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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 '여자 셋이 뭉치니 아름다운 아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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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 '여자 셋이 뭉치니 아름다운 아우성'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3.22 18: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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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티니-박정아-김희진 삼각편대 66점 합작…'폴리 일방통행' 현대건설 꺾고 3연속 챔프전 진출

[스포츠Q 박상현 기자] V리그 여자부 막내팀 화성 IBK기업은행이 또 하나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냈다. V리그 출범 이후 역대 세번째로 세 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IBK기업은행은 22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NH농협 2014~2015 V리그 여자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데스티니(31득점), 박정아(19득점), 김희진(16득점) 삼각편대의 맹활약 속에 폴리(43득점)가 홀로 분전한 수원 현대건설을 3-1(25-21 25-20 22-25 25-19)로 꺾었다.

지난 20일 1차전에서도 3-1로 이겼던 IBK기업은행은 이로써 2012~2013 시즌 이후 세 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진출, 정규리그 우승팀 성남 한국도로공사와 맞붙게 됐다.

역대 V리그 여자부에서 세 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것은 인천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에 이어 세번째다. 흥국생명은 천안에 연고를 두고 있던 2005~2006 시즌부터 2008~2009 시즌까지 네 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올라 3번의 챔피언 등극을 경험했다. 또 현대건설은 2009~2010 시즌부터 2011~2012 시즌까지 진출, 2010~2011 시즌 챔피언에 등극했다.

이미 IBK기업은행은 2012~2013 시즌에 한 차례 챔피언에 오른 경험이 있다. 만약 IBK기업은행이 한국도로공사를 꺾는다면 흥국생명, KGC인삼공사(이상 3회)와 GS칼텍스(2회)에 이어 역대 네번째로 두 차례 챔피언에 오르게 된다.

◆ 여자 셋이 모이면? 정규리그 맞대결쯤은 뒤집을 수 있다

여자 셋이 모이면 어떻다는 부정적인 속담이 있다. 물론 현대 사회에서는 결코 어울리지 않는 얘기다. 하지만 이제 IBK기업은행에 견줘 본다면 '여자 셋이 모이면 정규리그 맞대결쯤은 쉽게 뒤집을 수 있다'로 바꿔야 할 것 같다.

IBK기업은행은 올 시즌 현대건설에 고전을 면하지 못했다. 정규리그 4라운드를 치르면서 유일하게 승리를 거두지 못했던 팀이 바로 현대건설이었다.

지난해 11월 19일 벌어졌던 2라운드 맞대결에서 2-3으로 져 승점 1을 따냈을 뿐 나머지 세 차례 경기에서는 모두 완패를 당했다. 지난달 17일 홈경기 3-2 신승과 지난 2일 3-0 완승을 거두면서 2승을 거뒀지만 상대 전적에서는 2승 4패로 크게 밀렸다.

결정적인 것은 바로 높이의 열세였다. IBK기업은행은 현대건설과 맞붙을 때마다 블로킹에서 크게 뒤졌다. 1라운드 맞대결에서는 블로킹 득점에서 3-15로 일방적으로 당했을 정도였다. 3-2로 이겼던 5라운드에서도 블로킹 득점에서는 7-20으로 뒤졌다.

IBK기업은행이 현대건설과 벌인 여섯 차례 맞대결 가운데 블로킹 득점으로 이겼던 것은 2라운드와 6라운드 뿐이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는 현대건설과 높이 대결을 이겨냈다. 이 가운데 김희진이 5개의 블로킹 득점을 올리며 현대건설과 높이에서 우위를 점했다.

현대건설 양효진(9득점)도 5개의 블로킹을 기록하긴 했지만 IBK기업은행에는 박정아도 3개의 블로킹 득점으로 힘을 보탰다.

◆ 공격 분산된 IBK기업은행, 폴리 일방통행 현대건설

IBK기업은행이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역시 공격의 분산이다. 반면 현대건설은 '폴리 일방통행'으로 인해 경기를 그르쳤다.

첫 세트에서 IBK기업은행은 김사니(2득점)의 노련미 넘치는 경기 운영으로 데스티니, 김희진, 박정아에게 고르게 토스를 올려줬다. 데스티니가 1세트에 48.3%, 박정아가 31.0%의 공격 점유율을 보여준 것만 봐도 그렇다.

반면 폴리가 55.6%의 공격 점유율로 1세트에만 13점을 올렸지만 황연주(2득점)와 양효진이 실망스러운 공격력을 보여줬다.

폴리의 공격 점유율이 65.7%까지 치솟았던 3세트에 현대건설이 25-22로 이겨 세트를 만회한 것은 아이러니한 결과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는 세트스코어 0-2까지 밀린 상황에서 현대건설이 할 수 있었던 마지막 수단이나 다름없었다.

폴리가 3세트에 15점을 올려주면서 현대건설이 반격의 고삐를 끝까지 놓지 않았지만 이는 오히려 독이 됐다. 폴리가 급격하게 4세트 들어 지친 기색을 보이면서 공격 성공률이 30%로 뚝 떨어진 것.

이에 비해 IBK기업은행은 끝까지 데스티니-박정아-김희진의 '삼각편대'가 고르게 공격 점유율을 가져가며 체력까지 비축, 손쉬운 승리를 거뒀다. IBK기업은행이 18-16으로 근소하게 앞서던 4세트 막판에 급격하게 경기 분위기가 기울어진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IBK기업은행은 데스티니의 백어택 2개와 김희진의 이동 공격까지 더하며 마음껏 현대건설을 유린했다. 심지어 김사니의 오픈 공격까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현대건설은 4세트에서 15-14까지 앞서고도 폴리가 계속된 공격 실패를 기록하면서 16-18로 오히려 역전당한 뒤 추가 5실점, 16-23까지 벌어지면서 속절없이 무너졌다.

현대건설은 폴리의 전체 공격 점유율이 59.6%로 60%에 육박했지만 IBK기업은행은 데스티니(50%), 박정아(27.2%), 김희진(16.2%)로 비교적 고르게 분포했다.

IBK기업은행은 2연승으로 플레이오프 일정을 끝내면서 닷새의 여유를 갖게 됐다. 더구나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는 4승 2패의 절대 우위를 점하고 있다. 여섯 번의 맞대결에서 승점 13을 따내 한국도로공사(승점 5)를 크게 앞선다.

물론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도 봤듯 정규리그 맞대결은 포스트시즌에서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그러나 IBK기업은행은 현대건설과 맞대결에서 자신감이라는 큰 무기를 얻었다. 막내구단 IBK기업은행의 '아름다운 봄'은 아직 진행형이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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