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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리나·걸그룹스타로 '우아한 외도' 손연재의 팔색조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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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리나·걸그룹스타로 '우아한 외도' 손연재의 팔색조 매력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4.10.18 21: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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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AG 금메달 이후 첫 선…아시안게임 금빛 감동 재현에 6000여 관객 열광

[일산=스포츠Q 이세영 기자]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20·연세대)가 팔색조 매력을 발산했다. 한 마리 백조가 됐다가 발랄한 여대생의 이미지도 뽐내며 관객들의 찬사를 받았다.

손연재는 18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리듬체조 갈라쇼 LG 휘센 리드믹올스타즈 2014에 주인공으로 등장,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이후 보름여 만에 반갑게 팬들과 만났다.

이번 갈라쇼는 안방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서 많은 성원을 보내준 국민들에게 보답하는 무대였다. 비록 이 행사는 지난 4월 말 열릴 예정이던 것이 연기된 것이지만, 손연재가 한국 리듬체조 사상 처음으로 개인종합에서 획득한 금메달을 자축하는 기념 무대이기도 했다.

김남윤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가 이끄는 50인조 W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생생한 연주에 맞춰 연기를 펼친 손연재의 무대는 장내를 가득 메운 관객들의 박수를 받기에 충분했다.

▲ [일산=스포츠Q 이상민 기자] 손연재가 18일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리듬체조 갈라쇼 LG 휘센 리드믹올스타 2014 1부 오프닝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 '발레리나'부터 '댄스걸'까지 '팔색조 매력' 과시

오프닝 무대에서 은빛 롱드레스를 입은 손연재는 이날 갈라쇼에 참가한 모든 선수들과 합동 무대를 선보였다. ‘Aram Khatchaturian의 Waltz from Masquerade Suite’에 맞춰 우아하면서도 발랄한 연기를 선보인 손연재는 화려한 턴과 몸짓으로 관객들의 많은 박수를 받았다.

어릴 적 배운 발레에 대한 깊은 애착을 갖고 있는 손연재는 올시즌을 앞두고 발레 동작을 응용한 프로그램을 선택, 안정보다 도전을 택했다.

손연재가 다음으로 등장한 무대는 1부 무대의 백미라 할 수 있는 ‘로미오와 줄리엣 발코니신’이었다. 순백의 드레스를 입고 무대로 들어선 손연재는 오케스트라의 연주에 맞춰 한 마리의 우아한 백조가 됐다.

마치 사랑하는 연인이 서로를 향해 속삭이듯 아름다운 무대를 연출한 손연재는 파트너로 나선 발레리노 윤전일과 함께 환상의 호흡을 자랑했다. 윤전일은 국립 발레단과 루마니아 국립 오페라발레단에서 주역 무용수를 지낸 세계적인 발레리노다.

이 무대를 통해 손연재는 소녀에서 숙녀로 완벽 변신하며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손연재가 윤전일과 멀리 떨어진 뒤 애절한 손짓으로 피날레를 장식하자 관객들은 기다렸다는 듯 열화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

▲ [일산=스포츠Q 이상민 기자] 손연재가 18일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리듬체조 갈라쇼 LG 휘센 리드믹올스타 2014 1부에서 '에스메랄다'를 연기하고 있다.

1부 마지막 무대인 ‘에스메랄다’에서는 홀로 무대에 등장, 관능적인 아름다움을 과시했다. 검정색과 붉은색으로 디자인된 원피스 의상을 입고 무대로 들어선 손연재는 줄리엣으로 분했던 이전 무대와는 달리 성숙하고 과감한 아름다움을 과시했다.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음악이 손연재의 화려한 동작이 조화를 이뤘다. 의상이 어두우면서 화려했던 만큼 표정연기에 조금 더 신경을 썼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손연재는 특유의 밝은 표정으로 관객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2부 무대는 K-POP 무대를 위주로 한 공연이 펼쳐졌다. 발랄한 여대생으로 돌아온 손연재는 걸그룹 K-POP 리믹스 메들리 음악에 맞춰 깜찍한 율동을 선보였다.

흥겨운 음악이 장내를 가득 메우자 관객들은 저마다 몸을 흔들며 무대를 즐겼다. 클럽에서나 접할 수 있는 화려한 조명과 음악이 장내를 수놓았다.

손연재의 2부 첫 무대는 잔잔한 음악과 박효신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가 인상적인 ‘야생화’였다. 홀로 무대에 등장한 손연재는 애절한 표정연기와 우아한 몸동작으로 한 마리의 나비와 같은 면모를 보였다.

공연 후반부에서는 리본을 이용한 동작으로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었다. 손연재의 화려한 리본연기에 관중들은 열화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

▲ [일산=스포츠Q 이상민 기자] 손연재(오른쪽)가 18일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리듬체조 갈라쇼 LG 휘센 리드믹올스타 2014 1부에서 발레리노 윤전일과 함께 '로미오와 줄리엣 발코니신'을 선보이고 있다.

손연재는 다음으로 선보인 연기에서 본업인 리듬체조 선수로 되돌아왔다. 분홍색 의상을 입은 손연재는 자신을 리듬체조 퀸으로 만들어준 ‘파올로 시타렐라’에 맞춰 리본 연기를 펼쳤다. 그는 물 만난 고기처럼 활발하게 무대를 수놓았다.

걸그룹 걸스데이의 축하쇼 이후 피날레 무대에서는 그룹 빅뱅 멤버 지드래곤의 ‘삐딱하게’에 맞춰 힙합걸로 변신했다. 챙이 넓은 모자를 쓰고 민소매 셔츠를 입은 채 무대로 등장한 손연재는 발랄한 스무 살 대학생으로 돌아가 무대를 휘저었다.

13명의 출연자들과 손을 맞잡은 손연재는 행사장을 찾은 팬들에게 웃으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 "재정비한 뒤 더 큰 목표 향해 달려나갈 터"

아시안게임 후 가진 첫 공식무대였다. 한국 리듬체조 역사를 새로 쓴 손연재는 갈라쇼 도중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동안 성원을 보내준 팬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손연재는 지난 2일 인천 아시안게임 리듬체조 개인종합 결승에서 곤봉 18.100점, 리본 18.083점, 후프 18.216점, 볼 17.300점을 받아 총점 71.699점을 기록, 70.322점에 그친 덩쎈웨(중국)와 67.799점을 받은 라크마토바 자밀라(우즈베키스탄)을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손연재의 금메달은 리듬체조가 아시안게임에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20년만에 나온 첫 쾌거였다.

그는 “많은 분들이 공연을 보기 위해 찾아와 줘서 감사하다. 좋은 공연과 무대이기 때문에 기분 좋게 마치고 싶다”는 소감을 전했다.

▲ [일산=스포츠Q 이상민 기자] 손연재가 18일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리듬체조 갈라쇼 LG 휘센 리드믹올스타 2014 2부에서 '야생화' 무대를 펼치고 있다.

아시안게임에서 느낀 감동도 전했다. 손연재는 “어렸을 때부터 꿈꿔왔던 무대라 많이 기대했는데 금메달을 따서 행복했다. 처음에는 실감이 나지 않았지만 시상대에 서서 애국가를 들을 때 ‘금메달을 땄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눈물이 났다”고 돌아봤다.

손연재는 “아시안게임을 치르기까지 쉼 없이 달려온 만큼, 재정비한 뒤 더 큰 목표를 향해 달려 나가겠다”고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 요정의 연기에 세대·성별 구분없이 홀리다

아시안게임 금메달 이후에 열린 무대라 그런지 손연재의 네 번째 갈라쇼에 관객들의 반응이 유독 뜨거웠다.

대전에서 온 회사원 김병일(55) 씨는 “오늘 손연재를 처음으로 봤는데 리듬체조와 발레의 조화가 정말 좋았다”며 “마지막에 보여줬던 피날레 무대가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아시안게임을 긴장하면서 봤다”고 전한 김 씨는 “앞으로도 리듬체조로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줬으면 좋겠다”며 손연재의 앞날을 응원했다.

두 딸들과 함께 손연재의 무대를 즐긴 진우중 씨는(40·군포시)는 “아시안게임 때 입장권이 매진돼 이번 갈라쇼를 찾게 됐다”면서 “(손연재가) 화면에서 보던 것 보다 날씬했다. 통통하지 않았다”며 웃어보였다.

함께 온 딸들에게 리듬체조를 시킬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리듬체조를 사랑하는 팬으로서 딸이 연기를 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만 리듬체조 선수 체형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아쉬웠던 부분도 언급했다. 진 씨는 “다른 건 다 좋았는데 음향이 너무 울려 무대를 온전히 즐기는 데 방해가 됐다”며 “다음 갈라쇼 때는 이런 부분도 신경을 써줬으면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갈라쇼가 자주 열려 리듬체조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늘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리듬체조가 유독 표를 구하기 힘든 종목이다”라며 “발레를 한다고 해서 손연재가 외도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리듬체조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는 마음이 든다”고 전했다.

▲ [일산=스포츠Q 이상민 기자] 손연재(가운데)가 18일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리듬체조 갈라쇼 LG 휘센 리드믹올스타 2014 2부 오프닝 무대인 K-POP 스페셜 스테이지를 펼치고 있다.

이날 갈라쇼에는 리틀 손연재를 꿈꾸는 리듬체조 유망주들도 대거 참석해 손연재의 연기를 감상했다. 손연재의 동작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고 지켜본 이들은 훗날 제2의 손연재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신용산초등학교 5학년에 재학 중인 조채윤(11)은 “(손)연재 언니를 직접 본 게 처음인데 정말 예쁘고 잘 한다”며 “맨 처음에 선보였던 발레리노와 무대가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리듬체조를 시작한 지 2년이 된 그는 머지않아 손연재처럼 실력이 출중한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하는 모습을 닮고 싶다”며 “나중에 커서 연재 언니와 함께 방송에 나오는 게 꿈”이라고 전했다.

▲ [일산=스포츠Q 이상민 기자] 손연재(오른쪽)가 18일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리듬체조 갈라쇼 LG 휘센 리드믹올스타 2014 2부에서 힙합소녀로 변신, 피날레 무대를 장식하고 있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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