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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천상의 약속' 이유리는 헤어진 쌍둥이에 박하나와는 이복자매? 꼬이고 꼬인 '개족보' 출생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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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천상의 약속' 이유리는 헤어진 쌍둥이에 박하나와는 이복자매? 꼬이고 꼬인 '개족보' 출생의 비밀
  • 원호성 기자
  • 승인 2016.03.09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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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원호성 기자] 막장드라마에 반드시 필요한 설정 중 하나가 '출생의 비밀'이지만, '천상의 약속'은 출생의 비밀이 꼬이다 못해 그야말로 '개족보' 수준까지 꼬인 모습을 보여주며 막장드라마의 진수를 선보였다.

8일 방송된 KBS 일일드라마 '천상의 약속' 26회에서는 이나연(이유리 분)과 백도희(이유리 분), 그리고 장세진(박하나 분) 사이에 숨겨진 출생의 비밀과 함께, 새로운 출생의 비밀로 허세광(강봉성 분)까지 가세하며 혼란의 극치를 보였다.

시작은 장경완(이종원 분)이었다. 이종원은 딸 박하나와 강태준(서준영 분)을 결혼시키기 위해 서준영의 옛 연인인 이나연(이유리 분)에게 돈을 줘서 사태를 무마하려고 한다. 박유경(김혜리 분)은 평소와 다른 남편 이종원의 행동에 의심을 품고 서재를 뒤지다가 이종원이 며칠 전 자신의 집에 요리상을 차려주러 왔던 이유리의 사진을 가지고 있음을 알고 의아하게 여기며 뒷조사를 시킨다.

그 결과 김혜리는 충격적인 진실을 알게 된다. 이유리의 정체가 바로 20년 전 부모를 사고로 잃고 자신의 집에서 잠시 더부살이를 했던 바로 그 이나연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하지만 진짜 놀랄 부분은 이것이 아니었다. 이유리가 서준영의 연인이었다는 사실은 꿈에도 짐작하지 못한 김혜리는 이종원이 이유리의 사진을 가지고 있는 이유를 다른 것으로 오해한다.

▲ 8일 방송된 KBS '천상의 약속'에서는 이종원과 이유리의 관계를 김혜리가 오해하면서 새로운 갈등이 시작됐다. [사진=KBS 2TV '천상의 약속' 방송 화면 캡처]

김혜리가 오해한 그 이유란 바로 이종원이 이유리의 친아버지였다는 것. 실제로 이종원은 이유리의 생모였던 이윤애(이연수 분)와 사랑하던 사이였지만 재벌인 백도그룹 박만재 회장(윤주상 분)의 딸인 김혜리의 유혹을 받고 하룻밤을 보내면서 결국 김혜리와 결혼하게 됐던 것이다.

운명이 참으로 기구한 것이 이연수가 이종원을 그렇게 뒷바라지 했지만 이종원은 이연수를 배신하고 재벌 2세인 김혜리에게 건너간 것처럼, 이연수의 딸인 이유리 역시 서준영을 뒷바라지했지만 서준영이 이유리를 배신하고 하필이면 김혜리의 딸인 박하나와 결혼을 하게 됐으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더욱 문제는 이나연(이유리 분)이 사실은 박휘경(송종호 분)의 맞선상대인 백도희(이유리 분)와도 쌍둥이 자매라는 사실이다. 아직 이나연과 백도희는 서로 만난 적이 없고 송종호만이 이나연과 백도희의 두 사람을 모두 만나본 상황이지만, 이나연과 백도희 역시 어린 시절 헤어진 쌍둥이 자매 관계다. 즉, 이유리가 1인 2역으로 연기하는 이나연과 백도희, 그리고 이종원과 김혜리 사이에 태어난 딸 장세진(박하나 분)까지 세 명은 모두 어떤 식으로든 아버지가 이종원으로 같은 자매관계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꼬인 세 여자의 출생의 비밀로도 부족했는지 '천상의 약속'은 뜬금없이 '출생의 비밀' 코드 하나를 더 끼워넣는다. 처음 등장할 때는 그저 이유리의 동생인 이금봉(한가림 분)의 소개팅 상대로 지나가는 배역일 줄만 알았던 허세광(강봉성 분)의 정체가 그것이다.

부잣집 아들 행세를 하며 여자를 꼬시고 다니다가 한가림을 꼬셔서 작업중인 강봉성은 어린시절 어머니에게 버림받았고, 하필 그 어머니가 바로 강태준(서준영 분)의 어머니인 오만정(오영실 분)인 것이다. 나름의 방법으로 어머니를 찾던 강봉성은 드디어 오영실의 집을 알게 되고, 옥탑방에 있는 오영실의 집을 둘러보며 "재벌하고 사돈된다더니 사는 꼬라지가 이게 뭐냐. 아들 버리고 나갔으면 잘 살아야 되지 않냐"고 혀를 차다, 빨래를 걷으며 방귀나 뿡뿡 뀌는 오영실의 천박한 모습을 보고 고개를 흔들며 뒤돌아섰다.

아직 강봉성은 오영실의 얼굴을 제대로 보지 못했지만, 강봉성과 오영실이 오토바이 접촉사고로 한 차례 악연으로 얽힌 바 있어 서로가 모자관계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서로가 황당해할 것으로 보인다. 강봉성이 오영실이 재혼해서 낳았던 아들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강봉성과 서준영은 어머니가 같고 아버지가 다른 형제관계로 하필 얽히게 됐고, 심지어 강봉성은 자신의 형인 서준영이 배신한 여자인 이나연(이유리 분)의 동생인 한가림과 얽혀서 꼬이고 꼬인 인연이 무엇인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출생의 비밀'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천상의 약속'에서 진정한 '개족보'의 완성은 박만재 회장(윤주상 분)의 딸인 박유경(김혜리 분)과 윤주상의 아내인 윤영숙(김도연 분) 사이의 관계다. 김혜리와 김도연은 고등학교 동창이었고, 고등학교 졸업 후 윤주상의 비서로 일하다가 자신의 고등학교 동창인 김혜리의 아버지인 윤주상과 결혼해 박휘경(송종호 분)을 낳게 된 것이다.

전작 '어머님은 내 며느리'에서 서로 재혼 후 며느리였던 심이영이 시외숙모가 되는 기막힌 상황을 연기했던 김혜리는 '천상의 약속'에서는 아예 친구가 하루 아침에 '새엄마'가 되고, 여고 동창생인 친구가 낳은 아이가 자신의 이복 남동생이 되는 상황에 처하게 된 셈이다.

아무리 막장드라마에 '출생의 비밀'이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요소라고 하지만, '천상의 약속' 정도로 꼬이면 기가 막혀서 할 말을 잃게 된다. 제목부터 '개족보'를 공개적으로 드러낸 '어머님은 내 며느리'는 그야말로 예고편에 불과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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