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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의 드라마Q] '미스터 백·왕의 얼굴' 시청자 '공감' 없이는 드라마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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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의 드라마Q] '미스터 백·왕의 얼굴' 시청자 '공감' 없이는 드라마도 없다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4.12.18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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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박영웅 기자] 드라마는 시청자들의 관심을 먹고 사는 장르다. 그만큼 드라마는 시청자들에게 공감을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방송되고 있는 일부 평일 미니시리즈들은 이런 부분을 제대로 채우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KBS 2TV '왕의 얼굴'과 MBC '미스터 백'은 내용과 캐릭터 면에서 공감도가 크게 떨어지는 대표적인 작품들이다.

▲ [사진=MBC '미스터 백' 제공]

◆ '공감부족' 역사파괴, 부족한 현실성

지난달 19일부터 방송 중인 '왕의 얼굴'은 조선 15대 임금인 광해군(서인국 분)의 왕이 되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관상학이라는 주제를 토대로 광해군이 왕이 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가 중심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그동안 광해군의 역사를 다뤘던 드라마나 영화들이 인기를 끌었던 것과는 반대로 시청자들에게 큰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파란만장한 역사의 중심에 서 있는 광해군의 극적 줄거리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관상학과 로맨스 부분에 초점을 과도하게 맞추다 보니 실제 역사를 너무 빗나가고 있다는 비판에 시달리고 있다.

'왕의 얼굴'의 몇몇 내용을 살펴보면 이런 비판에 대한 이해가 쉽다. 현재 '왕의 얼굴'의 중심내용은 광해군과 그의 아버지 선조(이성재 분), 후궁이 되는 김가희(조윤희 분) 간의 삼각로맨스다.

우리 역사서에서는 낯설게만 느껴지는 조선 시대 왕가의 삼각관계를 보여주고 있다. 왕과 세자가 펼치는 삼각로맨스에 시청자들은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다. 차라리 이들이 가공의 인물이었다면 오히려 공감이 갔을 법한 이야기다.

▲ 주인공 신하균의 연기 장면 [사진= MBC '미스터 백' 방송 캡처]

그뿐만 아니라 역사서에서 쓰여 있는 인물과 극 중 인물 간의 성격 역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나약하고 여성스러운 광해군과 콤플렉스에 빠져 누구도 믿지 못한 냉혹한 왕 선조라는 설정은 우리가 그동안 역사서에서 배운 그들의 캐릭터와는 다른 모습이다. 극중에서 이들을 평가하는 근거는 단지 관상학에서 말하는 '왕의 얼굴' 뿐이다.

이 밖에도 '왕의 얼굴'은 광해군과 선조의 주변에 있는 인물들조차  역사 고증과는 거리가 먼 캐릭터들이 즐비하다.

상식적인 역사에서 너무 빗나가면서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기 힘든 모습이다. 광해군의 역사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는 시청자들이 많다는 점은 '왕의 얼굴'에 큰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

마무리를 앞둔 '미스터 백'도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 내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70대 노인이 30대 젊은 삶을 다시 찾는다는 판타지 설정을 고려하더라도 드라마 내부에서 일어나는 기업 간 음모와 로맨스 등이 현실과는 너무 동떨어져 있다.

기업을 차지하고 빼앗는 과정과 극 중 주인공들 간 로맨스 라인에서 너무 잦은 우연과 과도한 설정이 이어지고 있다. 극 중 최신형(신하균 분)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은하수(장나라 분)가 반드시 연관되는 설정, 최대한(이준 분)과 홍지윤(박예진 분)의 러브라인을 무리하게 엮어 버리려는 듯한 설정 등이 좋은 예다.

배우들의 과도한 오버 연기도 문제다. 코믹에 초점을 맞추려 하다 보니 부담스러운 목소리 톤과 몸짓 등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시청자들은 공감을 얻지 못하며 자연스럽게 이탈하는 중이다.

▲ [사진=KBS 2TV '왕의 얼굴' 제공]

◆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

두 드라마는 시청자들이 무엇을 느끼고 싶고 어떤 내용의 극을 원하는지 제대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 시청자들이 알고 있는 기본적인 지식과 현실의 삶을 고려한 극의 내용이 최소한의 양이라도 필요한 것이다. 대중들의 상식적인 지식, 현실의 삶과 크게 동떨어진 극적 구성으로는 시청자들의 공감을 끌어내기는 매우 힘들다는 기본적 진리를 잊어서는 안 된다.

현재 두 드라마를 따돌리고 1위를 달리고 있는 '피노키오'를 보면 드라마에 무엇이 중요한지를 잘 알 수 있다. 이 드라마는 일반적으로 있을 법한 사건을 중심으로 기자들의 삶을 현실감 있게 그리고 있다. 비록 완벽한 현실의 재현을 하고 있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그래도 '공감'을 끌어낸다는 부분에서는 어느 정도 성공하고 있다.

18일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17일 방송된 '미스터 백'과 '왕의 얼굴'은 각각 9%(이하 전국기준)와 7.1%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2위와 3위에 머물렀다. 주목할 점은 두 드라마의 시청률이 계속해서 내림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역사를 배경으로 하건, 판타지를 소재로 하건 간에 시청자들이 '그럴 법한 내용과 캐릭터'에 자연스럽게 빠져들 수 있어야 한다. 과연 두 드라마가 시청자들의 공감을 끌어내는 반전을 이루고 내림세를 상승세로 바꿀 수 있을지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dxhero@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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