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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의 드라마Q] 막장 '전설의 마녀' 고주원 살렸다, 다시 죽이고 '큰 걸'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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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의 드라마Q] 막장 '전설의 마녀' 고주원 살렸다, 다시 죽이고 '큰 걸' 잃었다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5.03.08 12: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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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박영웅 기자] MBC 주말드라마 '전설의 마녀'가 끝내 '막장드라마'라는 오점을 남기고 말았다. 그동안 '전설의 마녀'는 죽은 인물로 알려진 인물을 프로그램에 등장시키며 논란을 몰고 왔다. 하지만 이 인물을 다시 죽이면서 '막장의 길'을 스스로 선택하고 말았다.

7일 방송된 '전설의 마녀'는 얼마 전 살아 돌아온 문수인의 남편이자 신화그룹의 장남 마도현(고주원 분)이 끝내 숨을 거뒀다. 지난 회에서 아버지 마태산(박근형 분 )의 죗값을 대신 치르기 위해 검찰에 자진 출두한 마도현은 병세가 악화해 눈을 감았다.

▲ [사진=MBC '전설의 마녀' 제공]

차도현의 죽음은 시청자들은 또 다시 당혹감에 빠뜨렸다. 지난 2월 드라마 종영 4회를 남기고 투입된 차도현은 '이미 죽은 인물'이었다.

드라마는 시작 당시 문수인의 남편 차도현이 사고로 죽음을 맞았다. 이로 인해 외톨이가 된 문수인은 마 씨 일가의 음모와 모함 속에 홀로 맞서며 극의 내용을 이끌었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제작진은 마도현을 살려냈다. 헬기사고 전 교통사고가 났던 차도현을 차앵란(전인화 분)이 그를 빼돌려 2년간 보호하고 있었다는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을 통해서였다.

제작진의 이런 뜻밖의 선택으로 극은 뒤죽박죽이 돼버렸다. 문수인과 남우석(하석진 분)의 아름다웠던 로맨스 라인이 붕괴했다. 문수인은 신화그룹과의 정면대결을 펼치려고 했던 열정이 사라졌고 눈물의 여인으로 변해 버렸다. 애초부터 잘 흘러가던 극을 뒤흔들어 놓는 결과를 만든 것이다.

문제는 여기까지가 아니다. 제작진은 엉뚱한 방식으로 살려냈던 차도현이 극 중 로맨스 라인과 복수 시나리오에 방해가 되자, 그를 한 번 더 죽음으로 내몰았다.

▲ [사진=MBC '전설의 마녀' 방송 캡처]

지난 교통사고 이후 뇌혈관의 문제를 가지고 있던 차도현은 아버지의 악행을 덮기 위해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특히 남우석에게는 문수인을 잘 부탁한다는 유서까지 남겼다.

차도현은 극 중 복수와 로맨스 라인의 자극성을 높이기 위해 투입됐지만 그의 필요성이 사라지자 다시 무덤으로 돌려보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이처럼 무리한 차도현의 등장과 퇴장으로 이 드라마는 큰 것을 잃게 됐다. 그동안 약간의 '막장기'는 있으나 높은 완성도를 자랑했던 드라마의 일관된 구성을 잃게 됐다. 문수인과 남우석이 우여곡절 끝에 만나 사랑을 하고 두 사람이 힘을 모아 신화그룹을 붕괴시킨다는 중심 내용이 훼손된 것이다.

▲ [사진=스포츠Q DB]

그동안 우리나라에는 많은 막장 드라마들이 등장하고 사라져 왔다. 하지만 이번 '전설의 마녀' 사례는 특이하다. 시청률 타개와 내용구성의 모순을 틀어막기 위해 막장 내용을 시도됐던 기존 드라마와 전개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오히려 호평을 받던 드라마가 느닷없이 개연성 없는 막장 내용을 시도하면서 의아한 느낌마저 들게 했다. 실제 시청률을 봐도 알 수 있다. 차도현 등장 전 30%를 넘던 시청률은 이후 20%대로 추락했고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전설의 마녀'는 이제 종영까지 1회를 남기고 있다. 과연 이 드라마는 스스로 막장 내용을 통해 훼손한 극의 중심내용을 얼마나 회복시킬 수 있을까?  어떤 식으로든 종착역을 앞두고 뒤틀린 플롯 라인을 바로 잡아 당초의 완결성을 되찾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래서 이 드라마의 전개방식은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을 듯하다.

dxhero@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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