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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14개월 아기 엄마' 김세영, 여전히 '통곡의 벽' 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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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14개월 아기 엄마' 김세영, 여전히 '통곡의 벽' 위용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02.02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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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종료 직전 현역 복귀, 양효진과 철벽 센터진 구축

[스포츠Q 민기홍 기자] 아직도 ‘통곡의 벽’이다. 김세영(34·현대건설)의 위력은 여전하다.

김세영은 1일 경기도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4~2015 V리그 여자부 5라운드 홈경기에서 10점을 올리며 팀이 KGC인삼공사를 3-0(25-14 25-19 25-22)으로 완파하는데 힘을 보탰다.

주전 4명이 두자릿수 득점을 올리는 이상적인 공격 패턴이었다. 김세영은 10점 중 7점을 블로킹으로 장식하며 여전히 리그 최정상급 센터임을 입증했다. KGC인삼공사는 외국인 거포 조이스를 제외하고는 단 한 명의 선수도 6점 이상을 올리지 못할 정도로 겁을 먹었다.

경기 전까지 2490개의 팀 블로킹을 기록하고 있던 현대건설은 이날 11개의 블로킹을 성공시켜 팀 역대 통산 2500블로킹을 돌파하는 금자탑을 쌓았다. 여자부 팀 중 2500블로킹을 돌파한 팀은 현대건설이 유일하다.

▲ 지난 시즌 종료 직전에서 현역으로 복귀한 김세영(오른쪽)은 이번 시즌 블로킹 2위를 달리며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 2번째 세터의 중요성, 양효진-김세영의 위력 

2일 현재 여자부 블로킹 1위는 양효진(현대건설)이다. 국가대표 간판 센터인 그는 세트당 0.92개를 기록해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다. 2위가 바로 김세영이다. 그는 KGC인삼공사전 맹활약을 바탕으로 김희진(IBK기업은행)을 제치고 버금자리로 올라섰다.

세트당 0.6개의 블로킹은 김수지(흥국생명), 배유나(GS칼텍스), 문명화(KGC인삼공사) 등 적게는 6세, 많게는 14세나 어린 후배들을 모두 제친 것이다. 최근 5경기 블로킹은 경기당 3.4개에 달한다. 이는 양효진과 정확히 똑같은 개수다.

현대건설이 ‘높이의 팀’이란 소리를 듣는 것은 양효진을 든든히 받치는 김세영 덕분이다. 현대건설은 6개 구단 중 세트당 블로킹 평균 2.71개로 2위 IBK기업은행(2.3개), 3위 GS칼텍스(2.03개)를 멀찌감치 따돌리고 이 부문 선두를 질주중이다.

많은 사령탑들이 1번 센터를 받쳐줄 2번째 센터 때문에 깊은 고민에 빠져 있지만 현대건설은 그렇지 않다. 1위 한국도로공사는 하준임의 더딘 성장세가 아쉽고 IBK기업은행과 흥국생명이 각각 김희진-유희옥, 김혜진-김수지 듀오를 보유하고 있지만 현대건설의 위력에는 미치지 못한다.

◆ '나도 아줌마 파워', 14개월 아기 엄마의 여전한 기량

▲ 공격력은 다소 무뎌졌지만 김세영(가운데)은 블로킹 능력만으로도 팀에 큰 도움을 주는 선수다. [사진=KOVO 제공]

파죽지세로 창단 첫 우승을 향해 달려가는 한국도로공사의 상승세 덕에 장소연-정대영 센터 라인이 크게 주목받았다. 합이 75세인 이 듀오는 코트를 잊지 못해 다시 돌아와 정신적 지주 역할을 수행하며 동생들을 이끌고 있다.

김세영도 마찬가지다. 부산 남성여고를 졸업하고 2000년 전체 1순위로 인삼공사에 입단한 그는 190cm에 달하는 높이를 바탕으로 국내 무대를 평정했다. V리그 원년이던 2005년에는 공격 성공률 39.04%를 기록해 센터임에도 공격상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국제대회 성적도 빛났다. 2003년부터 태극마크를 단 그는 월드그랑프리, 아시아선수권, 2004 아테네 올림픽 예선에서 부동의 주전 자리를 지켰다. 특히 강호 러시아를 상대로 홀로 20점을 폭발하는 공격 본능도 뽐냈다.

인삼공사에서 3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었던 2011~2012 시즌을 마치고 은퇴를 선언한 그는 출산 이후 2013~2014 시즌 종료 직전 현대건설 복귀를 선언했다.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김수지가 흥국생명으로 이적해 센터 공백이 생긴 현대건설로서는 천군만마나 다름없었다.

V리그 개막 전 한국배구연맹(KOVO)컵 대회에서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른 그는 본 시즌에 들어서도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공격력만큼은 왕년만 못하지만 그는 14개월 된 아기를 떠올리며 또 뛰어올라 상대 공격수들을 틀어막고 있다.

현대건설은 전날 승리로 승점 40점 고지를 밟으며 선두 한국도로공사와 격차를 3점차로 줄였다. ‘엄마 블로커’의 존재 덕분에 현대건설은 지난 시즌 12승18패로 5위에 그쳤던 굴욕을 완벽하게 만회하고 있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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