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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사람과 사람들', 평균연령 45세의 '동네 목수를 꿈꾸는 사람들'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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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 '사람과 사람들', 평균연령 45세의 '동네 목수를 꿈꾸는 사람들' 소개한다
  • 박상아 기자
  • 승인 2016.03.28 21: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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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박상아 기자] 흙집 건축에 빠져 배수의 진을 치고 달려온 한 남자와, 그 남자를 사랑하는 여자를 중심으로 뭉친 아홉 명의 사나이들이 있다. 이들은 흙과 볏집으로 단열을 하고, 물길을 돌려 곰팡이를 막는다.

30일 오후 방송되는 KBS 1TV '사람과 사람들'에서는 평균연령 45세의 '집 짓는 동네 목수를 꿈꾸는 사람들'이 함께 가는 법에 대해 소개한다.

아들 셋을 키우는 엄마 이민선 씨는 아침부터 설계도를 그리는 일에 빠져 있다. 50살에 늦둥이 셋째 아들을 본 아빠 김석균 씨 또한 집안에 쳐 놓은 텐트 안에서 일어날 줄 모른다. 집안은 전쟁터를 방불케 하고, 출근은 언제 할까 싶은데 출근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분도 채 되지 않는다.

바로 두 부부가 농협창고를 개조해 만든 둘만의 흙건축사무소 '살림' 덕분이다. 사무실에 속속 도착하는 직원들의 평균 연령은 45세다.

▲ 30일 오후 방송되는 KBS 1TV '사람과 사람들'에서는 '집 짓는 동네 목수를 꿈꾸는 사람들'을 소개할 예정이다. [사진=KBS 1TV '사람과 사람들' 제공]

떠돌이 건축이 아닌 지역 건축, 동네 목수를 하고 싶어 만든 이 부부의 건축사무실은 흙과 볏짚으로 생태건축을 한다. 일용직이 넘쳐나는 여느 공사현장과는 다른 이곳의 신조는 '100만 원을 벌어도 안전하게 함께 그리고 느리게 가자'다. 오래된 시골 흙집을 허물지 않고 수리해서 더 오래 살자는 게 슬로건이다. 이 곳에는 자연히 건축기술을 배워 자기 집을 짓고 싶은 사람들이 하나둘 모였고, 기술 없는 초짜도 모두가 정규직이다.

지역을 기반으로 생태건축을 하려는 사람들을 찾는 이는 많지 않다. 귀농인들의 집을 수리하거나, 지역 신규건축을 수주해야 한다. 순창군에서 시행하는 독거노인 집수리 프로젝트는 이 회사를 유지하는 중요한 수입원이다. 그러나 할머니들을 만나면 어김없이 마음이 약해지는 직원들. 한 채에 400만 원, 부가세를 빼면 320만 원에 공사를 끝내야 하는데 언제나 초과다. 그래도 넘어지면 그 자리에서 또 일어나면 되니까 겁내지 않는다.

직원들이 이 회사에 들어온 이유는 두 가지다. 농사 말고 시골에서 현금을 만질 수 있는 일을 구하기 위해서, 그리고 내 손으로 집을 짓기 위해서다. 옛날에는 동네에 새 식구가 들어오면 마을 사람들이 모여 집을 지었다. 그래서 집 세우는 일을 '밥 짓기, 집짓기'라고 했다고 한다. 똘똘 뭉쳐 가려는 이들은 '밥 짓기, 집짓기'를 계속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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