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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의 드라마Q] 사극 '빛나거나 미치거나' 강력한 코믹에 시청자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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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의 드라마Q] 사극 '빛나거나 미치거나' 강력한 코믹에 시청자 놀랐다!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5.01.20 1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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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박영웅 기자] 출발은 가벼운 터치로 빛났다. MBC 새 월화드라마 '빛나거나 미치거나'가 사극이라는 장르를 뛰어넘는 '코믹' 내용을 쏟아내며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19일 처음 방송된 '빛나거나 미치거나'는 겉모습만 사극이었을 뿐이다. 웬만한 '로코물'을 능가하는 코믹과 로맨스가 강하게 버무려져 있었다.

▲ [사진=MBC '빛나거나 미치거나' 제공]

'빛나거나 미치거나' 첫 회의 분위기는 '반전'의 연속이었다. 극 초반에는 정통사극의 전형을 따랐다. 고려의 태조 왕건이 정치적 논리로 인해 자기 아들 왕소(장혁 분)를 궁 밖으로 내치는 모습이 중심이었다. 이후 왕건은 나라를 세우는 과정에서 탄생한 수많은 공신의 견제를 받자 아들 왕소를 다시 궁으로 불러들였다.

극은 실제 역사 기록인 고려 초기의 불안한 정치상황을 다루며 정통사극 못지 않은 긴장감과 무게감을 선보였다. 하지만 반전이 시작됐다. 극 중반부터 훗날 고려의 핏빛 군주이자 개혁 군주로 평가받는 왕소(훗날 제4대 광종)가 일반 로코물에서나 등장하는 웃음기 많고 로맨틱한 남성 캐릭터로 뒤바뀐 것이다.

왕소는 아버지 왕건을 시해하려던 자객들을 쫓아 중국으로 향했고 그곳에서 거대 상단의 방주 신율(오연서 분)을 만났다.

오빠의 실수로 중국의 장군과 결혼할 처지에 놓였던 신율은 직접 일일 신랑 대역을 찾는 과정에서 왕소를 지목했다. 왕소에게 한눈에 반한 신율은 왕소를 보쌈했고 강제 일일 결혼식을 치렀다. 둘은 이를 계기로 사랑이 싹트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처럼 둘의 만남은 우연과 코믹이 뒤엉키며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줬다.

비록 드라마가 정통사극이 아닌 퓨전 사극이지만 이런 내용은 시청자들을 꽤 당황하게 만들었다. 고증이나 사서에 없다는 점은 차치하더라도, 과정에서 보여준 코믹 연기에는 시트콤 수준의 웃음기가 들어 있었다.

▲ [사진=MBC '빛나거나 미치거나' 제공]

역대 퓨전 사극 중 가장 가벼운 터치로 재미있는 내용이 연출됐다. 이런 모습은 앞서 제작진이 밝혔던 기획의도와 맞아 떨어진다.

제작발표회 당시 제작진은 "'빛나거나 미치거나'의 초반 내용은 가볍고 알콩달콩한 로맨스 위에 강력한 코믹연기를 바탕으로 극이 진행될 것"이라며 "후반부부터 무겁고 진지한 사극으로 변신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쉽지 않은 작업이다. 하지만 일단 첫회는 제작진의 참신한 시도가 제대로 맞아떨어졌다. 현재 방송 중인 경쟁작들이 9%대의 치열한 시청률 경쟁을 펼친 가운데 '빛나거나 미치거나'는 7.9%(닐슨 제공, 이하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시작치고는 매우 준수한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시청자들 역시 퓨전 사극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의 쉽고 가벼운 웃음기에 매력을 느낀 것이다. 특히 장혁과 오연서의 케미가 여느 로맨스 물 못지 않은 재미를 줬다는 점, 일반 사극 분위기를 생각했지만 큰 반전이 있었다는 점 등이 시청자들에게는 신선하게 다가왔을 것으로 분석된다.

▲ [사진=MBC '빛나거나 미치거나' 방송 캡처]

앞으로가 문제다. 어찌 됐든 이 드라마는 역사를 토대로 한 퓨전 사극인 만큼 진지하고 무거운 내용이 계속해 쏟아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극은 초반부터 시청자들에게 가볍고 코믹한 모습으로 너무 강력하게 다가갔다. 중반 이후 분위기 전환이 쉽지 않아 보인다.

한참 웃기는 캐릭터를 소화한 왕소 장혁이 진지하고 폭군 기운이 넘치는 광종의 역을 어떻게 수행할지도 걱정이다. 성격의 급격한 변화를 상쇄할 수 있는 치밀한 연출력이 열쇠가 될 전망이다.

결국 '빛나거나 미치거나'는 재미와 진지함, 감동까지 모두 세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퓨전 사극으로서 쉽지 않은 위치에 놓여 있는 모양새다.

앞으로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올까? 타이틀에 담긴 '빛나다'와 '미치다'라는 상반된 느낌을 어떻게 마지막 순간까지 절묘하게 배합해낼지 지켜볼 일이다.

dxhero@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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