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5-06 13:40 (월)
[플롯초점Q] '옥중화' 진세연의 외지부 도전, 이야기 전개에는 오히려 방해요소?
상태바
[플롯초점Q] '옥중화' 진세연의 외지부 도전, 이야기 전개에는 오히려 방해요소?
  • 원호성 기자
  • 승인 2016.09.18 08: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원호성 기자] '옥중화'에서 옥녀(진세연 분)가 살인누명을 쓰고 참형에 처할 위기에 몰린 양아버지 지천득(정은표 분)을 구하기 위해 소격서 도류를 그만 두고, 조선시대의 변호사라 할 수 있는 외지부(外知部)로 나서게 됐다.

17일 방송된 MBC 창사 55주년 특별기획 '옥중화'(극본 최완규·연출 이병훈 최정규) 36회에서는 전옥서 서리 지천득이 상단의 행수인 진수명을 살해한 혐의로 형조참의가 주재하는 재판(송사)을 받는 과정이 펼쳐졌다.

이에 앞서 '옥중화' 전편에서는 지천득이 살인죄로 감옥에 가게 됐다. 전옥서 주부 정대식(최민철 분)의 지시로 정난정(박주미 분) 상단의 행수인 진수명을 몰래 전옥서에서 빼돌리고 대신 옥살이를 할 사람을 구해서 채워넣었다. 하지만 진수명은 전옥서에서 나간지 얼마 되지 않아 칼에 찔린 시체로 발견됐고, 포도청 종사관은 진수명의 살인용의자로 지천득을 지목해 체포한다.

▲ MBC 창사 55주년 특별기획 '옥중화'에서 옥녀(진세연 분)는 살인누명을 쓴 양아버지 지천득(정은표 분)을 구하기 위해 소격서 도류를 그만 두고 직접 외지부로 나서서 지천득의 누명을 벗기려고 한다. [사진 = MBC '옥중화' 방송화면 캡처]

포도청 종사관이 지천득을 살인범으로 꼽은 정황증거는 세 가지였다. 지천득이 평소 도박장을 운영하던 진수명에게 큰 빚을 지고 있었으며, 진수명을 찌른 칼이 지천득의 집 인근에서 발견됐다는 것. 그리고 지천득이 소소루에서 술을 마시다 진수명과 싸우고 심지어 지천득이 진수명을 찌르고 도망치는 것을 목격한 목격자까지 나타났다는 것이었다.

옥녀는 지천득이 진수명의 살인혐의를 쓰고 잡혀가자, 양아버지인 지천득을 구하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옥녀는 지천득을 구하기 위해 조선시대 법을 모르는 백성을 대신해 송사를 맡아주던 지금의 변호사와 같은 개념인 외지부(外知部)를 찾아나선다. 하지만 당시 외지부는 불필요한 송사를 일으켜 사회질서를 문란하게 한다는 이유로 성종 시절 한성에서 쫓겨나 모두 지방에 흩어진 상황이었고, 옥녀는 외지부를 구하지 못하자 전옥서 다모 시절의 지식으로 직접 외지부를 하기로 결심한다.

그렇지만 옥녀가 직접 외지부를 하는 것에도 문제가 있었다. 소격서 도류로 엄연히 관료에 속하는 옥녀가 직접 외지부를 겸할 수는 없었던 것. 이에 옥녀는 소격서 도류를 그만두고자 하나 이번에는 직접 해주감영에서 옥녀를 데려와 관비에서 벗어나게 한 소격서 제조영감이 이를 반대하고 나섰다.

윤태수(고수 분)는 이런 사정을 알고 자신이 직접 평시서 주부라는 관직을 버리고 외지부로 나서서 지천득을 구하려고 하지만, 결국 옥녀가 소격서 제조의 허가를 구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사직서를 낸 후 외지부로 나선다.

옥녀는 포도청 포도부장인 양동구(이봉원 분)의 도움으로 살해된 진수명의 시체를 몰래 검안한 후 진수명이 칼에 찔려 죽은 것이 아니라 독살을 당했다는 것을 알아낸다. 그리고 지천득이 형조참의 김태정(손선근 분)에게 참형을 선고받은 순간 나타나 포도청 종사관이 지천득을 진수명의 살인자로 몰고간 계획을 낱낱이 밝혀낸다.

먼저 옥녀는 목격자의 진술에 대해 목격자가 눈이 안 좋은데 달빛도 거의 없는 그믐날에 어떻게 지천득을 보았는지를 추궁하며 목격진술을 무위로 돌렸다. 이어 진수명의 사인(死因)에 대해서도 독살 가능성을 제기하고, "포도청 종사관이 오직 자상(刺傷)만 조사하라고 명했다"는 오작인(시체를 검시하던 관청 노비)의 진술을 받아내며 진수명의 시체를 재검시할 것을 요청한다.

옥녀는 또 진수명의 시신을 이미 장례를 치렀다는 포도청 종사관의 말에 무덤을 파헤쳐 재검시를 할 것을 요청했고, 형조참의 김태정은 직접 국왕 명종(서하준 분)에게 이를 고하며 재검시를 윤허받게  됐다.

▲ MBC 창사 55주년 특별기획 '옥중화' [사진 = MBC '옥중화' 방송화면 캡처]

'옥중화'는 첫 시작부터 국내 어떤 사극에서도 다루지 않은 전옥서(典獄署·감옥에 관한 일을 맡아 보던 관아)와 외지부(外知部)의 이야기를 다룰 것이라고 선언해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전옥서가 초반부터 큰 비중으로 극에 드러난 것과 달리 외지부는 극이 중반을 넘어 종반으로 향해 치닫는 순간까지도 드러나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냈고, 이제야 '옥중화'에서 그 존재를 드러내게 됐다.

하지만 지천득의 '진수명 행수 살인사건'과 얽혀 느닷없이 등장한 '외지부'의 존재는 종반까지도 뚜렷한 이야기 전개를 보여주지 못하는 '옥중화'의 이야기를 한층 더디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했다.

총 50부작의 이야기 중 이미 36회나 되는 이야기가 진행됐고, 옥녀의 '출생의 비밀'을 비롯해 윤원형(정준호 분)과 정난정(박주미 분), 그리고 문정왕후(김미숙 분) 등 소윤 세력과의 대결 등 아직도 풀어내야 할 이야기가 산더미처럼 많은 현실에서 '외지부'의 이야기가 곁다리처럼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물론 옥녀가 외지부를 자청하게 되면서 지천득이 누명을 쓴 진수명 행수 살인사건의 전말이 밝혀지면 정난정을 무너트리는 일보(一步)로 작용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정난정의 올케인 민동주(김윤경 분)가 진수명 살해를 지시했고 진수명이 관리하던 정난정의 비자금을 빼돌렸다는 사실이 밝혀질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당초 MBC 창사 55주년 특별기획에 '허준', '대장금', '상도', '동이' 등 대작을 연출해온 이병훈 PD의 야심찬 신작이라는 '옥중화'의 이름값에는 다소 못 미치는 스케일임도 분명하다. 결국 '옥중화'는 전옥서와 외지부라는 새로운 소재에 연연하다 보니 정작 대작 사극의 호쾌한 맛을 살릴 기회를 연신 놓치고 있는 셈이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