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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상회' '화장' 개봉 첫 주말 흥행 저조,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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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상회' '화장' 개봉 첫 주말 흥행 저조, 왜일까?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5.04.13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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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용원중기자]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선구자인 강제규 감독의 신작 '장수상회'와 거장 임권택 감독의 102번째 영화 '화장'이 개봉 첫 주말 박스오피스 3위와 5위에 그쳤다.

오는 23일부터 할리우드 SF 액변 블록버스터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감독 조스 웨던)이 국내 박스오피스를 장악할 것으로 예상돼 두 영화의 흥행에 우려의 시선이 쏠리는 중이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장수상회'는 10~12일 688개 스크린에서 28만6285명이 관람, 누적관객수 35만7715명을 모았다. '화장'은 같은 기간 311개 스크린에서 4만6057명이 봐 누적관객수 6만6012명을 찍었다. 기대에 못미치는 초라한 성적이다.

'장수상회'는 강제규 감독의 다섯 번째 장편영화 연출작이며, 2011년 개봉한 '마이 웨이' 이후 4년 만에 내놓은 작품으로 섬세한 연출을 시도한 그의 변화가 두드러진다. 영화는 서울 재개발 지역의 장수상회에서 일하는 괴팍한 70세 노인 성칠(박근형)이 옆집으로 이사온 꽃집 할머니 금님(윤여정)을 만나 뒤늦은 연애를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휴먼 드라마다.

 

‘장수상회’는 상업영화로는 보기 드물게 노년의 로맨스에 초점을 맞춰 흥행 여부에 비상한 관심이 쏠렸다. 비슷한 소재의 다큐멘터리 영화 ‘워낭소리’ ‘님아, 그 강을 거너지 마오’는 주목할 만한 성적을 거뒀으나 상업영화에서 이 같은 소재가 관객에게 어필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었다.

강제규 감독은 로맨스 그레이를 한 축으로, 가족애를 또 한 축으로 설정하며 감동을 증폭하려 했다. 또한 ‘꽃보다’ 시리즈로 한창 주가를 올리는 관록의 배우 박근형 윤여정을 투톱으로 캐스팅하고, 조진웅 한지민 황우슬혜 찬열(엑소) 문가영 등 40대부터 10대에 이르는 세대별 인기배우들을 포진시키는가 하면 코믹 요소와 서정적인 영상으로 위험부담을 덜어내는 계획을 세웠다.

이 영화의 핵심 관객층인 중장년 세대 반응은 “재미나고 눈물도 난다” “별반 재미가 없다”로 갈리는 분위기다. 초반이긴 하나 노년의 남녀주인공과 이들을 둘러싼 인물들의 이야기에 감정이입을 하는 관객과 명확한 신파코드가 없는 작품에 몰입하지 못하는 관객으로 나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개봉 2주차를 맞아 입소문 효과가 얼마나 나올지에 흥행 향방이 정해질 전망이다.

'화장'은 김훈 작가의 제28회 이상문학상 대상작을 원작으로, 죽어가는 아내와 연정을 품고 있는 젊은 여자 사이에서 방황하는 한 중년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국민배우 안성기가 다시금 임권택 감독과 호흡을 맞춰 놀라울 정도의 연기를 보여주고, 연극배우 김호정의 혼신을 다한 열연, 김규리의 파격 변신으로 화제를 모았다.

임권택 감독은 작품의 무게감을 덜어내기 위해 '사실성'에 포커스를 맞췄으며 리듬감 넘치는 편집과 탐미적인 영상으로 젊은 관객과 소통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지난해 베니스 국제영화제를 시작으로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 잇따라 초청될 만큼 작품성을 지닌 영화지만 중년 남성의 관념 세계를 다룬 난해한 내용과 함께 개봉 시기가 이같은 저조한 초반 흥행을 낳은 것으로 보인다. 화창한 날씨에 기지개를 켜는 관객들과 삶과 죽음을 다룬 영화의 무거운 분위기가 불협화음을 빚어낸다는 게 취약점이다.

gooli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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