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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또 오해영' 에릭과 서현진은 이어질 수 없을까? 에릭과 이재윤의 뒤바뀐 선악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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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또 오해영' 에릭과 서현진은 이어질 수 없을까? 에릭과 이재윤의 뒤바뀐 선악구도
  • 원호성 기자
  • 승인 2016.05.25 07: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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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원호성 기자] '또 오해영'에서 에릭의 계략에 휘말려 가진 것을 잃고 뒤로 한 발 물러났던 이재윤이 재등장하며 서현진을 사이에 두고 에릭과 이재윤 사이에 새로운 긴장이 감돌고 있다. 그런데 이 두 사람, 뭔가 그 관계가 심히 오묘하다.

24일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월화드라마 '또 오해영'(극본 박해영·연출 송현욱) 8회에서는 오해영(서현진 분)과 박도경(에릭 분)의 관계가 잠시 소강상태로 접어든 시점에, 오해영의 앞에 결혼식 하루 전날 "밥 먹는 모습이 싫다"는 말도 안 되는 핑계로 오해영을 차버린 한태진(이재윤 분)이 재등장하며 새로운 삼각관계의 탄생을 예고했다.

예전에 이재윤은 서현진과 결혼할 예정이었지만 에릭의 예상치 못한 개입으로 깨졌다. 당시 에릭은 이재윤과 결혼하는 '오해영'이라는 여자가 1년 전 자신을 결혼식장에서 바람 맞힌 오해영(전혜빈 분)이라고 착각해 장회장(강남길 분)에게 부탁해 이재윤을 철저히 망가트렸다.

▲ tvN '또 오해영' [사진 = tvN '또 오해영' 방송화면 캡처]

하지만 이 모든 것은 동명이인의 가능성을 생각하지 못한 에릭의 착각으로 빚어진 일이었고, 이재윤은 에릭의 부탁을 받은 강남길의 흉계로 사업도 실패하고 심지어 감옥까지 가게 된다. 그리고 이재윤은 감옥에 가게 되자 서현진에게 "네가 밥 먹는 모습이 싫다"는 핑계를 대고 결혼 하루 전에 파혼을 선언한 채 사라졌었다.

그리고 '또 오해영' 8회에서 이재윤은 감옥에서 출소해 다시 사업전선에 복귀하는 모습으로 다시 등장해 서현진 앞에 나타났다. "이렇게 빨리 나올 줄 알았으면 해영씨 보고 기다려 달라고 할 걸"이라는 이재윤 친구의 말처럼, 이재윤은 자의가 아닌 에릭과 강남길의 흉계로 인한 타의로 서현진을 떠난 만큼 아직도 서현진에 대한 미련이 충분히 남은 상황이다. 그리고 잠시 서현진과 거리를 뒀던 에릭도 이재윤의 등장에 다시 흔들리던 마음을 서현진에게로 맞춰가기 시작한다.

그런데 여기서 재미난 구도가 발생한다. 통상적인 드라마에서 이런 식의 삼각관계가 발생할 경우 주인공인 에릭이 선(善)이고 서브 남자 주인공인 이재윤이 악(惡)의 구도로 나뉘는 것이 보통이지만, '또 오해영'은 이 두 사람의 선악구도를 살며시 바꿔놓은 것이다.

자세한 사정을 전혀 알지 못하는 서현진의 입장에서는 말도 안 되는 핑계로 자신을 결혼식 전날 차버린 이재윤이 '나쁜 놈'이고, 그런 자신을 위로해 주고 지켜주는 에릭이 '좋은 사람'이겠지만, 실제로는 에릭이야말로 서현진의 결혼을 파탄낸 장본인인 '나쁜 놈'이고 이재윤은 에릭의 흉계로 인해 삶이 무너질 뻔한 피해자가 된 셈이니 말이다.

이것으로도 모자라 '또 오해영' 8회에서는 이재윤의 등장을 알게 된 에릭이 이재윤에게 보여주는 비정상적인 집착이 보여지며 더욱 이런 역전된 구도를 부채질했다. 에릭은 이재윤이 차를 타고 가는 모습을 목격하자 몰래 미행을 하기 시작하고, 이재윤의 차가 신호에 걸려 멈춰서자 뒤에서 엑셀을 밟으며 일부러 이재윤의 차 꽁무니를 강하게 들이받는다.

사고 후 이재윤은 에릭의 얼굴을 알아보고 "도대체 이유나 좀 알고 당합시다 .내가 너한테 뭘 잘못했냐? 아무리 뒤져 봐도 아무 것도 안 나오던데? 나랑 엮인 게 하나도 없던데, 대체 나 왜 망하게 한 거냐?"라고 따졌고, 에릭은 적반하장으로 이재윤에게 "그때 망하게 했던 건 실수였고, 지금 이건 고의였고. 고소하려면 고소해"라며 이재윤의 염장을 지른다.

에릭의 이런 태도에 화가 난 이재윤이 에릭의 얼굴을 주먹으로 치자 이번에는 에릭이 다시 한 번 이재윤을 도발하고 나선다. 에릭은 "고맙네. 먼저 때려줘서. 열 대 맞아줄게, 딱 한 대만 때리자"며 이재윤과 난투극을 벌인다. 이어 달려온 경찰이 두 사람을 말리자 에릭은 "새끼야, 아무리 망했어도 어떻게 그렇게 말해?"라며 이재윤이 서현진에게 냉정하게 이별통보한 것에 대해 분노한다.

'또 오해영'에서 이런 에릭의 캐릭터는 확실히 기존 한국 드라마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유별나고 독특한 캐릭터가 아닐 수 없다. 분명 먼저 잘못한 것은 자신임에도 불구하고, 에릭은 오히려 서현진에게 상처를 안긴 이재윤을 '나쁜 놈'으로 몰고 간다. 기존 드라마에서 볼 수 없던 캐릭터임은 물론이고, 통상적인 로맨틱코미디의 전개에서 쉽게 상상할 수 없는 전개다.

▲ tvN '또 오해영' [사진 = tvN '또 오해영' 방송화면 캡처]

에릭의 캐릭터가 이처럼 극단적으로 치달으면서 '또 오해영'은 향후 새로운 반전의 계기를 슬며시 암시한다. 현재 시점에서는 이재윤이 에릭으로 인해 피해를 본 피해자처럼 보이지만, 이재윤의 숨겨진 일면이 공개되면서 에릭과 이재윤의 입장이 바뀌는 극적인 전개가 펼쳐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향후의 전개도 전개지만 이재윤의 등장은 에릭과 서현진의 관계에도 확실하게 불을 지르기 시작했다. 에릭과 결혼할 사이였던 오해영(전혜빈 분)이 에릭에게 "앞으로 아무렇지 않은 사이로" 편하게 지내자고 제안하면서 에릭과 서현진 사이에 가장 큰 심리적 장벽이 무너지게 됐고, 그런 상황에서 등장한 이재윤은 에릭이 좀 더 적극적으로 서현진에게 다가서는 계기를 마련해 줬다.

물론 앞으로의 전개가 에릭과 서현진이 해피엔딩을 맞는 통상적인 로코의 전개에서 상당히 벗어날 가능성도 충분하다. 에릭과 이재윤의 뒤바뀐 선악구도는 이런 가능성을 높인다. 이날 8회에서 에릭이 한강변으로 서현진을 만나러 갔을 때 두 사람 사이를 사이클 동호회가 가르고 지나가며 만남이 지체된 장면은 둘의 관계가 이뤄지기 어려울 것임을 암시한 장면이라고도 볼 수 있다.

이미 전개에서부터 통상적인 로맨틱코미디의 틀을 상당히 벗어난 '또 오해영'이기에 앞으로의 전개 역시 어떤 방향으로 튈지 짐작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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