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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워드 농구'에 가려진 가드 3인방, 오리온스 상승세의 숨은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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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워드 농구'에 가려진 가드 3인방, 오리온스 상승세의 숨은 비결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10.28 09: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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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민-임재현-한호빈, 상대적 열세라던 평가 뒤집고 맹활약

[스포츠Q 민기홍 기자] 고양 오리온스가 리그를 주름잡고 있다.

오리온스는 27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전주 KCC와 홈경기에서 주전들 대부분이 고르게 활약하며 81-58 대승을 거뒀다. 시즌 개막 후 8연승을 거둔 오리온스는 지난 시즌 챔피언 울산 모비스에 2경기 앞서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오리온스는 하승진이 버틴 KCC를 꺾음으로써 원주 동부가 갖고 있는 역대 1라운드 최다 연승인 8연승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역대 프로농구에서 1라운드를 모두 이긴 사례는 없었다. 오리온스는 이제 오는 30일 안양 KGC와 경기에서 승리하기만 하면 대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물론 최단기간 9승 및 전구단 승리라는 기록도 함께 얻게 된다.

▲ 이현민은 이번 시즌 가장 강력한 도움왕 후보다. 벌써 2차례나 두자릿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사진=KBL 제공]

◆ 넘쳐나는 포워드 자원 더욱 빛내는 가드들

질주의 비결은 역시 넘치는 포워드 자원과 트로이 길렌워터의 맹활약이다.

거물신인 이승현의 영입으로 군에 입대한 최진수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웠고 장재석, 허일영, 김도수, 전정규 등 준수한 포워드들이 내외곽을 휘젓고 있다. 2라운드 지명 선수로 스포트라이트에서 비껴나 있던 외국인 선수 트로이 길렌워터는 알고보니 ‘득점기계’였다.

그러나 가드들의 활약상이 없었다면 이같은 상승세는 없었다.

좋은 포워드 라인을 갖고도 오리온스는 시즌 개막 전 전문가들로부터 우승후보로 평가받지 못했다. 이들을 조율하고 활용해야 할 가드진의 능력이 다른 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처진다는 전망이었다.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은 크게 빗나갔다. 이현민(31), 임재현(37), 한호빈(23) 가드 3인방은 최고의 자원들을 든든히 뒷받침하며 오리온스 파죽지세의 일등공신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현민은 어시스트 7.13개를 기록, 이 부문에서 박찬희(KGC인삼공사), 전태풍(KT)을 무려 2.42개차로 제치고 1위를 달리고 있다. 2006-2007 시즌 신인왕을 차지하며 잠재력만큼은 최고라는 소리를 듣던 그는 마침내 패싱력을 폭발시키고 있다.

▲ 임재현은 오리온스의 공격이 막힐 때마다 코트에 등장해 패스 흐름을 매끄럽게 만들고 있다. [사진=KBL 제공]

178cm로 프로농구 선수들 중 가장 작은 축에 속하는 그는 욕심을 버린 채 우수한 동료들을 적극 활용하며 리그 최고의 도우미로 재탄생했다. 이번 시즌 8경기를 치르는 동안 6번이나 6개 이상의 어시스트를 올리며 사령관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 노장 임재현, 프로 15년차 노련미 앞세워 젊은 선수 이끌어

임재현은 지난 시즌까지 KCC에서 뛰었다. 프로 15년차를 맞은 그에게 구단은 은퇴를 권유하며 사무직 직원으로 채용하겠다는 제안을 했다. 그러나 임재현은 어떻게든 현역 생활을 잇고 싶었고 자신을 찾아준 오리온스와 2년 계약을 맺었다.

그는 노익장을 과시하며 ‘베테랑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젊은 선수들이 많은 오리온스가 고비를 맞을 때마다, 패스 흐름이 매끄럽지 못할 때마다 추일승 감독은 임재현을 투입시켜 위기를 넘긴다.

한호빈의 성장세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 시즌 6강 플레이오프에서 SK를 맞아 대활약하다 부상을 당하며 오리온스 팬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낸 선수. 평균 출장이 12분에 불과했지만 이번 시즌 들어 20분을 소화하며 경기당 평균 2.5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상대 가드진을 봉쇄하는 찰거머리 수비는 일품이다.

▲ 프로 2년차를 맞은 한호빈은 급성장했다. 그는 경기당 평균 20분을 뛰며 2.5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대업을 잡을 기회는 쉽사리 오지 않는다. 오리온스는 지난 시즌 가드의 무게감에서 SK에 크게 밀리며 큰 꿈을 성사시키지 못했다. 최고의 외국인 선수와 넘치는 포워드 자원을 지원하는 가드진이 더해져 13년만에 정상을 노리고 있다.

오리온스는 이제 사상 첫 개막 이후 9연승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쓰기 위해 한발 나아선다. 오는 30일 안양 원정길을 떠나 KGC인삼공사를 상대로 1라운드 전승 기록에 도전한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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