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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패스 미래까지 밝힌 '하종화의 딸' 하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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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패스 미래까지 밝힌 '하종화의 딸' 하혜진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03.13 1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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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점 높은 공격, 준수한 리시브에 막내다운 파이팅까지... 개인 최다 14점 폭발

[스포츠Q 민기홍 기자] 정규시즌 1위 한국도로공사가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값진 성과를 얻었다.

주전 멤버들을 대거 제외시켰음에도 풀세트 접전을 벌인 것. 정규리그를 마무리하는 자리에서 홈팬들에게 사상 첫 우승컵을 안기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은 물론 ‘미래도 걱정 말라’는 메시지를 확실하게 전했다.

그 중심에 하혜진(19)이 있었다.

그는 12일 성남실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4~2015 V리그 홈경기 KGC인삼공사전에서 백어택, 블로킹 하나씩 포함 14점을 기록했다. 공격점유율은 김미연, 김선영보다 낮았지만 공격성공률 37.14%는 팀 내에서 가장 높은 수치였다.

▲ 하혜진은 12일 성남 홈경기 KGC인삼공사전에서 14점을 올리며 자신이 가진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사진=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 제공]

미래를 책임질 유망주의 기량 점검을 마친 도로공사는 기분 좋게 챔프전을 맞이할 수 있게 됐다.

◆ 공격력-리시브-파이팅, 모두 합격점 

시즌 내내 출장 기회를 잡지 못했던 한풀이를 제대로 했다. 하혜진이 코트에 들어서자 흐름이 뒤바뀌었다.

탈꼴찌를 노리는 KGC인삼공사는 경기 초반 맹공을 퍼부었다. 도로공사는 1세트를 12점차로 뒤진 채 내줬다. 서남원 감독은 2세트 들어 스타팅으로 기용했던 고예림을 빼고 하혜진을 투입했다. 긴장감이 떨어졌던 경기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

하혜진은 타점 높은 공격으로 스파이크를 때려넣으며 분위기를 돌렸다. 김선영과 김미연이 막힌 가운데 주공격수로 나서며 16-22의 열세를 뒤집는데 앞장섰다. 리시브도 나쁘지 않았고 이제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막내답게 파이팅도 넘쳤다.

불이 붙은 그는 3,4세트에서도 7점을 올리며 제몫을 톡톡히 해냈다. 이날 경기 전까지 그가 코트를 밟은 적은 4경기, 득점은 단 2점에 불과했다. 하혜진은 단 한 경기를 통해 자신의 존재감과 잠재력을 확실하게 각인시키는데 성공했다.

왜 도로공사가 그를 전체 3순위로 지명했는지 알 수 있는 경기였다.

◆ 외인 트라이아웃제 시행, 레프트 한 자리 두고 도전장 

하혜진은 이재영-다영 쌍둥이 자매와 함께 진주 선명여고 전성기를 연 주역이다. 지난해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는 이재영과 함께 공격을 나눠 맡으면 경기당 15점 내외의 득점을 꾸준히 기록할 정도로 공격력만큼은 인정받았다.

▲ 하혜진(오른쪽)은 신인 드래프트 당시 '하종화의 딸'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도로공사의 두꺼운 선수층으로 인해 자리를 잡지는 못했다. [사진=스포츠Q DB]

기량도 기량이지만 그가 더 크게 주목을 받은 이유가 있다. ‘하종화의 딸’이기 때문이다. 현역 시절 현대자동차서비스의 주공격수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하종화 전 감독의 DNA를 물려받은 그는 181cm 60kg의 좋은 체격을 지니고 있어 더욱 기대를 모은다.

황민경에 김선영, 김미연, 고예림까지. 이번 시즌에는 문정원이 레프트로 돌아 빼어난 활약을 펼치는 바람에 설 자리를 잃었다. 고교 동기인 이재영과 이다영이 미디어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올스타전까지 출전하는 사이 하혜진은 ‘닭장(웜업존)’에서 선배들을 응원해야만 했다.

실망할 필요가 없다. 4년간 눈물을 흘린 뒤 햇살을 받은 문정원이란 케이스가 바로 옆에 있다.

환경도 그를 돕는다. 다음 시즌부터는 자유계약이 아닌 용병 트라이아웃 제도가 실행돼 니콜 포셋같은 초특급 외국인선수가 국내에 오기 힘들어질 전망이다. 하혜진같은 준수한 토종 공격수들은 보다 많은 기회를 얻을 수밖에 없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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