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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여자탁구 올림픽 명운 쥔 '깎신' 서효원에게 태극마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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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여자탁구 올림픽 명운 쥔 '깎신' 서효원에게 태극마크란?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6.07.12 1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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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올림픽, 나가는 것만으로 영광... 나를 보여줄 기회"

[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한국 여자 탁구가 홈에서 자존심을 구긴 게 전화위복이 될 것인가. 에이스 서효원(29·렛츠런파크)이 다시 주먹을 불끈 쥐고 첫 올림픽의 결의를 새로 가다듬고 있다.

지난달 인천에서 열린 국제탁구연맹(ITTF) 월드투어 슈퍼시리즈 코리아오픈 단식에서 한 명도 8강에 오르지 못했다. 올림픽 여자단식 주자인 세계랭킹 17위 서효원은 32강전에서 일본의 하야타 히나에 게 일격을 당했다.

풀세트 접전 끝에 고개를 숙인 서효원은 “그 선수 덕분에 올림픽 전에 내 부족한 점을 알았다”며 “어떻게 준비해야할지 알게 된 것 같다. 많은 걸 얻었다”고 스스로를 다그쳤다.

리우 올림픽 개막이 3주 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서효원은 태릉선수촌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전지희와 단식, 단체전에 모두 출전하는 그는 “한달은 짧을 수도 있고 길 수도 있는 시간”이라며 “올림픽 무대가 처음이라 긴장은 된다. 실전이라 생각하고 연습하고 있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 서효원에게 코리아오픈 32강 탈락은 큰 공부가 됐다. [사진=스포츠Q DB]

◆ 코리아오픈 32강 탈락은 약, 중국도 두렵지 않다

홈에서 열린 대회, 그것도 어린 선수에 덜미를 잡힌 건 지난해부터 오른쪽 팔꿈치가 아팠기 때문이다. 라켓을 못 잡을 정도로 심각했지만 휴식을 통해 점차 컨디션을 끌어올리던 중이었다. 서효원은 “아무리 열심히 준비를 해도 다치면 안 된다는 걸 느꼈다”며 “연습량이 부족했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다행히 대회 이후부터 팔꿈치가 호전됐다. 그는 “생각날 때마다 보양식도 잘 챙겨 먹고 보강 훈련도 열심히 하고 있다”며 “아파서 쉰 시간들이 아깝긴 하지만 아쉬워하고 후회하면 자신감이 떨어진다. 실력이 줄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앞만 보고 있지 뒤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눈을 반짝였다.

8년 만에 단체전 메달을 노리는 여자 탁구는 올림픽 출전 선수 3명의 성적으로 합산되는 시드에서 4번 내 배정을 받는데 실패했다. 지난달 일본오픈과 코리아오픈에서 연달아 부진, 결국 6번 시드를 받았다. 따라서 준결승 이전에 세계최강 중국을 만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서효원은 먼저 “강팀과 먼저든 나중에 만나든 준비만 잘하고 자신감 떨어지지 않게 최선을 다한다면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며 “올라가면 항상 중국 선수들이 있다. 싱가포르나 일본 선수들을 만나는데 어떻게 이길지 생각을 하면서 훈련한다”고 의지를 다졌다.

중국이라 한들 못 넘을 산은 아니다. 서효원은 지난 2월 독일오픈 32강에서 샛별 류가오양을 4-3으로, 16강에서 강호 무쯔를 4-2로 잡았다. 지난해 12월 포르투갈 그랜드파이널에서는 세계 최강 류쉬엔(중국)을 밀어붙여 첫 세트를 따냈다. 그는 “냉정하게 이성적으로 생각하려고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 서효원은 생애 첫 올림픽 무대를 밟는다. 그는 태극마크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 태극마크는 자랑이자 자부심, "정신력 강화"

근화여고 시절부터 ‘신동 깎신’으로 불렸던 서효원이다. 탁구계의 기대주로 오랜 기간 주목받았지만 실업무대 입성 후부터 어려움이 많았다. 2007년 입단한 소속팀 현대시멘트가 해체됐고 김경아, 박미영, 당예서 등 쟁쟁한 선배들에 밀려 국가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했다. 올림픽은 생애 첫 무대다.

그래서일까. 서효원은 “올림픽을 준비하는 기간이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다. 부상 전에는 잘하고 싶어 연습을 무리하게 하면서 아픈 적도 있지만 예민하게 받아들이지는 않았다”며 “올림픽에 나가는 것만 해도 영광이다. 고민이 많지만 축제이니 즐기려 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태극마크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서효원은 “내게 태극마크란 자랑스러운 것, 자신감, 자부심”이라며 “아직 올림픽에 나간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않는다. 여러 대회 가운데 하나라 생각한다. 나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 본다. 내가 잘해야 한다. 준비를 잘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서효원의 이름이 알려진 건 사실 탁구보다는 외모 때문이었다. 2011년 코리아오픈 출전 당시 ‘탁구 얼짱’으로 불리며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고 커뮤니티 게시판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이제는 실력으로 관심에 보답할 때다.

서효원은 “정신력을 강화하겠다.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당찬 출사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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