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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Q리뷰] '무서운 이야기3' 무섭지도, 만족스럽지도 못한 SF와 호러의 이종교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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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Q리뷰] '무서운 이야기3' 무섭지도, 만족스럽지도 못한 SF와 호러의 이종교배
  • 원호성 기자
  • 승인 2016.05.30 17:5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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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원호성 기자] 국산 호러 옴니버스 영화인 '무서운 이야기'가 3년 만에 세 번째 시리즈로 다시 찾아왔다. 이번에는 호러에 SF라는 새로운 영역을 가미해서 말이다.

6월 1일 개봉하는 옴니버스 호러 '무서운 이야기3'는 '화성에서 온 소녀'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무서운 이야기' 시리즈는 다양한 장르로 구성된 세네편의 호러단편에 이야기 전체에 시리즈의 총감독인 민규동 감독이 연출하는 단편으로 각각 흩어진 이야기들을 하나로 엮어주는 구성을 취하고 있고, 이는 '무서운 이야기3'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무서운 이야기3'를 엮어주는 키워드는 SF다. 이야기의 시작은 지구와 화성이 멸망하고 한 소녀(김수안 분)가 기계들이 새로운 문명을 건설한 토성의 위성 타이탄을 찾는 모습으로 시작한다. 기계들의 여왕(차지연 분)은 소녀를 인간이라고 생각해 죽이겠다고 하지만, 소녀는 자신은 인간이 아닌 화성으로 이주한 여우족의 후손이라고 말한다.

이 시점에서 단편 '프랑스 중위의 여자'로 주목받았던 백승빈 감독이 연출한 첫 번째 이야기인 '여우골'이 시작된다. 과거에 급제한 선비 이생(임슬옹 분)은 무사인 봉윤성(민무제 분)과 함께 도적떼를 피해 산속을 헤메다 백발노인(김종수 분)과 며느리(지안 분)만 있는 낯선 집에 당도하고, 이 곳에서 노인에게 붙잡혀 강제로 동굴을 파게 된다.

▲ 영화 '무서운 이야기3 : 화성에서 온 소녀' 여우골, 로드레이지, 기계령

두 번째와 세 번째 이야기는 '화이트 저주의 멜로디'를 연출한 형제 감독인 김곡과 김선이 각각 연출한다. 두 번째는 보복운전으로 벌어지는 비극적인 참극을 그린 '로드 레이지'로, 수상한 덤프트럭에 보복운전을 당하는 동근(박정민 분)과 수진(경수진 분)의 이야기를 그리고, 세 번째는 한국, 아니 아마도 세계 최초일지도 모르는 기계 유령이 등장하는 '기계령'으로 인공지능 로봇 '둔코'가 고장나 새 로봇을 구입하자 '둔코'의 유령이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무서운 이야기3'는 이 이야기들에 SF적인 요소를 조금씩 첨가한다. '여우골'은 어떻게 여우들이 조선시대에 화성으로 이주해가게 됐는지를 보여주고, '기계령'은 제목 그대로 기계가 유령으로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공포를 담아낸다.

하지만 '무서운 이야기3'는 SF와 호러의 조합에 지나치게 신경을 쓴 나머지 호러영화의 필수요건인 '공포'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다. '여우골'은 '전설의 고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구미호 이야기 위에 느닷없이 '클로버필드'나 '슈퍼 에이트'에서 볼 수 있었던 J.J.에이브람스 감독 스타일의 SF적인 반전을 툭 끼워넣는 것에 그친다.

'기계령' 역시 기계가 귀신이 되어 나타난다는 발상은 신선하지만, 호러영화 특유의 재미를 느끼기에는 힘들다. 오히려 '무서운 이야기3'에서 가장 호러영화와 같은 재미가 느껴지는 '로드레이지'에는 SF적인 요소가 전혀 들어있지 않다. SF와 호러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만족시키면서 잡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는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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