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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클럽맨' 한화 한상훈, 13년 정든 이글스 유니폼 벗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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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클럽맨' 한화 한상훈, 13년 정든 이글스 유니폼 벗는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6.03.30 17: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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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협에 편지로 작별 알려, "정말 어색하고 착잡, 이글스 팬 만나 축복"

[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내야수 한상훈(36)이 13년간 정들었던 독수리 유니폼을 벗는다.

한상훈은 30일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에 보낸 편지를 통해 한화와 이별을 알렸다.

그는 “팬 여러분과 동료들께 한화 이글스를 떠나게 되었다는 소식을 이렇게 전하게 돼서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2003년 데뷔 이후 13년간 줄곧 한화 이글스 한상훈이라고 소개해 왔는데 이제 그 자랑스러운 명칭을 제 의지와 상관없이 이름 앞에서 떼내야 한다고 하니 정말 어색하고 착잡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어려운 시기에 이글스 팬들과 함께했던 나날들을 잊을 수 없고 제 야구인생의 이글스 팬들을 만났다는 것은 큰 축복”이라며 “FA 자격도 취득해보고 분에 넘치는 대우도 받았다. 저 또한 지난 13 년간 부족하지만 한화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여러 가지 신경을 써주신 구단에 감사를 드린다”고 전했다.

한상훈은 "다만 아직 계약기간이 남았지만 프로의 세계에서 한화 이글스는 저와 함께하기가 힘들었 것 같다"며 "그래서 원치 않았지만 몸담았던 구단을 떠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렀고 이렇게 작별을 고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상훈은 2013 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로 한화와 4년간 총액 13억 원에 계약을 맺었다. 아직 계약기간 2년이 더 남았지만 구단은 지난해 11월 한상훈을 보류명단에서 제외하고 육성선수로 신분을 전환한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한상훈과 한화가 잔여 연봉 지급 방식 등에서 견해차를 보여 갈등을 빚었다.

그는 “중요한 사실은 나는 한화를 떠나고 싶지 않았고 구단에서 제시한 육성선수 또한 받아들이고 다음 시즌을 준비하며 기다렸다는 것”이라면서도 “프로의 세계에 있어서 비즈니스는 핵심요소이고 과거의 추억을 비롯해 정이나 자존심만으로 운영되지 않는다는 것은 나도 잘 안다”고 전했다.

하지만 한상훈은 “구단이 계약기간이 남아있는 나를 팀 사정상 제외하였듯 구단도 선수계약과 약속 부분을 명확히 처리함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계약 문제는 구단과 협의해서 잘 마무리를 짓도록 하겠다”고 남은 문제에 대한 입장을 나타냈다.

한상훈은 “야구를 뛰어나게 하지는 못했어도 그라운드에서 만큼은 그 어떤 누구보다도 열심히 최선을 다했다"며 "눈앞의 이익에 휘둘리는 선수가 아닌 떳떳한 야구선수로 한가정의 남편으로 아빠로 아들로써 기억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한상훈은 “한화에서 지냈던 13년은 영광스럽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어디에 있든 한화에서 받았던 관심과 사랑은 잊을 수 없고 가슴속 깊이 간직하겠다”며 “힘든 시간이었지만 절치부심 열심히 준비했다. 다른 곳에 가더라도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으려고 하겠다”고 마무리했다.

한상훈은 2003년 한화에서 데뷔해 지난해까지 통산 1043경기에 출전해 타율 0.239, 12홈런 606안타 216타점을 올렸다. 병역 의무를 이행한 2009, 2010 시즌을 제외하고 2007년부터 2013년까지 5시즌 동안 100경기 이상 출전했지만 지난해 발목 부상 등으로 35경기 타율 0.230, 8타점에 그쳤다.

한화를 떠난 한상훈은 현재 어떤 구단과도 계약이 가능하다.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된 후에도 개인 훈련을 이어온 한상훈은 현역 생활 연장을 강력히 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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