다면 타 구단이 결코 쉽게 볼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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