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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이 엄지세우는 전북 이재성, 유럽행 이청용-기성용과 견줘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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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이 엄지세우는 전북 이재성, 유럽행 이청용-기성용과 견줘보면?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6.12.01 22: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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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 "이재성이 있으면 1군-없으면 1.5군" 극찬, 이재성 "많은 경험 위해 유럽 진출 희망"

[완주=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해외 나가서 성공할 모든 가능성을 다 갖추고 있다.”

‘라이온 킹’ 이동국(37)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아끼지 않는 전북 현대 후배가 있다. 바로 살림꾼 이재성(24).

2014년 전북에서 프로에 데뷔한 이재성은 프로 3년차임에도 전북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핵심 자원이다. 이동국은 “이재성이 있으면 1군, 이재성이 없으면 1.5군”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전북 홍보팀 관계자는 “좀처럼 칭찬이 드문 이동국의 칭찬을 받는 유일한 선수가 이재성”이라고 말했다.

▲ 전북 현대 이재성이 1일 미디어데이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사진=전북 현대 모터스 제공]

이재성은 1일 전북 완주군 전북 클럽하우스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지난해부터 해외진출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이적제안을 해온 팀들도 있다”며 “클럽월드컵은 많은 팀의 에이전트, 스카우트들이 지켜보기 때문에 나를 더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만 이재성의 가치가 고평가 받는 것은 아니다. 비선수 출신 감독으로서 FC포르투를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으로 이끌고 첼시와 토트넘 핫스퍼를 맡기도 했던 안드레 빌라스-보아스 상하이 상강 감독도 지난달 1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알 아인과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1차전을 본 뒤 “17번(이재성)이 정말 인상적이어서 메모를 다 해놨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재성도 이를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유명한 감독님께서 칭찬해줘서 기쁘다. 매 순간 열심히 했는데 그런 걸 알아주신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아직 나이도 어리기 때문에 아시아보다는 좀 더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는 유럽으로 나가고 싶다”고 못을 박았다.

이재성의 기량은 데뷔시즌부터 발군이었다. 신인들의 무덤이라는 전북에서 26경기를 뛰며 4골 3도움을 기록, 단숨에 주전을 꿰찼고 지난 시즌에는 7골 5도움, 올 시즌에는 3골 11도움으로 맹활약하며 2년 연속 미드필더 부문 K리그 클래식 베스트 11에 선정됐다. 지난해에는 권창훈(수원 삼성), 황의조(성남FC)를 제치고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했다.

팀 성적도 뛰어나다. 전북이 K리그 클래식 2회 우승(2015, 2016), AFC 챔피언스리그 1회 우승을 하는데 톡톡한 활약을 했다.

K리그에서 활약 후 유럽에 진출한 미드필더는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 기성용(스완지 시티)이 대표적이다. 이들을 통해 이재성의 유럽 진출 가능성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이청용은 2009년 8월 볼튼 원더러스로 이적했다. 2011년 7월 다리 부상 이후 팀이 강등됐고 부상 회복 후에도 예전의 기량을 완전히 되찾지는 못하고 있지만 2015년 크리스탈 팰리스로 이적한 뒤 기성용, 손흥민(토트넘 핫스퍼)과 함께 한국인 프리미어리거의 명맥을 잇고 있다.

▲ 이재성이 1일 미디어데이를 마치고 카메라 앞에서 손하트를 날리고 있다. 이재성은 중국 리그 등 아시아가 아닌 유럽 진출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나타냈다. [사진=전북 현대 모터스 제공]

기성용은 2010년 1월 셀틱으로 이적한 뒤 지금까지 2012년 EPL 스완지 시티로 팀을 옮겼고 이후 5시즌 동안 EPL을 누비고 있다.

두 선수는 2009년까지 FC서울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2008년 K리그 준우승, 2006, 2007년 리그컵 준우승을 이끌었다. 이청용은 유럽 진출 직전 3시즌 동안 K리그에서 64경기 12골 16도움을 기록했다. 기성용은 80경기 8골 12도움.

이청용은 2008년 K리그 베스트 11에 선정됐고 기성용은 2008, 2009년 연속으로 베스트 11에 뽑혔다. 이재성은 최근 3시즌 동안 90경기 14골 19도움을 기록했다. 직접 비교는 힘들지만 기록과 수상 내역 어느 것에서도 이재성이 이들에게 밀릴 것이 없다.

이동국은 “데뷔 첫 해에 룸메이트로 생활했는데 어디에 내놔도 잘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느꼈다. 그것이 경기장에서 결과로 잘 나타나고 있다”며 “언어적 문제만 잘 해결된다면 박지성과 버금가는 선수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전북은 오는 8일부터 2016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 참가한다. 대륙별 우승팀들과 맞붙는 만큼 진정한 실력을 평가받을 기회다. 게다가 첫 경기에서 클럽 아메리카를 꺾는다면 세계 최강 레알 마드리드를 만난다.

루카 모드리치와 꼭 맞대결을 펼쳐보고 싶다며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한 이재성이 아시아를 넘어 북중미, 유럽 등 팀을 상대로도 K리그 클래식에서 보여준 기량을 펼친다면 유럽 진출도 더 이상 꿈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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