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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포커스] 이주아 연출, 열정과 고집의 '외줄타기 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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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포커스] 이주아 연출, 열정과 고집의 '외줄타기 포즈'
  • 최대성 기자
  • 승인 2014.08.26 1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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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최대성 기자] 사진 촬영을 하기 전에 인터뷰 내용을 들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는 행운이다. 짧게는 30분에서 길게는 50분 동안 인터뷰 대상자를 찬찬히 살피면서 촬영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이주아 공연 연출가를 인터뷰할 때가 그러했다. 밝게 웃으며 인사를 건내는 그의 첫 인상은 화이트 셔츠와 블랙 진의 조화만큼이나 명료하고 단정하며 고집 있어 보였다.

 

공연계의 신진 연출가 이주아(극단 '크리에이티브필' 대표 겸 연극 연출가)는 공식적인 연출 경력 4년 만에 자신의 순수 창작품을 '예술의 전당'에 론칭시켰다. 그가  올릴 작품은 오는 10월 17일부터 11월 2일까지 공연 될 연극 '박웅의 수상한 수업'이다.

이번 공연은 그녀의 여러 이력 중에서도 가장 빛나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오늘의 기회가 있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과 노력이 있었을지는 듣지 않아도 짐작이 됐다.

그래서일까. 인생 최고의 순간을 앞 둔 이주아 연출은 공연에 대한 부담감과 기대감을 '외줄을 타는 심정'이라 표현했다. 그건 외줄 위에서 긴장과 스릴을 즐기며 신명나게 한번 놀아보겠다는 뜻이 아닐까?

'외줄타기'의 의미를 곱씹어 보는 순간 번개처럼 머리를 스쳐 지나가는 이미지가 있었다. '진짜 외줄을 태워볼까?'

 

유쾌하고도 진중했던 인터뷰 시간이 끝나고 촬영을 위해 예술의 전당 뒷마당으로 이동했다. 작렬하는 태양이 부담스러워 그를 파라솔 아래의 테이블로 안내했다.

 

그의 화이트 셔츠와 푸른 잎이 우거진 배경의 나무로 인해 사진이 한결 시원해졌다. 그는 처음에는 인터뷰 포즈를 다소 어색해 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어려운 포즈 요구도 곧잘 소화했다.

 

이번에는 배경의 나무 속으로 들어가 보았다. 시원한 그늘인 만큼 그의 미소가 한결 자연스러워 졌다. 길게 늘어진 계단에서의 촬영까지 마친 후 드디어 외줄타기 포즈를 위해 장소를 이동했다.

 

진짜 외줄은 없기 때문에 비슷한 느낌이 드는 징검다리를 생각했지만 주변에서 포착된 것은 긴 화단이었다. 앵글을 최대한 낮춰 화단의 낮은 턱이 도드라지게 만들었다. 그리고 배경에 좀 전의 나무를 배치시켜 화이트 셔츠가 하늘에 묻히지 않게 했다. 이제 남은 건 이주아 연출가의 자연스러운 포즈다.

최기자 "인터뷰 때 말했던 외줄타기 기억나죠? 그 느낌으로 걸어주세요~"

 

양 팔을 벌리고 쑥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한 발 한 발 내딛는 그의 모습이 꽤 인상적이었다. 중심을 잃을 만도 한데 사뿐 사뿐 조심스레 걸음을 옮기는 모습에서 그의 신중한 성격이 보였고 앞을 내다보는 시선과 밝은 미소에서 건강한 추진력이 옅보였다.

 

몇 번의 시도 끝에 만족스러운 사진을 얻을 수 있었고 그야말로 작렬하는 태양 아래서 어려운 포즈를 취하느라 힘들었을 그는 고생하셨다는 나의 인사에 환한 웃음으로 화답했다.

 

이날 카메라에 담은 그의 열정과 고집이 이번 작품을 통해 빛을 발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dpdaesung@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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