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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6전7기 곰사냥' 김기태, 어수선한 사자 마운드 희망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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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6전7기 곰사냥' 김기태, 어수선한 사자 마운드 희망봉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6.07.21 23: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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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 로테이션 지키며 최근 3연승, "계속 팀에 보탬 되고 싶다"

[잠실=스포츠Q(큐) 글 안호근·사진 최대성 기자] 떠오르는 투수라고 하기에는 많은 나이다. 하지만 삼성 투수 김기태(29)는 한 없이 낮아진 마운드를 한층 높여줄 자원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기태는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5⅔이닝 동안 7안타 1볼넷을 내주고 3실점했다. 삼성이 6-3으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를 넘긴 김기태는 불펜진이 승리를 지켜 시즌 3승(3패)째를 수확했다. 통산 두산 상대 6경기(10⅓이닝)에서 평균자책점 1.74로 호투하고도 승리가 없었지만 6전 7기 끝에 ‘곰 사냥’에 성공했다.

경기 후 김기태는 “야수진과 투수진 모두 최선을 다해 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 매우 기쁘다”라며 “계속해서 팀에 보탬이 되는 투수가 되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 삼성 투수 김기태가 21일 두산과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역투하고 있다.

1회초가 최대 위기였다. 4타자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3점을 내줬다. 아웃 카운는 하나도 잡아내지 못했다. 하지만 김기태는 양의지에게 우익수 뜬공, 닉 에반스에게 중견수 뜬공, 최주환에게 포수 팝 플라이를 유도해 이닝을 매조지었다.

이후에는 안정적인 투구를 펼쳤다. 오히려 이닝을 거듭할수록 좋아지는 느낌이었다. 4회에는 2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5회에는 이날 첫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김기태는 “초반에 투구 밸런스가 잡히지 않아 고전했다”며 “3회부터는 좋아지는 느낌이 들었고 매 타자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전력투구 했다”고 밝혔다.

개인 최다인 111구를 던졌다. 그 중 67%에 가까운 74구가 스트라이크였다. 최고 시속 143㎞의 속구(43구)와 슬라이더(34구), 커브(28구)를 고루 섞어 던지며 승부했다. 느린 커브(6구)로도 두산 타선을 혼란스럽게 하며 삼진을 4개나 잡아냈다.

삼성 선발투수 중 제 몫을 해주는 이는 윤성환이 유일하다. 윤성환도 8승 6패 평균자책점 4.26으로 기대보다는 좋은 활약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 투수 아놀드 레온은 지난 5월 말 팀에 합류해 기나긴 부상으로 이번 주말에야 2번째 등판할 예정이고 종아리 부상으로 부진했던 앨런 웹스터는 최근 방출됐다. 차우찬과 장원삼도 평균자책점 5.52, 7.59를 기록,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 삼성 투수 김기태(왼쪽 두번째)가 21일 두산과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원정경기에서 승리 후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해까지 큰 기대를 모으지 못했던 김기태가 선발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 5월부터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지킨 김기태는 3승 3패 평균자책점 5.53으로 기록은 아직 뛰어나지 않지만 최근 3연승을 거두며 반등에 성공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선발 김기태가 초반에 불안했지만 역투해줬다”며 “백정현 구위가 좋았고 불펜투수들이 모두 제 역할을 해줬다”고 호평했다.

김기태가 일군 이날 승리는 평소보다 더욱 의미가 컸다. 이날 투수 안지만이 해외 원정도박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기소됐고 삼성이 그와 계약 해지를 해 팀 분위기가 매우 어수선했다. 그런 가운데 소중한 1승을 챙겼다. 또 팀은 8위 LG에 0.5경기차로 바짝 다가섰고 선두 두산을 상대로 위닝시리즈를 챙겼다.

김기태가 악몽 같았던 지난 기억을 지우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계기를 팀에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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