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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의 'Z' 세리머니, 진정한 해적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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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의 'Z' 세리머니, 진정한 해적이 되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3.04 2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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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시범경기 데뷔 홈런 뒤 피츠버그 특유의 '졸탄 사인'…새로운 팀 분위기 적응 증거

[스포츠Q 박상현 기자] 강정호(28·피츠버그 파이리츠)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새로운 소속팀에서 빠르게 적응해나가고 있다. 해적 군단의 일원으로 팀 동료들로부터도 인정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

강정호는 4일(한국시간) 오전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의 플로리다 오토 익스체인지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시범경기 원정에서 3회초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때려냈다.

물론 시범경기이기 때문에 공식전 홈런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피츠버그의 유니폼을 입고 처음으로 치른 경기에서 두 타석만에 때린 안타가 홈런이라는 점은 의미가 깊다.

미국 언론이나 MLB 전문가들은 강정호가 지난해 KBO리그에서 40개의 홈런을 때렸지만 타고투저 현상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평가절하했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강정호의 올 시즌 홈런을 15개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강정호가 두 타석만에 홈런으로 첫 안타를 때린 것에 대해 미국 현지에서도 깊은 인상을 받은 모습이다. CBS 스포츠는 토론토 투수 마르코 에스트라다가 지난해 29개의 홈런을 허용한 선수라고는 하지만 이제 막 첫 경기를 치르고 강정호가 데뷔전을 치렀다는 점 때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강정호는 홈을 밟은 뒤 손으로 'Z'를 그리는 세리머니를 펼쳐보였다. 강정호는 지난 3일 현지 한국 취재진들에게 홈런을 칠 경우 특별한 세리머니를 하겠다고 했는데 바로 손으로 Z를 그리는 것이었다.

이는 강정호 특유의 세리머니가 아니라 피츠버그의 전통이다. '졸탄(Zoltan)'이라고 부르는 이 행위는 2012년부터 시작된 피츠버그 특유의 세리머니다.

2012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원정경기를 앞두고 터너필드의 원정팀 클럽하우스에서 '내 차 봤냐(Dude, Where's My Car)'라는 코미디 영화를 보고 이 세리머니를 하기 시작했다.

당시 피츠버그 내야수 닐 워커는 피츠버그 일간지인 피츠버그 가젯과 인터뷰에서 "애틀랜타와 원정 시리즈는 매우 힘든데 코미디 영화를 보고 팀 분위기가 밝아지고 가벼워졌다. 이후 졸탄을 의미하는 Z 세리머니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후 이 세리머니는 홈런을 치거나 수비에서 더블 플레이를 엮어낼 때 쓰는 것으로 자리잡았다.

강정호가 유격수나 2루수로 선발 출전한다면 그만큼 더블 플레이를 잡아낼 일도 많아진다. 여기에 홈런까지 때려내면 금상첨화다. 강정호가 Z 세리머니를 많이 하면 할수록 피츠버그는 더욱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게 된다.

또 강정호가 첫 경기에서 Z 세리머니를 보여줌으로써 이미 피츠버그 팀 동료들과 친해지고 융화되기 시작했다는 것도 함께 보여줬다.

낯선 외국에서 쉽게 적응하려면 동료들과 친해지고 친구들을 많이 만드는 것이다. 류현진(28·LA 다저스)도 그랬다. 강정가 MLB에서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을 Z 세리머니가 보여주고 있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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