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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세트 혈전이 점령한 V리그 여자부 '즐거운 혼돈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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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세트 혈전이 점령한 V리그 여자부 '즐거운 혼돈의 시대'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12.04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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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부와 달리 우승 독식 힘들어…FA 선수 대거 이적으로 전력 평준화

[스포츠Q 박상현 기자] NH농협 2014~2015 V리그 여자부가 사상 유래없는 춘추전국시대를 맞았다. V리그 2라운드 일정이 끝난 가운데 무려 네 팀이 옹기종기 상위권에 모여있다.

수원 현대건설이 8승 2패, 승점 20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모두 6승 4패를 기록하고 있는 인천 흥국생명과 화성 IBK기업은행, 성남 한국도로공사가 2위부터 4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흥국생명과 IBK기업은행은 승점 18이고 한국도로공사는 승점 16이다. 선두부터 4위까지 승점차가 4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

그러나 하나 주목할 것은 GS칼텍스의 몰락이다. GS칼텍스는 당초 상위권에 들어 2연패를 노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1승 8패에 머물면서 승점 8로 5위에 그치고 있다.

▲ 현대건설은 2라운드에서 5전 전승을 거두면서 승점 20을 기록, 단독 선두를 달렸다. 그러나 현대건설은 3경기에서 풀세트 접전을 펼쳐 승점 15가 아닌 4승 1패에 해당하는 승점 12만 챙겼다. [사진=KOVO 제공]

◆ 전력 상향 평준화, 2라운드 절반이 풀세트 접전

V리그 남자부에서 대전 삼성화재의 독주가 여전한 것과 달리 여자부는 전통적으로 독식하기 힘들다. 역대 시즌에서 정규리그 1위를 3년 연속 차지한 팀은 흥국생명밖에 없었다. 현대건설과 IBK기업은행이 2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을 뿐이다.

올 시즌 전력 평준화는 경기 결과에서도 드러난다. 지난 3일까지 치러졌던 2라운드 14경기 가운데 절반인 7경기에서 풀세트 접전이 나왔다.

GS칼텍스와 IBK기업은행의 경기를 비롯해 지난달 23일부터 29일까지는 5경기 연속 풀세트 접전이 나오기도 했다.

3세트 또는 4세트에서 경기가 끝나면 승리팀은 승점 3을 따내고 패배팀은 승점을 얻지 못하지만 풀세트 접전이 되면 이길 경우 승점 2, 질 경우 승점 1을 따낼 수 있다.

7경기 풀세트 접전 가운데 3경기가 GS칼텍스와 관계된 것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GS칼텍스는 2라운드에서 IBK기업은행, 현대건설, 흥국생명 등과 풀세트 접전을 벌였다. 모두 패배를 기록하긴 했지만 GS칼텍스가 고작 1승에 그치면서도 승점을 8이나(?) 따낼 수 있었던 것은 1, 2라운드를 통해 다섯 차례나 풀세트 접전을 벌일 정도로 끈질긴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선두 현대건설이 2라운드에서 5전 전승을 거두고도 다른 경쟁팀을 압도하면서 선두로 치고 나가지 못한 것 역시 풀세트 접전을 세차례나 벌인 탓이다. 5승이지만 실제로는 4승 1패에 해당하는 승점 12만 추가했다.

IBK기업은행은 무려 4경기나 풀세트 접전을 벌였다. 2라운드에 거둔 3승 2패 가운데 2패가 풀세트 접전을 통해 당한 패배였다. 그러나 3승 가운데 2승도 풀세트 접전을 통해 얻어낸 것이어서 이득이나 손해는 없었다.

▲ 만년 최하위였던 흥국생명은 대형 신인 이재영(왼쪽)의 활약을 앞세워 상위권으로 도약하며 V리그 여자부 춘추전국시대의 주인공이 됐다. 사진은 지난 10월 19일 GS칼텍스전에서 스파이크 공격을 하고 있는 이재영. [사진=KOVO 제공]

◆ 거물 신인·FA 이적·외국인 선수 합작품

이처럼 모든 팀의 전력이 평준화된 것은 거물 신인의 합류와 선수 대규모 이적, 외국인 선수의 합작품 영향이다.

만년 하위권이었던 흥국생명의 경우 이재영이 가세하면서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이재영은 7경기만 뛰었을 뿐이지만 104득점을 올려 득점 부문 10위에 올라있다.

경기 평균 14.85점이나 올려주고 있다. 경기 평균만 놓고 본다면 전체 7위에 해당하며 국내 선수 가운데 단연 1위다. 국내 선수 중 132득점으로 가장 많은 득점을 기록한 양효진(현대건설)의 경기 평균 득점은 13.2득점이다.

또 외국인 선수들도 맹활약 중이다. 폴리(현대건설)가 379득점으로 단연 앞서가고 있는 가운데 니콜(한국도로공사)와 데스티니(IBK기업은행), 루크(흥국생명) 등이 299득점, 298득점, 282득점으로 난형난제다. 외국인 선수의 득점이 거의 비슷하다보니 네 팀이 상위권에서 양보없는 경쟁을 벌일 수 있다.

여기에 국내 선수들이 자유계약선수(FA)로 다른 팀으로 이적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지난 시즌까지 GS칼텍스의 센터였던 정대영과 IBK기업은행의 세터였던 이효희가 한국도로공사로 이적했다. 또 현대건설의 센터였던 김수지는 흥국생명의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이 과정에서 IBK기업은행이 세터 김사니를 보강했고 현대건설은 은퇴했던 리베로 한유미와 센터 김세영을 복귀시킴으로써 전력을 보강했다. 현대건설은 한유미, 김세영, 양효진에 황연주까지 살아난 것이 선두를 질주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이런 모습은 이미 지난 KOVO컵에서 관측됐다. 현대건설이 KOVO컵 우승을 차지한 가운데 흥국생명과 한국도로공사는 조별리그에서 2연승을 거둬 만만치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 IBK기업은행은 당시 2연패를 당했지만 이는 주포 김희진, 박정아가 대표팀에 차출됐던 영향이 컸다.

상위권을 점령하고 있는 네 팀의 전력차가 크지 않고 GS칼텍스는 아직까지 1승만 거두고 있지만 풀세트 접전을 벌일 정도로 아직까지 만만치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따라 올시즌 V리그 여자부는 출범 이후 가장 치열하고 재미있는 경기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 지난 시즌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던 IBK기업은행은 세터 이효희가 FA 자격으로 한국도로공사로 이적했지만 김사니를 영입해 여전히 강력한 전력을 구축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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