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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분석]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꾼 '킹캉' 강정호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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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분석]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꾼 '킹캉' 강정호 출발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3.04 11: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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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시범경기부터 홈런, 긴장 푸는 계기…"한국과 MLB 투수 큰 차이 못 느껴"

[스포츠Q 박상현 기자]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한 '킹캉(kingkang)' 강정호(28·피츠버그 파이리츠)가 시범경기 데뷔전부터 홈런을 신고했다. 두 타석만에 때린 첫 안타가 홈런이 되면서 강한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됐다.

강정호는 4일(한국시간) 오전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의 플로리다 오토 익스체인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시범경기 개막전에 6번 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전, 두번째 타석만에 홈런을 터뜨렸다.

이날 강정호는 세차례 타석에 들어서며 2타수 1안타 1볼넷 1타점을 기록했다. MLB 공식 데뷔전은 아니었지만 첫 실전에서 제대로 신고를 했다.

또 강정호는 수비에서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깊은 인상을 남겼다. MLB에서 활약하는 타자들의 타구 속도가 빨라 고전할 수도 있다는 예상은 일단 빗나간 느낌이다.

자신감이라는 큰 선물을 받은 강정호는 일단 자신의 성공시대 서막은 열었다. 감독 등 코칭스태프들도 자신을 유심히 지켜보고 팀 동료 역시 강정호의 타력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는 중이다. 시범경기, 그리고 앞으로 벌어진 공식전에서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 성공시대가 '롱런'일지 반짝일지가 결정된다.

◆ 시범경기지만 첫 경기 홈런만으로 큰 의미

물론 시범경기와 공식경기는 차원이 다르다. 시범경기는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치르기 때문에 상대 선수들의 기량이 최고조로 올라온 시기가 아니다.

또 상대팀들도 MLB 공식경기에 나오는 특급 선수들을 내보내지 않는다. 특급 선수나 주전급은 대부분 시범경기 중후반쯤에 내보내 컨디션은 개막전에 맞춘다.

실제로 강정호가 홈런을 때려낸 투수는 토론토의 주전 선수라고는 할 수 없는 마르코 에스트라다였다. 2008년 MLB에 데뷔한 에스트라다는 선발과 중간 계투를 오가며 7시즌 동안 154경기에 나서 23승 26패, 4.23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무엇보다도 에스트라다는 지난 시즌 150⅔이닝을 던지면서 29개의 홈런을 허용했다. 류현진이 지난해 152이닝을 던지면서 8개의 홈런을 맞은 것을 생각한다면 에스트라다는 '홈런 공장장'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도 강정호가 첫 경기에서 홈런을 터뜨린 것은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는 측면에서 분명 의미가 있다. 미국 CBS 스포츠는 "강정호가 지난해 29개의 홈런을 맞은 에스트라다를 상대로 홈런을 때렸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그래도 시범경기 첫날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강정호도 자신감이라는 소중한 자산을 얻었다. 강정호는 지난 3일 자체 청백전을 치른 뒤 지역 일간지인 피츠버그 트리뷴 리뷰를 통해 "MLB에 적응하기 위해 단계를 밟아가고 있다"며 "아직까지는 한국과 MLB의 투수에서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MLB 투수의 수준은 분명 한국 투수보다 한 수 위다. 공의 속도는 물론이고 움직임이나 다양한 변화구, 브레이킹볼까지 MLB 투수들의 노련함은 한국 투수에 비할 바가 아니다. 그럼에도 강정호가 "큰 차이가 없다"고 말한 것은 기 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뜻도 담겨있다.

강정호는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도 "어디를 가도 경기는 같다. 얼마나 자신있게 하느냐에 따라 내용이 달라지기 때문에 자신감을 갖고 경기를 풀어가겠다"며 "가운데 실투를 제대로 받아쳤다는 것도 좋고 첫 단추를 잘 끼운 것 같다. 느낌이 좋은만큼 좋은 모습을 계속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 공격보다 더욱 빛난 수비, 2회말 아웃카운트 모두 잡아내

피츠버그 트리뷴 리뷰는 그의 홈런보다 수비 능력에 더욱 관심을 뒀다. 이 신문은 "강정호가 2회말 아웃카운트 3개를 모두 잡아냈다. 더블 플레이를 잡아낸 뒤 2루 쪽으로 시프트(수비위치 조정)해 저스틴 스모아크의 땅볼을 잡아내 이닝을 끝냈다"고 전했다.

강정호는 첫 수비부터 좋았다. 1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러셀 마틴과 호세 바티스타의 땅볼 타구를 침착하게 처리한 강정호는 2회말 무사 1루에서 조시 도날드슨의 땅볼 타구를 잡아 2루를 밟은 뒤 공을 1루로 던져 더블 플레이를 완성했다.

이어 강정호는 수비 포지션을 2루쪽으로 치우치게 잡았고 스모아크의 땅볼을 무리없이 처리했다. 만약 강정호가 2루쪽으로 가지 않았다면 2루수 션 로드리게스가 역동작으로 잡을 수 밖에 없어 내야안타가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바로 2루 뒤쪽에 위치하면서 스모아크의 땅볼을 물 흐르듯이 처리했다.

이에 대해 강정호는 "덕아웃의 신호도 있었고 션(로드리게스)과 대화를 통해 자리를 옮겼다"고 말했다. 수비에서 가장 중요한 의사소통 능력 역시 아직까지는 문제가 되지 않는 모습이다. 아직 영어가 서툴러 통역자의 도움을 받긴 하지만 기초적인 의사 소통은 가능한 수준이다.

강정호는 MLB로 떠나기 전 인터뷰에서도 "영어가 부족하긴 하지만 야구는 어디나 다 똑같다. 야구와 관한 의사소통은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한바 있다.

강정호는 또 MLB 시범경기 데뷔전이라고 해서 크게 긴장도 하지 않았다. 물론 공식경기에 가게 되면 어떻게 달라질지는 모르지만 어디서나 경기는 같다는 말로 긴장을 풀었다.

강정호는 피츠버그 트리뷴 리뷰를 통해 "긴장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경기를 즐겼다"며 "아주 조그만 순간순간이라도 이를 즐기려고 했다"고 말했다. 경기를 즐기는 모습과 자신감있게 경기를 플어가려는 노력은 강정호가 MLB에 적응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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