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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인듯 초보아닌' 당신, KGC 김승기 질주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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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인듯 초보아닌' 당신, KGC 김승기 질주는 계속된다
  • 강언구 기자
  • 승인 2016.03.02 23: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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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식 감독된 지 불과 2개월…초반 부진 딛고 4강 PO행

[잠실=스포츠Q(큐) 강언구 기자] 김승기 안양 KGC인삼공사 감독이 정식 감독이 된 건 지난해 12월 31일이었다. 그동안 코치 생활만 하다 처음 프로팀 감독을 맡게된 것. 하지만 초보답지 않은 지도력과 전략으로 부임 첫해 팀을 4강 플레이오프에 올려놨다.

김 감독이 이끄는 KGC인삼공사는 2일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삼성과 2015~2016 KCC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4차전서 초접전 끝에 85-83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KGC인삼공사는 2012~2013 시즌 이후 3년 만에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오는 7일부터 정규시즌 우승팀 전주 KCC와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놓고 진검승부를 벌인다.

KGC인삼공사는 시즌 전부터 삐걱거렸다. 지난해 4월 팀에 부임한 전창진 전 감독이 스포츠 도박을 했다는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았고 결국 자진 사퇴했다. 공식 경기를 치르지도 못하고 새 감독을 찾아야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 [잠실=스포츠Q 이상민 기자] 김승기 KGC인삼공사 감독(가운데)이 2일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KCC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삼성과 4차전 원정경기서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이에 KGC인삼공사 구단은 외부 감독을 선임하는 것보다 수년간 코치를 역임하며 팀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김승기 감독을 감독대행으로 임명했다. 팀이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는 내부 사정에 밝은 사람이 지휘봉을 잡아야 한다는 판단이었다.

김승기 감독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그 분의 피가 흐른다. 그 분과 코치로서 10년을 함께 했다”며 “선수들이 있건 없건 좋은 성적을 냈다. 진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고 전창진 전 감독에게 배운대로 팀을 이끌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그의 각오와 달리 KGC인삼공사는 지난해 9월 말 중국에서 열린 아시아농구선수권대회에 박찬희와 이정현이 차출되면서 베스트 전력으로 시즌을 시작하지 못했다. 결국 1라운드에서 4승 5패를 기록, 부진했다.

하지만 대표팀에 뽑혔던 선수들이 돌아오며 반전을 이뤄냈다. 지난해 10월 31일 서울 SK전 승리를 시작으로 11월 28일 창원 LG전까지 8연승을 질주한 것. KGC인삼공사는 11월 7경기에서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구단도 12월 31일 감독 대행 신분이던 김승기 감독과 3년 계약을 체결하며 연말 선물을 화끈하게 안겼다. 정식 감독이 된 그는 중간중간 찾아온 팀의 슬럼프에 적절히 대처했다. 결국 무난한 성적인 4위로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감독을 맡은 첫 시즌 봄 농구 찬가를 외친 그는 삼성과 6강 플레이오프에서도 전성현, 이정현을 동시에 기용해 1차전을 크게 이겼다. 2차전에서도 경기 막판 승부를 뒤집는 뒷심을 발휘했다.

 ▲ [잠실=스포츠Q 이상민 기자] 김승기 KGC인삼공사 감독이 2일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KCC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삼성과 4차전 원정경기서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다.

4차전 종료 7.8초를 남기고 83-83 동점 상황에서 작전 타임을 부른 김승기 감독은 이정현에게 골밑 돌파를 할 수 있는 작전을 지시했다. 이것이 완벽히 들어맞아 KGC인삼공사가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었다. 김 감독의 영리함을 볼 수 있었던 장면.

김 감독은 4차전이 끝난 뒤 “여러 모로 힘든 경기였지만 선수들이 끝까지 하려는 의지가 넘쳤다. 무너질 수 있는 상황에서 따라갔기 때문에 팀이 좋아졌다는 것을 느꼈다. 좋은 경기를 했다”며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정식 감독이 된지 이제 두 달이 넘었다. '초보 감독' 김승기의 질주는 어디까지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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