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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다큐 마이웨이' 변희봉, 봉준호와 다음 순서는 베를린과 베니스?...칸서 더스틴 호프만과 '괴물' 얘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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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다큐 마이웨이' 변희봉, 봉준호와 다음 순서는 베를린과 베니스?...칸서 더스틴 호프만과 '괴물' 얘기했다
  • 류수근 기자
  • 승인 2017.08.03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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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류수근 기자] "마치 뭐라고 할까요. 70도로 기울은 고목에 꽃이 핀 기분이라고나 할까요?"

3일 밤 방송된 TV 조선 '인생다큐 마이웨이'에서는 천만 관객 타이틀 보유자인 원로배우 변희봉의 인생 스토리를 전했다.  '인생은 70부터 황혼기에 맞은 인생역전' 편이었다. 

"당신들 조연 배우들을 사람으로 알아요? 조연은 사람이 하는 게 아니라 그냥 아무나 하는 거로 알지 않아요?"

일흔 다섯의 나이에 칸 레드카펫에 선 배우 변희봉 [사진= TV조선 '인생다큐 마이웨이' 캡처]

올해 나이 일흔 다섯인 변희봉은 연기 인생 50여년의 발자취를 되돌아보며 남모를 아픔의 사연도 전했다.

'제약회사 직원에서 성우로, 그리고 연극배우, 탤런트, 영화배우로 황혼의 제2전성기를 구가하기까지'

변희봉은 한때 뜻대로 풀리지 않아 좌절하고 연기를 포기하고 고향으로 되돌아가려 했고, 가난에 시달리며 아내를 고생시켰던 시절 등을 회상했다. 특히 조연배우로 살아온 인생을 되돌아봤다.  

변희봉은 대세배우 봉준호가 인정한 배우다.  특히 이날 방송에서 변희봉은 봉준호 감독과의 특별한 인연을 말한다. 봉준호 감독은 특별 출연해 연기자와 인간으로서의 변희봉을 얘기했다.

변희봉과 봉준호 감독의 만남은 운명이었다고 밖에 표현할 수 없을 듯하다. [사진= TV조선 '인생다큐 마이웨이' 캡처]

변희봉은 1965년 MBC 성우 공채 2기로 데뷔했다. 1960년대 중반에는 연출가 차범석의 극단 산하에서 연극을 시작했고, TV드라마는 1970년 MBC TV 반공드라마 '홍콩 101번지'로 데뷔했다. 

전남 장성 출신답게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가 배어있어 정겨움을 더하는 배우다. 

연기 데뷔 시절 '딴따라'라고 부친이 반대했었다는 이야기를 과거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당시 1967년 세상을 떠난 부친에 대한 회한에 젖었다  

변희봉은 개성있는 조연으로서 정평이 나 있다. 1982년 MBC 방송연기상 조연상, 2006년 청룡영화상 남우조연상과 아시아태평양영화제 남우조연상, 2007년 맥스무비 최고의 영화상 최고의 남자조연배우상 등을 수상했다. 

변희봉은 봉준호 감독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배우로 알려져 있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에 개성있는 조연으로 잇따라 출연하며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미친 존재감'이니 '명품 조연'이니 하는 말들은 이들 영화에 출연하며 얻었다.  영화 인생에 첫 전성기를 맞이했다. 이후 둘은 강한 신뢰감으로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플란다스의 개' 변희봉 [사진= TV조선 '인생다큐 마이웨이' 캡처]

봉준호 감독의 장편 영화인 '플란다스의 개'(2000년) '살인의 추억'(2003년) '괴물'(2006년)에 모두 출연한 진기록을 지니고 있다.  플란다스의 개에서는 보신탕을 좋아하는 기괴한 아파트 경비원, 살인의 추억에서는 지방 형사반장, 괴물에서는 주인공 가족의 할아버지 역을 연기했다. 

플란다스의 개 촬영 전에는 방송 활동을 거의 하지 못해 경제적 어려움까지 겪어 연기를 은퇴하고 고향에 돌아가려고까지도 생각했다고 한다. 

특히 '살인의 추억'에서는 부하 형사인 송강호와 함께 임기응변의 대사력을 펼친 7분30초짜리 장면은 국내 영화사의 롱테이크(원컷 원신) 명장면으로 꼽힐 정도로 압권이다. 

또 1300만명의 관객을 불러모은 영화 '괴물'에서는 한 가족을 이끄는 카리스마 넘치는 할아버지였다. 죽음을 예감하는 장면, 괴물을 노려보는 눈빛  등은 앞으로도 오래도록 기억될 명장면들이다.

지난달 29일 개봉된 영화 '옥자'에서도 봉준호와 호흡을 맞췄다. 강원도 산골 소녀 '미자(안서현 분) 의 할아버지 역할이다. 글로벌 기업 미란도가 나타나 갑자기 옥자를 뉴욕으로 끌고가고 할아버지의 만류에도 미자는 옥자를 구하기 위해 위험천만한 여정을 떠난다.

'옥자'는 봉준호 감독 특유의 허를 찌르는 유머와 날카로운 메시지, 감각적 영상미와 정교한 연출로 화제를 모았다. 특히 옥자는 프랑스 칸 영화제에 초청받아 레드카펫에 섰다. 

봉준호 감독은 이날 '인생다큐 마이웨이'에서 "레드카펫에서 선생님이 제일 멋있으셨죠"라고 찬사를 보냈다. 앞으로 변희봉의 또다른 모습은 어떤 것일까?

"다음은 베를린 베니스로?자주 가시게 될 거예요. 선생님은 마실 가시듯이."

봉준호 감독의 이 말은 서로를 향한 무언의 약속처럼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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