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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드라마 '베이비시터', 신인 작가의 힘? 고전적 불륜 서사에 복수극적 요소를 넣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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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드라마 '베이비시터', 신인 작가의 힘? 고전적 불륜 서사에 복수극적 요소를 넣다
  • 주한별 기자
  • 승인 2016.03.22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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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주한별 기자] 문학작품 혹은 드라마나 영화에서 불륜을 다루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심지어 불륜 서사는 그리스 신화에서도 단골 소재로 등장한다. 최고의 신인 제우스가 수많은 불륜 상대들과 바람을 펴 아내 헤라의 심기를 거스른 사실은 우리 모두가 익히 알고 있다.

KBS 2TV에서 방송하는 4부작 드라마 '베이비시터' 또한 불륜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 베이비시터로 집안에 들어온 여자가 남편과 불륜을 저지르는 내용의 드라마다.

이렇게 소개만 보면 '베이비시터'는 뻔한 불륜 통속극이 아닐까 생각할 수 있다. 앞서 말했듯 불륜 서사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고, 그만큼 많은 작품들이 먼저 존재했기에 시청자들은 색다른 내용을 기대하기 어렵다.

▲ KBS 2TV 4부작 드라마 '베이비시터'는 고전적 불륜 서사에 색다른 연출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 = KBS 2TV '베이비시터' 방송 화면 캡쳐]

하지만 '베이비시터'는 불륜 서사만이 전부인 드라마는 아니다. 이 드라마는 기본적인 불륜 서사의 골격에 복수극적 요소를 추가해 이야기를 더 흥미롭게 전개한다. 게다가 드라마의 플롯 전개 방식 또한 시간순의 구조가 아닌 살인을 저지른 천은주(조여정 분)가 자신의 사연을 기자에게 털어놓으면서 사건이 퍼즐조각 맞추듯 서서히 밝혀지는 방법을 택했다.

이러한 시도는 독자가 벌어진 사건들을 추리할 수 있는 재미를 주며 자칫 뻔하다는 이미지를 줄 수 있는 불륜 드라마의 부정적 특성을 피해갈 수 있는 수단이 됐다.

그 결과 드라마 '베이비시터'에 포함된 복수극적 요소는 자칫 착한 주인공이 악녀에게 시달리는 이야기로 답답하게 흘러갈 수 있는 경우의 수들을 차단한다. 그대신 주인공은 자신의 삶을 망친 악녀와 남편에게 복수를 결심하면서 드라마를 더 극적으로 이끌어가 시청자들에게 시원함과 짜릿함을 선사한다. 이른바 시청자들에게 통쾌한 '사이다' 정서를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사실 드라마 '베이비시터'에서 쓰인 두 가지 소재, 불륜 서사와 복수 서사는 시청자들이 마르고 닳도록 접했던 이야기 소재다. 그러나 이런 뻔해 보이는 소재는 앞서 말한 두 소재의 융합과 시간 구성의 다변화, 그리고 색다른 연출 방법으로 시청자들에게 불륜 드라마가 이토록 새로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거기에 덧붙여 복수극 답게 신랄하고 속 시원한 대사들 또한 이 드라마가 가진 매력을 더 돋보이게 만드는 요소로 자리잡았다.

▲ 복수를 결심하는 천은주(조여정 분)와 베이비시터와 불륜을 저지르는 유상원(김민준 분) [사진 = KBS 2TV '베이비시터' 방송 화면 캡쳐]

'베이비시터'는 4부작 드라마다. 단막극이나 3부작, 4부작 드라마는 긴 호흡의 드라마에 비해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베이비시터'의 작가 최효비는 2014년 KBS 미니시리즈 공모전에 '베이비시터'로 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신진 작가의 실험적인 시도와 연출자의 색다른 도전이 인상깊은 드라마다.

최근 공중파 3사에서 단막극 편성이 사라짐에 따라 새로운 드라마 작가나 신인 연출자들을 발굴할 창구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다. 그런 점에서 드라마 '베이비시터'가 가지는 위치는 특별하다. 비록 같은 시간대에 올해 최고의 기대작 '육룡이나르샤'가 군림하고 있어 큰 화제는 되지 못했지만 신인 작가의 새로운 도전으로 시청자들에게 기억되지 않을까?

다음주에는 4부작 드라마 '베이비시터'의 마지막회가 방송된다. 어떻게 이 복수극이 막을 내릴까? 주인공 조여정의 복수극에 시청자들의 기대감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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