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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영욕의 서울시청 핸드볼 태극삼총사, 리우에선 함께 웃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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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영욕의 서울시청 핸드볼 태극삼총사, 리우에선 함께 웃으리
  • 강언구 기자
  • 승인 2016.04.17 1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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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한나-주희-송해림, 나란히 여자핸드볼대표팀 발탁…새로운 우생순 위한 막바지 구슬땀

[스포츠Q(큐) 강언구 기자] 스포츠 종목 가운데 핸드볼은 올림픽만 되면 갑자기 관심 종목으로 변한다. 3년 동안 비인기종목이었다가 올림픽이 열리는 해만 되면 '우생순(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신화 얘기와 함께 갑자기 관심이 집중된다. '한데볼'이라고 불릴 정도로 인기를 끌지 못하지만 유독 올림픽만 되면 숱한 스토리를 만들어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서울시청에서 함께 뛰고 있는 레프트백 권한나(27)와 센터백 송해림(31), 골키퍼 주희(27)도 여자 핸드볼대표팀에서 활약하며 영광과 아픔을 경험했다. 각자 다른 사연이 있지만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통해 자신만의 '우생순 신화'를 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서울시청 레프트윙 최수민(26)도 국가대표이지만 올림픽 무대를 밟은 적이 없어 이들 삼총사처럼 올림피아드의 영욕을 맛보지는 못했다.

▲ [스포츠Q(큐) 최대성 기자] 서울시청 권한나(오른쪽)가 16일 서울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2016 서울컵 동아시아클럽 핸드볼선수권대회 일본 호코쿠은행과 여자부 경기서 상대 수비를 뚫기 위해 몸싸움을 하고 있다.

리우 본선체제로 돌입한 대표팀의 강화훈련으로 핸드볼코리아리그도 올림픽 때까지 휴식기를 갖게된 가운데 16일 서울 SK핸드볼경기장에서 개막한 한중일 열전 2016 서울컵 동아시아클럽선수권대회(16~19일)에 소속팀으로는 마지막으로 참가해 팬들에게 올림픽 출정 인사를 미리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터라 이들은 한껏 결연한 각오를 다졌다.

그 결의는 남다르다. 권한나와 주희는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노르웨이에 패해 밀려난 3~4위전에서 스페인에 연장 접전 끝에 아쉽게 패해 메달 획득에 실패한 아픈 기억이 있다. 그렇기에 한국 단체구기종목 최다 9회 올림픽 본선행을 이룬 여자 핸드볼의 사명감까지 짊어지고 남은 4개월을 불태운다. 1984년 첫 올림픽 본선 출전 이후 4강에 그친 2000, 2012년만을 빼곤 모두 시상대(금메달 2개, 은메달 3개, 동메달 1개)에 섰던 여자 대표팀의 명예회복에 앞장서겠다는 결의다.

◆ 런던 아픔 이후 프로 4년 고속질주, 권한나의 리우 꿈은

권한나는 서울시청에 입단한 첫해 런던 올림픽에 출전할 정도로 두각을 나타냈다. 러시아와 8강전에서 6골를 퍼부으며 대표팀을 4강으로 이끌었다. 노르웨이와 4강전에서도 7골로 팀내 최다골을 기록했지만 25-31로 지는 바람에 빛이 바랬다. 스페인과 3~4위전 역시 7골로 대표팀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었지만 한국 여자대표팀은 12년 만에 포디엄에 서질 못했다.

런던 올림픽은 대표팀으로서는 아쉬웠지만 권한나으로서는 입지를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된 무대였다.  당시 대회 도중 부상을 당한 김온아(SK)의 공백을 메우면서 새로운 득점원으로 활약했기 때문이다. 올림픽을 마친 뒤 권한나는 서울시청에서 맹활약하며 2012 시즌 신인왕에 올랐다. 2014 시즌에는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고 그해 인천 아시안게임서 금메달을 이끌었다.

센터백도 경쟁력이 높은 권한나는 에이스 김온아와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다. 2016 SK핸드볼코리아리그 여자부에서 93득점 48어시스트로 공격포인트 전체 1위를 달리고 있어 상승세다. 대표팀에서 주전 경쟁 역시 뜨겁다.

16일 일본 호코쿠은행과 1차전에서 30-30으로 비긴 뒤 호흡을 고른 권한나는 "대표팀 멤버들과 점차 알아가는 중이다. 지금은 서울컵대회 때문에 잠깐 서울시청에 나왔는데 끝나면 대표팀에 돌아가야 한다"며 "몸상태가 완전하지 않은 선수들이 많아 몸 관리를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 체력적으로 보완해 100%를 쏟아내겠다"고 다짐했다.

▲ [스포츠Q(큐) 최대성 기자] 서울시청 송해림이 16일 서울컵 일본 호코쿠은행과 여자부 경기서 패스를 하고 있다.

◆ 부상 때문에 잊혀졌던 천재, 리우에서 부를 송해림의 부활찬가

송해림은 2000년대 초반 여자 핸드볼의 기대주였다. 2003년 대구시청에 입단해 데뷔 시즌 득점왕과 신인왕을 동시에 거머쥐며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하지만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대표팀 명단에 들지 못하며 좌절했다. 2005년 세계선수권 대표로 발탁되며 다시 기량을 인정받았지만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발목 부상을 당하는 불운을 겪었다.

아테네 올림픽과 도하 아시안게임을 TV로 지켜봐야만 했던 송해림은 이후 재활을 거쳐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대표팀에 발탁, 동메달 획득에 기여했다. 하지만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지 못했고 이후 대표팀과 멀어졌다.

송해림은 일본 히로시마 메이플레즈로 진출했다가 올 시즌을 앞두고 5년 만에 국내리그로 돌아왔다. 권한나와 함께 서울시청의 공격을 지휘하고 있는 송해림은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송해림은 "대표팀에 4년 만에 돌아와 아직 어색한 부분이 있다. 훈련 패턴, 새벽 훈련에 적응 중"이라며 "다소 체력적으로 힘에 부치지만 몸관리를 철저히 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 [올림픽공원=스포츠Q(큐) 최대성 기자] 서울시청 골키퍼 주희가 16일 서울컵 호코쿠은행과 여자부 1차전서 슛을 막아내고 있다.

◆ 런던 올림픽 깜짝스타 주희, 큰 신장으로 대표팀 주전 경쟁 불 붙인다

골리 주희는 2008년 대구시청에 입단해 프로 데뷔했다. 첫 시즌부터 주전 골문을 지킨 주희는 2008년 올림픽 예비 엔트리까지 올랐지만 끝내 베이징에는 입성하지 못했다.

하지만 소속팀에서 꾸준히 주전으로 활약한 끝에 런던 올림픽에서 출전 기회를 잡았다. 베이징 올림픽을 끝으로 대표팀 골문을 떠난 오영란(인천시청)의 빈 자리를 잘 메웠다. 특히 러시아와 8강전이 백미였다. 24-22로 앞선 종료 2분 전 7m 스로를 막아내 4강 진출을 이끌었다.

하지만 2013년 리그 경기에서 무릎 부상을 당했고 박미라에게 대표팀 주전 자리를 내줬다. 박미라는 지난 시즌까지 4년 연속 베스트 7 골키퍼 부문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여기에 44세의 오영란이 마지막 꿈을 위해 대표팀에 돌아왔다. 주희가 리우 올림픽에서도 대표팀 골문을 지키려면 오영란, 박미라와 생존경쟁에서 웃어야 한다.

주희는 "(박)미라 언니는 대표팀 주전으로 계속 뛰었다는 강점이 있다"며 "하지만 나도 키(180cm)가 크다는 장점이 있다. 런던 올림픽 출전 경험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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