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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2011' 삼성 라이온즈, 왕조의 시작을 돌아보는 류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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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2011' 삼성 라이온즈, 왕조의 시작을 돌아보는 류중일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6.03.03 18: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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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에서 정확하게 보는 것, 어떻게든 좋은 성적 내기 위해 노력할 것"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새 시즌 콘셉트는 ‘응답하라 2011’이다.

정규리그 5연패와 한국시리즈 4연패 후 준우승. 여전히 삼성은 무시할 수 없는 강팀이다. 그러나 NC 다이노스, 한화 이글스, 롯데 자이언츠 등이 오프시즌 동안 전력을 대폭 강화한 데 반해 삼성은 임창용, 박석민, 야마이코 나바로를 잃어 우승후보군에서 제외된 상태다.

류중일 감독은 3일 자체 스프링캠프 결산 인터뷰를 통해 “올해 우리의 서브 캐치프레이즈가 '응답하라 2011'”이라며 “2011년에도 그 해 10월 우리가 어떤 성적을 거둘 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고 자신의 부임 첫 해를 회상했다.

▲ 류중일 감독이 선수들을 불러 모아 캠프를 결산하고 있다. 삼성의 이번 시즌 콘셉트는 왕조가 시작된 해로 돌아가자는 의미의 '응답하라 2011'이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2011년은 삼성 왕조가 시작된 해다. 선동열 전 감독이 물러나고 지휘봉을 넘겨받은 ‘초보’ 류중일 감독은 빼어난 지도력을 발휘해 SK 와이번스 왕조를 종식시켰다. 오승환의 일본 진출, 정현욱 권혁 배영수의 자유계약선수(FA) 유출 등에도 5년간 변함 없이 정상권을 지켰던 삼성이다.

그러나 올해는 출혈이 너무도 크다. 박석민과 나바로는 지난해 각각 26홈런 116타점, 48홈런 137타점을 기록했다. 최형우와 이승엽, 구자욱이 있다고는 하지만 타선의 무게감이 크게 떨어졌다. 33세이브 평균자책점 2.83의 구원왕 임창용도 도박 스캔들에 연루돼 팀을 떠났다.

류중일 감독은 “사실 외부에서 정확하게 보는 것 같다. 아무래도 박석민, 야마이코 나바로의 빈자리가 크다. 또한 30세이브 이상이 가능한 마무리투수(임창용)도 이탈했다”며 “그래도 어떻게든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류 감독이 꼽은 스프링캠프 최우수선수(MVP)는 야수조 이승엽, 투수조 장필준이다. 이승엽은 오키나와 캠프 7경기에 출전해 타율 0.550(20타수 11안타) 3홈런 13타점, 2루타 5개로 맹활약했다. 장필준은 최고 구속 150㎞를 찍으며 불펜에 힘을 실어줄 우완 히든카드로 급부상했다.

류 감독은 “장필준이 크게 성장했다. 선발 후보인 정인욱도 많이 좋아졌다. 야수 중에선 이승엽이 최고의 타격 밸런스를 보였다. 승엽이가 좋은 밸런스를 정규시즌까지 계속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만족감을 나타내다. 그러나 “아직 외국인선수 3명(아롬 발디리스, 앨런 웹스터, 콜린 벨레스터)이 제 컨디션이 아니다. 투수진과 야수진 모두에서 빈자리가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시범경기 동안 최대한 공백을 메워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감독 입장에서 캠프 종료는 숙제를 마쳤다는 걸 의미하는 게 아니다. 앞으로 더 많은 숙제가 기다리고 있다”며 “모든 환경이 바뀌니까 신축구장(삼성라이온즈파크)에 최대한 적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범경기) 시작부터 2주간 원정을 다녀야 하는 점이 아쉽다. 아무래도 훈련량이 부족해질 수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하며 “펜스 거리가 짧아졌으니 외야 수비훈련도 더 많이 해야 한다. 바람 방향까지 체크하겠다. 할 일이 정말 많다”고 덧붙였다.

시범경기 기간 동안 점검해야 할 포인트로 류 감독은 △ 오키나와 캠프에 합류하지 못했던 채태인과 조동찬 점검 △ 조동찬과 백상원의 2루 경합 △ 채태인 구자욱 배영섭 박해민을 두루 기용하는 방법 등을 꼽았다.

한양대를 졸업하고 1987년 삼성에 입단한 류 감독은 이로써 서른 번째 전지훈련 캠프를 마쳤다. 그는 “올해가 딱 30년째다. 선수로 13년, 코치로 11년, 감독으로 6번째”라며 “삼성에서만 30년 연속 캠프를 치르면서 분명 주인의식이 점점 더 강해졌다”고 말했다.

당시와 현재의 분위기가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서는 “우리 선수 시절에는 FA 제도가 없어 전반적으로 약간 게으른 경향도 있었지만 요즘 선수들은 스스로 훈련량을 많이 가져간다”며 “야구를 잘 하면 대형 계약을 맺을 수 있다. 그러니 요즘은 코치가 훈련량을 줄여주면 도리어 선수가 '왜 저를 더 안 시키십니까'하는 반응이 나온다”고 말했다.

선수로서 지도자로서 느끼는 캠프의 차이점으로는 “감독으로서 치르는 캠프는 육체적으로 편하지만 정신적으로는 더 힘들어지는 것 같다”며 “선수 시절엔 훈련량에 지치고 부상 위험 때문에 불안했다. 코치 때는 어떻게 하면 선수들이 부상 없이 훈련량을 많이 소화하도록 할까를 고민했다. 행여나 담당 선수가 아프기라도 하면 많이 속상했다. 감독이 되고 나니 부상 체크, 포지션 구상을 해야 하고 펑크 난 자리를 어떻게 메울까를 고민하며 전체 선수들의 컨디션을 끌어올리려 노력하게 된다”고 답변했다.

정규리그 6연패에 도전하는 삼성의 2016 KBO리그 첫 공식 일정은 오는 8일 마산 NC 다이노스전이다.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의 첫 프로야구 공식경기이기도 한 정규리그 개막전은 다음달 1일이다. 상대는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패배를 안겼던 두산 베어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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