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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뱀파이어' 드라마 열풍…거부감 넘어 사회 약자 대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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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포인트] '뱀파이어' 드라마 열풍…거부감 넘어 사회 약자 대변
  • 오소영 기자
  • 승인 2015.04.02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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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오소영 기자] '뱀파이어(흡혈귀)'들이 지상파에 상륙했다. 방송 중인 KBS 2TV '블러드', 각각 5월, 7월 방송 예정인 '오렌지 마말레이드'와 '밤을 걷는 선비'까지. 올 상반기에는 뱀파이어들이 TV를 떠나지 않을 듯하다.

이들 드라마는 뱀파이어가 등장하고 그와 로맨스를 그린다는 점은 같지만, 각기 차이점을 갖고 있다. '블러드'는 암병원을 배경으로 하는 의학 드라마, '오렌지 마말레이드'는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하는 감성 로맨스, '밤을 걷는 선비'는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 거부감 넘어 지상파로 들어온 뱀파이어들

뱀파이어는 인간의 피를 먹으며 사는 죽지 않는 존재로, 이는 루마니아, 불가리아 등 유럽의 발칸 반도를 중심으로 전설로서 전해져 왔다. 이를 문학의 소재로 택해 널리 알린 작품은 브람 스토커의 '드라큘라'다. 이후 창백한 피부와 날카로운 송곳니, 붉은 입술 등이 뱀파이어의 외모적 특징으로 자리잡았다.

▲ 드라마 '블러드' 박지상(안재현 분) [사진=KBS 제공]

그 기원이 유럽이고, 외모적 특징과도 거리가 멀어 한국과 뱀파이어는 가깝지 않았다. 이 거리감을 한층 꺾은 것이 2009년 큰 성공을 거둔 영화 '트와일라잇'이다. 이는 국내에서도 인기를 얻으며 '뱀파이어'에 대한 거부감은 이전보다 낮아진 것으로 보였다.

이후 2011년 OCN 드라마 '뱀파이어 검사', MBN 시트콤 '뱀파이어 아이돌'이 마니아층을 양산하며 인기를 끌었다. '뱀파이어 검사'의 특징은 죽은 자의 피를 맛보면 살해 당시의 상황과 동선을 볼 수 있다는 점이었고, '뱀파이어 아이돌'은 '꽃미남 뱀파이어'를 소재로 코믹함을 담았다.

올해부터는 KBS, MBC 등 지상파에서도 뱀파이어를 볼 수 있다. 시청자 정서와 맞지 않을 것 같았던 뱀파이어 드라마이기에 접근에는 조심스러운 면이 있다. '블러드'를 연출하는 기민수 PD는 "시청자들이 거부감을 느끼지 않도록 영상을 구현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 공포 대신 '사회 약자' 대변하는 뱀파이어

그간 뱀파이어는 주로 인간을 위협하는 공포의 대상으로 그려졌다. 그러나 드라마화되는 이들 작품은 뱀파이어와 인간의 공존을 보여주며, 이를 통해 약자를 대변하는 메시지를 담는다.

'블러드'의 박지상(안재현 분)은 바이러스 감염으로 뱀파이어가 된 인물이다. 그는 인간을 위협하는 대신 의사로서 환자들을 맡아 치료하며, 흡혈 욕구 억제제를 투약한다. '블러드' 제작진이 밝히는 기획의도는 "삶의 가치는 생명의 연장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사느냐에 달려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것이다. 인간의 피를 빠는 대신 그를 치료하는 박지상이 겪는 '영생의 존재가 유한한 인간을 치료할 때 느끼는 갈등과 회의'를 다룬다.

제작진은 여기서 나아가 "사회 자체가 거대흡혈귀나 다름없다. 강자는 약자의 피를 빨고 있다"는 사회 비판적 메시지 또한 던지기도 했다.

▲ 드라마 '오렌지 마말레이드' 출연진 안길강, 이종현, 윤예희. '뱀파이어용 주식'을 먹는 장면 [사진=어송포유 문전사, KBS N, ZEN 프로덕션 제공]

'오렌지 마말레이드' 또한 "뱀파이어와 인간이 공존하는 세상을 배경으로 한다"고 드라마를 설명한다. 원작 웹툰은 뱀파이어를 약자로 조명해 그에 대한 차별을 다뤘다. 주인공 뱀파이어 백마리(설현 분)는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살아가는 내성적인 성격의 인물로, 정재민(여진구 분) 등을 만나 변화한다.

'밤을 걷는 선비'의 주인공 김성열(이준기 분)은 부패한 권력에 맞서는 인물이다. 그는 마음맞는 벗과 함께 새 세상을 꿈꿨으나, 벗을 잃은 후 뱀파이어가 돼 조용히 살아간다. 이 드라마는 김성열과, 역모의 누명을 쓰고 몰락한 양반가의 딸 양선이 만나 벌어지는 이야기가 주가 된다.

◆ 안재현·이종현·이준기…'뱀파이어 드라마' 캐스팅 전략은?

이들 뱀파이어 드라마는 캐스팅 단계부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소재의 특이성과, 원작이 큰 인기를 끌었다는 점('오렌지 마말레이드', '밤을 걷는 선비'는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다)이 그 이유다.

뱀파이어는 여러 부분을 외모적 특징으로 갖는데, 이들 드라마의 캐스팅 조건에는 흰 피부가 중요하게 작용한 듯하다.

▲ MBC 새 드라마 '밤을 걷는 선비' 주연 이준기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블러드'의 안재현과 구혜선은 흰 피부로 유명하다. 이에 대해 기민수 PD는 "외모적으로 가장 만족스러운 캐스팅"이라고 말했고, 그의 상대 역 구혜선은 "안재현의 흰 피부만큼 여배우 또한 희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전해들었다"고 언급했다.

'오렌지 마말레이드'에 뱀파이어로 등장하는 이종현, '밤을 걷는 선비'의 주인공으로 낙점된 이준기 또한 흰 피부와 날카로운 눈매가 인상적인 배우들이다. 연기력뿐 아니라 외모적인 부분도 중요하게 작용하는 뱀파이어 캐스팅이다.

ohso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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