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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의 드라마Q] 2%부족했던 '미녀의 탄생' 한예슬·주상욱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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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웅의 드라마Q] 2%부족했던 '미녀의 탄생' 한예슬·주상욱만 남았다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5.01.12 11: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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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박영웅 기자] '소재의 식상함을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 SBS 주말드라마 '미녀의 탄생'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지만 뒷맛은 개운치 않았다.

이 드라마는 한예슬, 주상욱이라는 인기 스타를 포진시키며 시작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시청률과 작품성 부분에서 시원치 않은 평가를 받으며 시청자들의 곁을 떠났다. 스타의 이름값에 못 미치는 2% 부족했던 몇 가지 부분들이 이런 결과를 만들었다.

▲ [사진=SBS '미녀의 탄생' 제공]

◆ '미녀는 괴로워'의 굴레 '시작부터 끝까지 식상했다'

11일 방송된 '미녀의 탄생' 마지막회는 권선징악의 마무리였다. 이날 사라(한예슬 분)와 한태희(주상욱)는 자신들을 끊임없이 괴롭히고 모함하던 이강준(정겨운)과 한민혁(한상진)에게 복수하는 데 성공했다.

그동안 극에서 이강준은 성형수술 이전에 못생긴 조강지처 사라를 배신했다. 이후에도 성형수술로 예뻐진 사라와 그의 조력자 한태희에게 각종 불법을 저지르며 끝까지 악행을 일삼았다. 한민혁 역시 한태희와 사라가 추진하던 모든 일에 대해 음모를 부렸다.

결국, 두 사람은 한태희와 사라가 파놓은 함정에 걸려들었고 법적인 처벌을 받으며 몰락했다. 모든 악행을 심판한 한태희와 사라는 서로에 대한 진정한 사랑까지 확인하며 행복한 결말을 맞았다.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전형적인 마무리였다. 반전이나 새로움은 없었다.

'미녀의 탄생'은 초반부터 우려를 모았던 '성형 복수극'이라는 식상한 소재를 극복하지 못했다. 이 소재는 수년 전 영화와 드라마로 방송된 '미녀는 괴로워'의 내용과 흡사하다. 세상의 학대를 받던 못생긴 여자가 아름다운 미인으로 다시 태어나면서 복수를 하는 내용이 중심이다.

워낙 비슷한 소재를 사용했기에 마지막만큼은 반전이나 전혀 다른 내용을 시도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졌지만 모두 빗나갔다. 대부분 예상한 내용이었다. 이 드라마는 '미녀는 괴로워'의 리메이크 수준이라는 평가를 피할 수 없게 됐다.

▲ [사진=스포츠Q DB]

◆ 한번에 해결? '떨어지는 개연성 그리고 복잡했던 장르'

인물과 사건의 개연성이 떨어진 점도 큰 문제였다.

예를 들면 극에서 한태희는 상심증후군이라는 병에 걸려 항상 고통을 받고 있었다. 하지만 간단하게 이 병을 고쳤고 100% 완쾌되는 능력(?)을 발휘한다. 드라마는 한태희가 상심증후군을 고치는 과정에 대해 어떠한 설명이나 타당한 이유가 없었다. 단지 사라를 만나서 병이 치유됐다.

또한, 이강준은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었음에도 검사의 비리를 이용해 출소하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을 성공한다. 또 한 명의 악역인 한민혁 역시 자신의 사회적 권력보다 더욱 강력한 힘으로 법 집행까지 마음대로 조정하는 힘을 발휘했다. 그러나 이토록 강력했던 권력을 가진 한민혁의 막판 몰락의 과정은 매우 허술하기만 했다.

이 사례들 외에도 '미녀의 탄생'은 개연성이 부족한 사건의 등장과 해결이 별다른 설명 없이 계속해서 반복됐다. 드라마에서 개연성은 내용 전개에 논리성과 사실성을 제공하기 때문에 기본적이면서 매우 중요하다.

장르 측면에서도 '미녀의 탄생'은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어필하지 못했다. 여러 장르를 섞어 구성한 때문이었다. 이 드라마가 표방한 장르는 로맨틱 코미디물이었다.

하지만 극은 진행될수록 코믹과 멜로 위에 스릴러와 판타지 등 여러 장르가 뒤섞여 버렸다. 시청자들은 가뜩이나 떨어지는 개연성 위에서 복잡하다는 생각마저 들 수밖에 없었다.

▲ [사진=스포츠Q DB]

◆ '한예슬 주상욱의 로맨스'만은 살았다

'미녀의 탄생'에서 그나마 평가받을 부분은 한예슬과 주상욱의 로맨스 부분이었다. 두 배우의 조합은 최근 방송된 드라마들의 커플 연기 중 수준급이었다.

다소 엉뚱하고 무엇인가 부족했지만 사랑 앞에서는 뭐든 희생할 줄 알았던 사금란, 까칠하지만 이런 그녀를 뒷받침해 주는 한태희의 캐릭터 조합은 매우 잘 맞아떨어졌다.

또한, 베테랑 연기자들인 한예슬과 주상욱의 물오른 연기 역시 이들 캐릭터를 제대로 살려줬다. 시청자들은 두 배우로부터 만족스러운 로맨틱 연기를 볼 수 있었다.

'미녀의 탄생'은 이처럼 크게 부족했던 부분과 약간의 만족스러웠던 부분을 모두 안고 시청자 곁을 떠났다.

비록 떨어진 완성도로 인해 낮은 시청률(7.2% 같은 시간대 드라마 최하위 닐슨제공, 전국 기준) 을 기록했지만, 앞으로 방송될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들에 지켜야 할 좋은 사례를 남긴 것만은 분명하다. 이를 바탕으로 더 좋은 '로코물'들이 나오길 기대해 본다.

dxhero@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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