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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림막Q] 뮤지컬 '도리안 그레이'·'키다리 아저씨'·'페스트'… 원작 뛰어 넘는 감동 선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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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림막Q] 뮤지컬 '도리안 그레이'·'키다리 아저씨'·'페스트'… 원작 뛰어 넘는 감동 선사할까
  • 이은혜 기자
  • 승인 2016.07.12 15: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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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은혜 기자] 웹툰이나 소설 등 원작이 있는 작품들을 영화화 시키거나 드라마화 시키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이 경우 ‘원작의 팬들’이라는 소비층을 자연스럽게 확보 할 수 있고, ‘작품성’ 논란을 최대한 피할 수 있다는 이점을 갖게 된다. 원작을 바탕으로 새로운 작품을 만드는 것은 영화나 드라마만의 일이 아니다. 연극과 뮤지컬도 원작이 있는 작품들을 꾸준히 무대에 올리고 있다.

셰익스피어의 희곡인 ‘로미오와 줄리엣’, ‘햄릿’ 등은 오랜 시간 동안 다양한 방법으로 재해석 됐고, 빈센트 반 고흐의 동생 테오가 묶은 형의 편지글은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에 사용됐다. 또한 뮤지컬 ‘데스노트’나 ‘신과 함께’는 원작 만화를 무대 위로 옮겨 놓으며 많은 사랑을 받았었다.

희곡과 편지글, 만화 등 다양한 장르의 원작을 바탕으로 하는 작품들과 함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들 역시 많아지고 있다. 특히 공연을 앞두고 있는 뮤지컬 ‘도리안 그레이’, ‘페스트’, ‘키다리 아저씨’는 작품 제작 단계에서부터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 오스카 와일드의 유일한 장편 소설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 뮤지컬이 되다

▲ 뮤지컬 '도리안 그레이' [사진= 씨제스 컬처 제공]

동화집 ‘행복한 왕자와 다른 이야기들’ 중 ‘행복한 왕자’, ‘욕심쟁이 거인’, 희곡 ‘살로메’ 등 강렬한 인상을 주는 작품들을 남긴 오스카 와일드는 아름다음 그 자체만을 추구한 ‘유미주의’의 대표적 작가다. 그의 유일한 장편 소설인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The Picture of Dorian Gray)은 ‘욕심쟁이 거인’(뮤지컬 ‘로스트가든’)에 이어 두 번째로 뮤지컬로 변신을 앞두고 있다.

소설 ‘도리안 그레이’는 젊은 귀족 도리안 그레이가 ‘영원한 젊을’을 위해 초상화와 영혼을 맞바꾸는 계약을 한 뒤 쾌락주의에 빠져 들어가는 내용을 담고 있다. 뮤지컬로 재탄생되는 ‘도리안 그레이’ 역시 주인공 도리안 그레이가 영혼의 계약을 맺는 큰 줄거리는 그대로 유지한 채 극을 진행 시킨다.

그와 동시에 뮤지컬 ‘도리안 그레이’는 체코에서 올 로케 촬영을 마친 영상을 활용해 무대를 더욱 넓게 활용하고, 극의 내용을 풍부하게 만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도리안 그레이’가 소설이 아닌 다른 장르의 작품으로 세상에 모습을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 작품은 지난 2009년 동명의 영화 ‘도리안 그레이’로 개봉하며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뮤지컬로는 최초로 제작되는 ‘도리안 그레이’가 소설, 영화와는 달리 한정적인 장소의 특성을 어떤 식으로 극복 할 수 있을지, 긴 장편 소설을 짧게 각색함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내용과 주제 의식을 잘 전달 할 수 있을지 궁금증이 더해지고 있다.

또한 주인공 도리안 그레이와 사랑에 빠진 뒤 결국 파멸하고 마는 ‘비운의 여인’ 시빌 베인을 신인 배우 홍서영이 맡은 것 또한 주목 할 만한 포인트다. 홍서영이 ‘대작’으로 분류되는 뮤지컬 ‘도리안 그레이’에서 김준수, 박은태, 최재웅 등의 배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시빌 베인의 변화를 어떻게 표현해 나갈지 눈길이 쏠리고 있다.

◆ 아기자기하고 사랑스러운 ‘힐링극’… 뮤지컬 ‘키다리 아저씨’

▲ 뮤지컬 '키다리 아저씨' [사진= 달컴퍼니 제공]

진 웹스터(Jean Webster)의 명작 소설 ‘키다리 아저씨’는 오랜 시간이 지났어도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있는 작품이다.

소설은 고아원에 살고 있는 제루샤 애벗이 후원자 ‘키다리 아저씨’를 만나 대학에 진학하고, 당당한 여성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또한 이 소설은 제루샤 애벗이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까지 담아냈다.

뮤지컬 ‘키다리 아저씨’는 원작 소설이 가지고 있는 아기자기함과 소소함 등을 그대로 무대 위에 그려내며 새로운 느낌의 ‘힐링극’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뮤지컬 ‘키다리 아저씨’는 앞서 언급된 ‘도리안 그레이’ 보다 작은 규모로 공연된다. 무대의 크기부터 출연하는 배우들까지 ‘소규모’ 그 자체다. 극은 원작 소설에서처럼 제루샤 애벗와 제르비스 펜들턴 두 사람이 이끌어 간다.

2인극으로 변화한 소설은 차분한 분위기의 넘버들을 앞세워 제루샤 애벗이 키다리 아저씨에게 보내는 편지를 전달한다. 그와 동시에 제루샤 애벗이 성장해가는 과정을 담아내며 훈훈함을 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개막 전인 뮤지컬 ‘키다리 아저씨’에서 가장 궁금증을 자아내는 것은 바로 제르비스 펜들턴의 역할이다.

원작 속 제르비스 펜들턴은 제루샤의 대학 친구 줄리아의 막내 삼촌으로 인간미 넘치는 매력남으로 등장한다. 이후 그는 제루샤를 사랑하게 되고 청혼까지 하게 된다. 그러나 이 모습은 모두 제루샤가 키다리 아저씨에게 보내는 편지 속에서 등장하는 이야기다.

뮤지컬로 옮겨진 ‘키다리 아저씨’는 원작에서 보여지지 않았던 제르비스 펜들턴의 모습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며 제루샤와의 감정선을 더욱 촘촘하게 엮어 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알베르 카뮈의 '강한 주제 의식'… 뮤지컬 ‘페스트’에 녹인다

▲ 뮤지컬 '페스트' [사진= 스포트라이트 제공]

프랑스의 소설가이자 극작가 알베르 카뮈는 1942년 ‘이방인’을 발표하며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그는 이방인의 주인공을 통해 ‘세상의 부조리함’을 폭로하고 자신이 가진 철학적 생각을 전달하는데 성공했다.

이후 소설가 뿐 아니라 극작가로 활동하던 알베르 카뮈는 1947년 ‘페스트’를 발표한다. 이 작품은 그에게 상업적인 성공을 안겼을 뿐 아니라 ‘이방인’에 이어 ‘세상의 부조리함’에 대해 이야기 한 작품으로 꼽히고 있다.

해변 도시 오랑에서 전염병 페스트가 창궐한 뒤 발생하는 일들을 기록한 이 소설은 뮤지컬로 재탄생을 앞두고 있다.

뮤지컬 ‘페스트’는 원작 소설 속 배경이 되는 ‘프랑스령 알제리의 해변 도시 오랑’을 ‘미래 도시 오랑’으로 변화시켜 공연을 올린다. 특히 뮤지컬 속 도시 오랑은 ‘시스템’에 의해 질병과 고통 죽음이 없는 ‘완벽한 도시’로 표현된다. 그와 동시에 오랑에 사는 시민들은 ‘시스템의 통제’와 ‘시스템이 정해준 기준’을 전혀 불편해 하지 않는다.

그러나 모든 것은 전염병 페스트가 창궐한 뒤 달라진다. 도시 오랑은 폐쇄되고 ‘시스템’이 마비되자 사람들은 본성을 드러내며 혼란이 가중된다.

뮤지컬 ‘페스트’는 원작에서 보다 극적이고 박진감 넘치는 전개를 위해 시점 변화를 선택했다. 이 시점 변화는 리유, 랑베르, 그랑, 카르텔, 타루, 코타르 등 주요 배역들이 자신의 신념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고, 본성이 드러나는 과정에서 가장 극적으로 활용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알베르 카뮈의 대표작인 ‘이방인’, ‘시지프 신화’, ‘정의의 사람들’은 이미 연극으로 재탄생 됐다. 뮤지컬 ‘페스트’가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를 바탕으로 그가 원작 소설을 통해 이야기 하던 ‘세상의 부조리함 그 속의 희망’을 어떤 방식으로 전달 할 수 있을지 눈길이 쏠리고 있다.

'도리안 그레이', '키다리 아저씨', '페스트' 세 작품은 모두 기존 원작을 통해 많은 사람들을 감동 시키거나, 강인한 인상을 남긴 작품들이다. 이 작품들이 각각의 특색이 더해진 넘버들과 만나고, 무대 장치들과 만나게 됐을 때 어떤 효과를 낼 수 있을까.

특히 '페스트'와 '도리안 그레이'는 크고 화려한 무대와 강렬한 넘버가, '키다리 아저씨'는 소소하고 아기자기 하면서도 따뜻한 무대와 클래식한 넘버가 눈과 귀를 사로잡을 것으로 예상되며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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