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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의 드라마Q] 권상우·최지우 '막장 유혹' 왜 시청자들을 유혹하지 못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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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의 드라마Q] 권상우·최지우 '막장 유혹' 왜 시청자들을 유혹하지 못했나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4.09.17 16: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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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박영웅 기자] 말 많고 탈 많던 SBS 월화드라마 '유혹'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 드라마는 시작 전부터 권상우 최지우라는 한류 톱스타를 투톱으로 내세우며 큰 관심을 받는 드라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높은 시청률도, 극에 대한 찬사도 나오지 않았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냉정히 말해 '유혹'은 약점투성이의 드라마였다.

▲ 드라마 '유혹' 여주인공 최지우. [사진=SBS 제공]

◆ 막장코드의 범람 '포장된 불륜'

지난 7월 14일 처음 전파를 탄 '유혹'은 막장코드가 넘쳐나는 드라마였다. 방송 전까지만 하더라도 제작진은 "불륜이라는 소재를 아름답게 풀어나갈 준비가 됐다"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당부했다.

하지만 뚜껑을 연 '유혹'은 아름다운 불륜이 아니라 말 그대로 막장의 전형을 밟았다.

사이 좋은 부부였던 최석훈(권상우 분)과 나홍주(박하선 분)는 갑작스러운 집안의 사업실패로 금전적 위기에 몰렸다. 이 사실을 알아차린 재력가 유세영(최지우 분)은 석훈을 금전적인 부분으로 유혹했다. 석훈은 세영의 유혹에 넘어갔다. 끝내 홍주와 이혼까지 하게 됐다.

▲ [사진=스포츠Q DB]

전형적인 막장 불륜드라마의 시나리오였다. 그러나 이 드라마는 불륜에 대한 황당한 포장을 시도했다. 이들 세 사람의 불륜은 망해가는 집안을 살리기 위해 출발한 불륜, 혹은 조기에 아이를 낳을 수 없고 외로운 인생을 사는 여인의 아픔을 담은 불륜이라는 포장을 씌운 것이다.

시청자들은 공감하기 힘들었다. 차라리 보통의 불륜 막장극처럼 솔직하게 접근했다면 최소 시청자들의 관심이라도 끌 수 있었다. 하지만 '유혹'의 불륜은 계속해서 변명을 시도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시청자들의 '외면'이라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 [사진=SBS 월화드라마 '유혹' 방송 캡처]

황당한 '복수'

'유혹'의 막장 코드는 계속해서 이어졌다. 불륜 막장극에서 빠지지 않는 비현실적 복수가 있었다.

석훈에게 버림받은 홍주는 분노의 화신이 돼 복수를 꿈꿨다. 그가 선택한 복수는 막장의 전형을 그대로 답습했다. 홍주는 세영과 라이벌 관계였던 전 남자친구 강민우(이정진 분)을 유혹하고 그와 사랑 없는 결혼을 감행했다. 오로지 복수를 위해서였다.

민우를 조정할 수 있게 된 홍주는 세영과 석훈을 끊임없이 괴롭혔다. 민우 역시 상상을 초월하는 악행을 저지르며 복수에 계속 동참했다.

누가 봐도 '유혹'의 복수는 막장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내용이었다. 현실성 없는 만남이 이어져 복수 한다는 내용 자체가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기 힘들었다.

▲ 드라마 '유혹' 남자주인공 권상우. [사진=SBS 제공]

◆'시한부' 스토리
 
'유혹'은 마지막까지 막장다움을 지켜갔다. 황당한 불륜과 복수라는 돌이킬 수 없는 막장시나리오로 빠져버린 드라마는 이 모든 얽히고 설킨 관계를 한 번에 풀기 위해 세영을 시한부 환자로 만들어 버렸다.

드라마에서 세영은 심각한 암에 걸렸고 시한부 인생을 가진 사람이 돼버렸다. 병에 대해 어떤 전조도 없이 세영은 갑자기 쓰러졌다. 이를 놓고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논란과 비판이 섞여 나오기 시작했다. 억지 마무리를 위한, 억지 시한부 스토리라는 비판이었다.

시청자들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유혹'은 세영의 시한부 스토리를 감행했다. 예상대로 세영은 갑자기 회개했고 모든 사람에게 화해를 청했다. '억지' 시나리오의 전형이자 이 드라마가 왜 인기 톱스타 두 명을 포진시키고도 사랑받을 수 없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 [사진=스포츠Q DB]

결국 '유혹'은 이 같은 막장 코드를 넘는 새로운 이야기 구조를 만들지 못하며 시청률(20회 10.9%, 평균 7~9%대 전국기준) 측면이나 내용적 측면에서 모두 실패하는 결과를 남긴 채 씁쓸히 떠났다.

앞으로 '유혹'과 비슷한 구조를 갖고 시작될 드라마들은 주목해야 할 부분이 있다. 최근 시청자들은 막장에 지쳐 있고 눈높이가 높아졌다는 사실이다.

[리뷰]

17일 막을 내린 '유혹' 20회에서는 그동안 이어진 막장 불륜 시나리오를 '정'과 '후회' 등 주인공들의 감정 변화로 풀어나가려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날 방송에서 유세영(최지우 분)은 나홍주(박하선 분)에게 홍콩에서의 첫 만남 악연의 고리가 됐던 구두를 돌려주고 "남편을 빼앗아 미안하다"며 화해를 시도했다. 하지만 홍주는 이를 끝내 받아들이지 않았다.

차석훈(권상우 분)과 홍주 역시 다시는 서로 보지 말자며 관계에 분명한 선을 그었다. 강민우(이정진 분)는 그동안의 악행에 대한 벌을 받고 스스로 무너졌다.

dxhero@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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