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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면Q] 드라마 '베이비시터' 반전으로 색다른 결말 노렸다… 시청자들의 반응은? '너무 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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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면Q] 드라마 '베이비시터' 반전으로 색다른 결말 노렸다… 시청자들의 반응은? '너무 과했다!'
  • 주한별 기자
  • 승인 2016.03.23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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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주한별 기자] 모든 것의 장점은 언제든 단점으로 변할 수 있다. 드라마 또한 마찬가지다. 한 작품에서 좋은 평을 들었던 부분이 양날의 검이 되어 언제든 그 드라마에 대한 비판적 요소로 바뀔 수 있다.

22일 KBS 2TV에서 방송된 4부작 드라마 '베이비시터' 역시 이야기가 결말로 치닫자 이전까지 장점이라 여겨졌던 부분들이 단점으로 바뀌어 시청자들에게 결말에 대한 혼란을 가중시켰다.

신선하다 평가받았던 시간에 묶여있지 않은 구성이나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연출들은 결말인 반전 부분에 이르자 친절하지 못한 전개 방식으로 바뀌어 드라마 전체를 어지럽게 만들었다.

▲ KBS 2TV 4부작 드라마 '베이비시터'에서 복수의 광기에 사로잡힌 천은주(조여정 분) [사진 = KBS 2TV 드라마 '베이미시터' 화면 캡쳐]

또한 베이비시터는 이전까지 절제적인 분위기로 드라마의 이야기를 진행해 '색다른 연출'이란 평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많은 것들을 보여주지 않는 이른바 '짠돌이 연출'은 시청자들이 마지막 결말을 이해하는데 큰 걸림돌로 작용했다.

드라마의 초반은 예측할 수 있는 방향으로 복수극이 진행되는 듯했다. 주인공인 천은주(조여정 분)는 정신병원에서 풀려난 후 남편인 유상원(김민준 분)을 살해했다. 이후 이야기는 그녀가 표영균(이승준 분)과 장석류(신윤주 분)의 집에 찾아가 이승준을 죽이고 신윤주를 살해할 것처럼 이야기가 전개됐다.

이 과정에서 과거 조여정과 신윤주의 아버지가 불륜관계였음을 암시하는 대사가 있었고, 신윤주가 의도적으로 조여정에게 접근해 그녀의 삶을 엉망으로 만들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해당 시퀀스는 '복수는 또 다른 복수를 불러온다'라는 복수 서사의 고전적 명제를 성실하게 따른 장면으로 드라마 '베이비시터'가 고전적 불륜 서사와 복수 서사를 적절히 융합한 작품임을 의심치 않게 해 주었다.

그러나 감탄도 잠시였다. 이후 새로운 반전이 추가되면서 이야기의 내러티브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신윤주와 이승준을 죽인 인물이 조여정이 아닌 김민준임이 밝혀지면서 드라마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김민준은 신윤주에 대한 사랑과 애증으로 인해 신윤주, 이승준 부부의 침실에 들어가 둘을 처참하게 살해한다. 김민준은 아내 조여정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한 후 완벽한 계획을 세운다. 바로 자신 또한 살해당한 것으로 위장해 궁지에서 빠져나간다는 계획이었다.

김민준은 자신의 신분을 세탁하고 정신병원에 입원한다. 김민준은 조여정이 평소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기 때문에 재판과정에서 심신미약으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을 것임을 예상하고 자신의 죄를 조여정이 짊어지게 한다.

조여정은 김민준의 계획에 따라 움직여 집행유예를 받게 된다. 주변을 정리한 둘은 차에 몸을 싣고 도심을 떠난다. 이 때 조여정은 "내가 왜 당신의 죄를 대신 뒤집어 썼는 줄 알아?"라며 의미심장한 질문을 남긴다. 하지만 김민준이 대답을 듣기도 전에 갑자기 등장한 대형차가 두 사람이 탄 차를 덮치고 김민준은 조여정에게 미안하다라는 말을 남기고 사망한다.

여기서 이야기를 끝냈다면 시청자들의 그나마 덜 혼란스러웠을 것이다. 그러나 사고를 당한 조여정은 걸어나와 그녀를 마중나온 의문의 차에 몸을 싣는다. 그리고 김민준과 자신이 탔던 차는 곧 폭발해 자동차 사고가 조여정이 계획한 일임을 암시했다.

▲ 많은 시청자들이 혼란스러워했던 '베이비시터'의 결말 장면 [사진 = KBS 2TV 드라마 '베이비시터' 화면 캡쳐]

제작진은 마지막 결말을 통해 남편까지 살해함으로써 조여정의 복수극이 완벽하게 끝났다는 것을 보여주려 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결말이 난 이후 시청자들의 반응은 냉정했다. 전체적인 반응은 "결말의 반전이 이해되지 않는다"였다.

새롭고 참신한 드라마를 만들기 위한 무리수였을까? 작품에 충분한 복선을 깔아두지 않은 채 진행된 반전은 시청자들에게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반전이 아닌 의문점만을 남기는 반전이었다. 장점으로 평가받던 미스터리한 분위기는 결말까지 미스터리한 채로 남겨버려 시청자들의 원성을 자아냈다.

드라마에서 새로운 시도는 언제나 환영받을 만하다. 그러나 새로움에 집착해 기본을 잊으면 드라마의 뿌리부터 흔들리는 결과를 맞게 된다. 사건의 개연성은 드라마의 기본이다. 반전이란 개연성 없는 사건이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 아닌 충분히 드라마에서 제시됐던 복선들을 회수하는 것이다.

결국 '베이비시터'는 새로움에 집착한 나머지 오히려 장점이었던 새로움과 신선함을 퇴색시켜 단점으로 만들었다. 꽈도 너무 꽜다. 기대했던 드라마 '베이비시터'가 남긴 아쉬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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