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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맨유 무리뉴 경질, 결국 과학이 된 3년차 악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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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맨유 무리뉴 경질, 결국 과학이 된 3년차 악몽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8.12.19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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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시작부터 위태위태했던 조세 무리뉴(55)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 결국 경질됐다. 몇 차례 위기를 넘기기도 했지만 계속되는 부진의 끝은 이별이었다.

맨유는 18일(한국시간) 무리뉴의 경질을 발표하며 그간 공로에 대해 감사를 표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위약금만 200억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됨에도 맨유는 결국 큰 지출을 감소하기로 했다.

2년차엔 잘만 나가던 무리뉴호는 맨유에서도 결국 3년차에 꼬꾸라지고 말았다.

 

▲ 조세 무리뉴 맨유 감독이 18일 팀으로부터 경질 통보를 받았다. [사진=AP/연합뉴스]

 

무리뉴는 2년차에 가장 빛나는 감독이다. 팀을 맡은 뒤 첫 시즌 적응기를 거친 그는 몰라보게 팀을 단단하게 만들었다.

레알 마드리드 사령탑으로 부임해서도 쉽지 않았던 첫 시즌과 달리 2011~2012시즌엔 프리메라리가 최다승점(100) 신기록(2012~2013시즌 바르셀로나와 타이)을 세우며 우승 트로피를 안겼다. 2013년 여름 첼시에서도 2번째 지휘봉을 잡은 뒤에도 무리뉴는 2년차에 EPL과 리그컵에서 나란히 팀에 우승을 선사했다.

그러나 3년차엔 한없이 추락했다. 레알에서 골키퍼 이케르 카시야스와 페페, 세르히오 라모스 등과 시즌 내내 문제를 겪은 무리뉴는 장기계약을 맺었음에도 결국 팀을 떠나야 했다. 첼시에서도 3년차엔 선수단과 불화를 일으키는 가운데 팀 순위가 16위까지 추락했고 결국 옷을 벗어야 했다.

맨유에서도 다르지 않았다. 2016~2017시즌 맨유의 지휘봉을 잡은 뒤 서서히 자신의 색깔을 입혀간 무리뉴호 맨유는 EPL에선 6위에 머물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출전 티켓도 얻을 수 없는 자리에서 시즌을 마쳤지만 리그컵과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와 리그컵에서 우승 트로피를 챙겼다.

 

▲ 무리뉴는 팀에 유로파리그와 리그컵 우승을 안겼지만 결국 리그 우승 타이틀은 선사하지 못한 채 팀을 떠나게 됐다. [사진=AP/연합뉴스]

 

2년차엔 비록 무관에 그치기는 했지만 팀을 정상궤도에 올려놨다. 리그에선 맨체스터 시티가 역대 최다 승점(100)으로 우승하는 바람에 우승컵 탈환엔 실패했지만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이 물러난 뒤 가장 좋은 성적으로 리그를 마쳤다.

그럼에도 무리뉴의 3년차 운명은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가시밭길이 기다리고 있었다. 레알과 첼시에서 2년차 때 우승을 차지하고도 다음 시즌 어려움을 겪었던 이유는 분명했다. 쉼 없이 달려오는 과정에서 선수들과 겪은 마찰이 문제가 됐다. 우승만을 바라보며 달려왔지만 목표를 달성하자 선수들로선 뒤를 돌아볼 여유가 생긴 것. 강압적이고 전술적 색깔, 선수 기용 방식이 뚜렷한 무리뉴에게 몸값이 비싼 선수들은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하물며 무관에 그친 맨유에선 2년차 이후 팀 분위기가 더욱 최악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었다. 공격보다 수비적인 전술을 짜는 무리뉴에 폴 포그바는 극도의 불만을 표출했고 둘은 공개된 훈련에서 불편한 감정을 내보이기도 했다.

맨유는 위기설이 들려올 때마다 무리뉴에 대한 신뢰에 이상이 없다고 밝혔지만 지난 17일 리버풀전 1-3 패배는 더 이상 신뢰관계를 유지할 수 없는 계기가 됐다.

 

▲ 무리뉴(오른쪽)와 사이가 좋지 않았던 포그바. 그는 무리뉴 경질 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의미심장한 사진을 올렸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포그바는 무리뉴의 경질 이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의미심장한 미소를 띈 사진을 올렸다. 물론 무리뉴와 관련된 직접적인 메시지를 남기진 않았지만 그 타이밍과 둘의 관계를 생각할 때 일상적인 포스팅으로만 여겨지지 않는다. 불화는 없었다고 주장했던 둘이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유다.

맨유는 리그 17경기를 치른 현재 7승 5무 5패(승점 26)로 6위에 놓여 있다. ‘빅6’ 중 가장 아래고 5위 아스날(승점 34)과 승점 차도 꽤나 벌어져 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에 올라 있지만 상대가 파리생제르맹(PSG)이고 남은 시즌을 임시 감독 체제로 끌고 갈 계획이어서 올 시즌은 큰 욕심 없이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신규 감독 후보로는 지네딘 지단과 로랑 블랑, 안토니오 콘테 등은 물론이고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홋스퍼 감독과 팀 레전드인 올레 군나르 솔샤르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 와중에 맨유는 구단 홈페이지에 솔샤르를 임시 감독으로 앉힌다는 내용을 올린 뒤 급하게 삭제했다. 사실상 내정됐지만 발표 시기를 조율하는 것으로 보인다.

퍼거슨 감독이 물너난 뒤 데이비드 모예스, 루이스 판 할, 무리뉴까지 거치며 6시즌 동안 리그에서 죽을 쑤고 있는 맨유가 다음 시즌엔 새 사령탑과 함께 명가의 자존심을 되살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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