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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영의 마흔즈음] 아스달 타곤의 공포정치와 구광모 LG의 독한 변화 그리고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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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영의 마흔즈음] 아스달 타곤의 공포정치와 구광모 LG의 독한 변화 그리고 리더십
  • 이선영 기자
  • 승인 2019.09.20 08: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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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선영 기자] 우리네 삶은 신산스럽고 복잡다기(複雜多岐)합니다. 청춘은 청춘대로, 중장년층은 중장년층대로 노인은 노인대로 그들의 고민을 안고 살아갑니다. 중간 허리를 단단히 받쳐야 하는 세대로서 우리의 삶과 일상 그 속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풀어보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진퇴양난에 빠진 두 사람이 있다. 한 사람은 파산 위기에 몰린 사업가다. 다른 한 사람은 성공을 꿈꾸는 화가다. 그야말로 극적인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때마침 둘에게 그 방법을 제시할 수 있는 기이한 노인 한 명이 홀연히 등장한다.

로빈 샤르마가 쓴 책 ‘변화의 시작 5AM 클럽’의 도입부다. 로빈 샤르마는 이 책에서 더 나은 변화를 위해선 그 목적·동기를 맘속에 확고하게 다져야 한다고 설파한다. 그러기 위해선 그는 스스로에게 ‘어떻게?’가 아니라 ‘왜?’라는 물음을 던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실 우리는 살면서 크고 작은 변화를 경험한다. ‘변화의 시작 5AM 클럽’에서 지적하듯 ‘이렇게 살 수도 없고 이렇게 죽을 수도 없을 때 변화는 시작된다.’ 종종 성장과 발전, 개혁과 혁신이라는 목표를 위해 독려되는 변화는 꼭 좋은 결말을 약속하는 것은 아니기에 그만큼 어렵다. 그것을 이끌어야 하는 리더는 더더욱 고독하기 마련이다.

타곤(장동건 분). [사진=tvN 드라마 트위터 화면 캡처]

# 아스달 연대기 장동건과 송중기의 변곡점

요즘 인기리에 방영 중인 tvN 토일드라마 ‘아스달 연대기’-. 장동건과 송중기 역시 리더로서 운명이 엇갈리는 변곡점에 섰다. 둘은 서로 다른 방향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타곤(장동건 분)은 아스달 연맹 최강 권력자로 등극하기 바로 직전 자신의 치부(‘이그트’라는 출생의 비밀)가 드러나자 그 현장에 있던 27명을 학살했다. 진정한 공포정치의 시작이었다.

뇌안탈과 사람의 혼혈 ‘이그트’인 타곤은 똑똑한 머리, 강한 신체 등을 타고난 덕분에 카리스마가 넘쳐났다. 당초 자신이 연맹을 이끄는 데 피 한 방울 안 보려고 했다. 그는 “사람들의 예쁨을 받지 못하는 권력자가 가야 하는 길은 참혹해”라며 폭군의 길을 경계했다. 하지만 타곤은 도륙을 끝마친 뒤 “이런 거였지. 내가 그토록 가지 않으려 했던 길. 폐허, 폐허의 왕, 나 타곤”이라며 탄식한다.

타곤과 같은 이그트인 은섬(송중기 분)은 극 중 세상풍파의 아이콘이었다. 노예 생활을 했던 터라 툭하면 이리 치였고 저리 치였다. 특히 지인의 거듭된 배신으로 매번 역경에 처해야만 했다. 하지만 은섬은 타곤과 정반대의 길을 걷는다. 인간에 대한 신뢰와 믿음을 바탕으로 한 타 종족을 이해하고 포용하는 ‘화합과 상생’의 길로 나아간다.

물론 드라마와 현실은 엄연히 다르다. 어쨌든 각기 다른 리더로 성장하는 타곤과 은섬 중 누가 아스달 최후의 영웅으로 거듭날지 흥미를 돋우고 있다.

# 구광모 LG그룹의 독한 변신

“LG가 달라졌어요.”

요즘 적지 않은 언론들이 LG그룹이 점점 독하게 변하고 있다며 다룬 기사 제목이다. 지난 6월 구광모 호가 출항한 다음 LG그룹은 인화보단 변화를, 명분보단 실리를 중시하는 듯한 행보다. 실제로 전자, 화학, 유통, 통신 부문 등 여기저기서 경쟁업체와 싸움 중이다.

“삼성전자 QLED 8K TV는 화질이 떨어져 사실상 4K TV에 불과하다.” 박형세 LG전자 TV사업운영센터장(부사장)이 지난 7일 유럽 가전전시회 ‘IFA 2019’에서 삼성전자를 겨냥해 한 말이다. LG전자는 최근 삼성TV와 대립각을 세운 광고도 내보내기 시작했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을 기술 탈취 혐의로 미국 법원에 제소했고 LG생활건강은 온라인 쇼핑몰 1위 업체인 쿠팡을 공정거래법과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LG유플러스는 KT-SK텔레콤을 불법보조금 살포 혐의로 방송통신위원회에 각각 신고했다.

구광모 회장의 ‘4세 경영’이 본격화하면서 달라진 LG의 모습이다. 그에 따른 반응도 엇갈린다. 글로벌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제 목소리를 내고자 하는 40대 회장의 젊음과 패기가 감지된다며 응원하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젊은 회장이 뭔가 보여주려다 정도경영 LG의 고유 이미지를 망치고 있다며 우려하는 시선도 없지 않다.

물론 그 이면에는 위기의식 등이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도 나온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그룹의 양대 축인 LG화학과 LG전자가 사상 최대 실적을 냈지만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에 미치지 못한다. 미래 산업으로 여겼던 자동차 부품과 인공지능(AI) 사업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으며 스마트폰과 통신 사업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까닭이다.

# 좋은 리더 vs 두렵지만 존경받는 리더

“온실에서 자란 모범생 리더는 쓰라린 고통이 따르는 개혁을 실행할 수 없다. 낡은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으로 바꾸려 할 때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한다든가 반대의 움직임이 나타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 어려움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즉 조직을 지배하는 카리스마가 필요하다. 치열한 격투를 벌이기 위해서는 빛이 들지 않는 진흙탕에서의 싸움 스킬이 필요한 것이다.”

일본 최고의 글로벌 기업들을 사상 최악의 위기에서 구해낸 경영 컨설턴트 기무라 나오노리는 저서 '최고의 리더는 어떻게 변화를 이끄는가'에서 변화를 주도하는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기꺼이 미움 받을 각오로 제대로 안 하는 사람을 닦아세우고, 될 때까지 물고 늘어지는 강인한 카리스마를 지녀야 한다면서 부하 직원의 실수를 마냥 지켜보고, 따뜻하게 격려하며, 무한정 이해해주는 리더는 현실에 안주하려는 조직을 절대로 변화시킬 수 없다고 강조한다.

리더가 부하를 섬기는 자세로 그들의 성장 및 발전을 돕고 조직 목표 달성에 부하 스스로 기여하도록 만든다는 ‘서번트 리더십’과는 다른 개념이 아닐 수 없다.

타곤의 공포정치, 구광모 LG의 독한 변신이 어떤 결말을 맞을지 궁금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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