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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롯초점Q] '가화만사성' 초고속 화해와 용서 '시청자 공감'은 사라진지 오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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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롯초점Q] '가화만사성' 초고속 화해와 용서 '시청자 공감'은 사라진지 오래됐다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6.08.15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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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박영웅 기자] '가화만사성'이 캐릭터간 화해를 급하게 그려내며 극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공감이 가기 어려운 캐릭터간 화해 '러시'에 실망감만 느끼는 모습이다.

14일 방송된 MBC 주말 드라마 '가화만사성'에서는 그동안 대립 관계에 놓여 있던 한미순(김지호 분)과 봉삼봉(김영철 분), 배숙녀(원미경 분)가 그동안의 오해를 풀며 화해하려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시아버지와 며느리 사이인 김지호와 김영철은 가게 자리를 걸고 벌인 음식경합 재대결을 펼쳤다. 이 과정에서 김지호는 느닷없이 자신의 요리 평가를 경쟁자 김영철에게 맡기며 스스로 자신이 시아버지를 이길 수 없다는 걸 인정했다.

▲  '가화만사성'이 극의 결말에 앞서 주요 인물들 간 개연성이 떨어지는 화해모드로 완성도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사진= MBC '가화만사성' 방송 캡처]

김영철은 미각을 잃고 요리사의 생명이 끝이 난 자신의 마지막 명예를 살려주기 위해 김지호가 이런 행동을 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결국, 그는 김지호에 대한 미움과 원망을 접기 시작했다. 김지호 역시 이런 마음을 알아주는 시아버지 김영철의 악행을 모두 지워 버렸다.

부부 사이인 원미경과 김영철의 사이도 대립에서 화해와 용서로 빠르게 전환됐다. 그동안 자신을 구박하고 괄시하던 남편 김영철이 자신에게 따뜻한 행동 몇 번을 보여주자 얼어붙었던 마음은 한순간에 녹아내렸다. 이혼까지 준비 중이던 원미경 부부는 다시 원만한 신뢰 관계를 회복하게 됐다.

이처럼 주요 갈등을 이끌던 세 캐릭터의 관계가 정리되면서 극은 사실상의 마무리에 들어간 상황이다. 하지만 제대로된 설명이 부족한 세 사람의 느닷없는 관계회복은 시청자들로서는 쉽게 이해하기 힘든 내용이다. 수십년간 쌓여온 김영철에 대한 분노를 단 몇 번의 애정 표현에 풀어버리는 원미경의 행동은 '도대체 그가 무엇을 목적으로 이혼을 준비하고 집을 나왔는지'에 대한 의문까지 쌓이게 한다.

▲ [사진=MBC '가화만사성' 방송 캡처]

특히 김영철과 김지호의 느닷없는 화해는 가장 이해하기 힘든 내용이다. 김지호는 바람을 핀 남편 장인섭(봉삼봉 역)에게 버림받고 무일푼으로 시아버지 김영철에게 매정하게 쫓겨났다.

보통의 사람들이라면 김영철에 대해 용서보다는 복수의 완성을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김지호는 갑작스럽게 천사 모드로 돌변했다. 단지 김영철이 미각을 잃어버렸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는 그동안 준비하던 복수를 모두 접어 버리려 하고 있다.

갑작스러운 김지호의 이런 행동에 시청자들은 허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심지어 김영철과 화해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바람을 피운 남편 장인섭과 재결합까지 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까지 가능하게 한다.

드라마는 시청자가 '공감'을 느낄 때 비로소 가장 완벽한 작품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가화만사성'은 막판 이해하기 힘든 내용을 쏟아내며 스스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외면하는 모습이다. 초반 명품 가족 주말 드라마라는 평가를 무색하게 하는 이런 행보는 매우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이대로라면 극의 마무리가 임박한 시점에서 '가화만사성'은 '완성도 떨어지는 막장드라마'라는 오명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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