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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백' 박주영, "제가 왔다고 흥행이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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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백' 박주영, "제가 왔다고 흥행이 될까요?"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03.11 12: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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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단식 기자회견 일문일답, "재밌다고 느끼는 공격적 축구 노력"..."대표팀 승선 논할 시기 아니다"

[스포츠Q 민기홍 기자] “제가 왔다고 흥행이 될까요? 팬들이 재밌다고 느끼도록 공격적인 축구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2005년대 중반 신드롬을 일으켰던 공격수의 복귀에 K리그가 들뜨고 있다. 흥행 대박에 대한 기대감이 피어오르지만 정작 당사자는 스스로를 낮췄다.

방황하던 박주영(30)이 돌아왔다.

그는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입단식과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으로 컴백한 소감, K리그 흥행, 동료들의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우승에 대한 소감, 미디어와의 관계 등에 대해 속내를 털어놨다.

▲ [서울월드컵경기장=스포츠Q 이상민 기자] 박주영(오른쪽)이 11일 최용수 감독과 입단식을 겸한 기자회견에 참석해 7년 만에 K리그에 복귀한 소감을 밝히고 있다.

FC 서울 장기주 사장, 최용수 감독과 함께 검은 양복을 입고 회견장에 들어선 박주영은 91번 유니폼을 입고 최 감독과 함께 자리에 앉아 취재진의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감독님께서 조언해주신 것이 한국으로 돌아오는데 결정적인 도움이 돼서 편안하게 돌아올 수 있었다”며 “경기장에서 하는 것에 따라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다. 남은 시간동안 철저히 준비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프랑스를 시작으로 잉글랜드, 스페인, 사우디아라비아 등을 거친 그는 전날 서울과 3년 계약을 맺고 7년 만에 K리그로 복귀했다. 2005년 프로 생활을 시작한 서울에 둥지를 튼 그는 서포터즈 수호신과 친정팀에 대한 진한 애정을 보이며 "컨디션을 끌어올려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동안 인터뷰하기 어려운 선수, 미디어와 팬들과 가장 소통이 없는 선수라는 점에 대해서는 “구단에서 인터뷰하는 것에 대해 피할 생각은 없다”며 “감독님 말씀처럼 구단 홍보팀과 잘 상의해서 조언도 구하고 적절하게 잘 하겠다”는 변화 의지를 보였다.

다음은 박주영과의 일문일답.

- K리그로 돌아온 소감은.

“돌아올 수 있도록 도움주신 감독님과 구단 관계자분께 감사드린다. 쉽지 않은 선택이셨을 것이다. 나도 개인적으로 쉽지 않았지만 감독님께서 조언해주신 것이 한국으로 돌아오는 결정적인 도움이 돼서 서울로 편안하게 돌아올 수 있었다. 어떤 말보다도 경기장에서 하는 것에 따라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다. 남은 시간 동안 철저히 준비해서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하겠다.”

- 7년 만이다. 어떤 각오로 뛰겠나. 

“구단과 감독님께서 여건을 만들어주셨다. 서울에서 프로 생활을 처음 시작했다. 이곳을 통해 유럽으로 갈 수 있었다. 마음 속에서 은퇴는 친정에서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수호신과 보낸 시간들이 큰 추억으로 남아 있다. 팬분들이 함성으로 추억을 선사해주셨다면 나도 선수 생활을 마무리해가는 시간이고 앞으로 뛸 날이 많지 않은 것 같다. 이제는 내가 추억, 재밌는 경기를 보여드리도록 노력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 [스포츠Q 이상민 기자] FC 서울의 유니폼을 입은 박주영이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입단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등번호로 91번을 택한 이유는. 

“특별한 이유는 없다. 남는 번호라 감독님과 이야기하고 결정했다.”

- 아스널에서 뛸 때 벵거 감독의 언질이 있었는지. 

“벵거 감독은 특별히 이야기를 하시는 분이 아니다. 경기 나가지 못했던 부분은 그 분이 보시기에 내가 부족해서라고 생각한다. 많이 뛰고 싶은 생각은 했다. 다른 팀들 찾아봤다. 속상하다고 해서 상황은 변하지 않는다.”

- 국내 복귀한 결정적인 계기는. 

“감독님께서 말씀해주신 부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는 망설이고 있었고 다른 팀도 알아보는 상황이었다. 편안하게 와서 열심히 하면 잘 될 거라고 터놓고 이야기해주셔서 마음을 먹게 됐다.”

- 한국으로 복귀하기까지 가장 어려웠던 장애물은. 

“어쨌든 한국으로 돌아오는 것은 결단해야 하는 부분이다. 선수 생활을 어떻게 이어나갈 것인지, 언제 어떻게 선수 생활을 마무리할 것인지 고민이 많다 보니까 결정하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 구단과 감독님이 이야기해주셔서 편해졌다.”

- 몸 상태는 어느 정도인지. 

“정확히 말씀드리면 지난해 12월 중순까지는 모든 경기 다 뛰었다. 팀에서 감독님 바뀌는 문제 속에서 경기를 나가지 못했다. 훈련을 꾸준히 해왔기 때문에 새로운 팀에서 훈련하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려야 할 것 같다.”

- 변할 수 있겠다는 마음가짐, 속내를 털어놓았으면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특별하게 변하겠다 말씀드리기보다는 서울 안에서 대표로 인터뷰하는 것에 대해서는 피할 생각은 없다. 감독님 말씀처럼 구단 홍보팀과 잘 상의해서 조언도 구하고 적절하게 잘 하면 될 것 같다.”

- 지난 1월 호주 아시안컵을 어떻게 봤는지.

“사우디에서 경기를 봤다. 사우디전 평가전도 봤다. 그 친구들은 한국이 호주한테 질 것이라고 이야기하더라. 결승전에서 져서 아쉬웠다. 대표선수가 아니었기 때문에 팬의 한 사람으로서 응원했다. 선수들과 메시지 연락하면서 우승을 바랐다. 좋은 성적 낸 것은 축하할 일이다.”

- 앞으로 러시아 월드컵 예선이 있는데. 

“지금 내가 그 부분에 대해 말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내 권한이 아니다. 내가 할 것은 서울 훈련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 보이는 것이 우선이다.”

▲ [서울월드컵경기장=스포츠Q 이상민 기자] 박주영(오른쪽)이 장기주 사장으로부터 91번 유니폼을 전달받아 착용하고 있다.

- 친정팀 계약이다. 기간이 3년인데. 유럽 진출은 포기인가. 

“일단은 여기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앞으로의 일은 나도 잘 모른다. 3년 후에는 내가 그만둘 수도 있다. 요즘 같아서는 오래 할 수도 있고... 상황, 여건 봐야할 것 같다. 잘 하지 않으면 앞으로의 일은 불가능하다. 지금 이 순간에만 초점을 맞출 것이다.”

- 2011년 이후 부진 이어졌는데. 어떤 마음가짐인가.

“감독님이 명예회복해야 하지 않겠느냐 말씀하셨다. 도와줄테니 열심히 뛰라고. 나는 명예를 회복해야겠다는 생각은 단 한 번도 없다. 나는 축구선수, 프로로서 경기를 나가고 싶어하는 열망이 있다. 좋은 모습 보여줄 수 있도록 하겠다.

- 2005 년 신인 때 K리그에 흥행을 일으켰는데. 

“내가 왔다고 흥행이 될까? 그렇게 생각은 안 한다. 많은 관중이 오려면 재밌다고 느껴야 하는 것이다. 그런 부분들을 느끼도록 감독님 지시 하에 공격적인 축구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관중, 서포터들이 생겨날 것이라고 본다.”

- 해외리그 경험을 통해 얻은 성과는. 

“성과는 모르겠다. 아쉬운 부분은 경기를 많이 뛰지 못한 점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대표팀이나 K리그 경기 안할 때도 선수들과 이야기하지만 K리그가 외국과 절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수준도 근접해 있다. 경쟁력 있는 리그다.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서 경기를 많이 뛰는데 신경을 쓸 것이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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