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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 말고는... 프로야구 타이틀 '외인 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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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 말고는... 프로야구 타이틀 '외인 천하'
  • 민기홍 기자
  • 승인 2020.09.02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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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타이틀 순위 상위권에 국내선수들이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2020 프로야구는 그야말로 ‘외인천하’다.

2일 오전 기준 2020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 개인 기록을 살펴보면 꼭대기에 토종이 몇 없다. 득점 김하성, 도루 김혜성‧서건창, 세이브 조상우, 홀드 이영준(이상 키움 히어로즈), 승률 최원준(두산 베어스)‧구창모(NC 다이노스)가 전부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연말 시상식에서 타자에겐 홈런, 안타, 타점, 득점, 장타율, 출루율, 도루 등 7개 부문, 투수에겐 평균자책점(방어율)상, 승리상, 승률상, 탈삼진상, 세이브상, 홀드상 등 6개 부문 홀더를 선정해 축하한다.

득점 1위 키움 김하성. [사진=스포츠Q DB]

 

얼핏 보면 숫자가 꽤 되는 것 같지만 10구단은 외국인 선수를 선발투수 혹은 거포형 외인으로 활용한다. 즉, 계투나 마무리의 영역인 세이브‧홀드, 스피드를 지녀야 하는 도루의 경우 외국인이 경쟁할 수가 없는 구조란 의미다. 결국 김하성만 남는다. 

최원준‧구창모가 공동 1위인 승률은 현대야구에서 갈수록 가치가 퇴색되고 있다. 일각에서 "운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승리보다는 이닝이팅을 격려하는 상을 신설하자"는 목소리를 낼 정도다.

지난해 양현종(KIA 타이거즈)-평균자책점상, 양의지(NC 다이노스)-타율상‧장타율상‧출루율상, 박병호(키움)-홈런상 등 국가대표 스타들이 자존심을 세웠으나 올해는 그럴 가능성이 적어 보인다. 야수 중에는 김하성만이 2년 연속 득점상을 향해 달리고 있다.

타격‧최다안타‧출루율은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두산)가 독보적이다. 손아섭(롯데), 김현수(LG 트윈스), 이정후(키움) 등이 분전해보지만 따라잡기가 쉽지 않다. 홈런이나 장타율은 멜 로하스 주니어(KT 위즈)의 독주 체제다. 나성범(NC)이 추격해보지만 차이가 꽤 난다.

공격 다관왕이 확실시 되는 KT 로하스. [사진=스포츠Q DB]

 

투수 쪽은 시즌 초반 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 3관왕을 노리던 구창모(NC)가 팔꿈치 부상으로 8월을 통째로 거르면서 아예 외국인의 장이 됐다. 평균자책점의 경우 임찬규(LG)가 국내 1위(전체 9위)일 만큼 기를 못 펴고 있다.

한국야구를 오랫동안 이끌어 온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SK 와이번스의 대승적 결단 속에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로 떠났고, 김광현과 더불어 지난해 여러 지표에서 상위권에 올랐던 양현종과 이영하(두산)가 부진한 점이 결정적 이유로 풀이된다.

그만큼 영입 외국인의 기량이 한층 높아졌다는 것을 뜻한다. NC의 에릭 테임즈(워싱턴 내셔널스), 롯데‧두산의 조쉬 린드블럼(밀워키 브루어스), SK의 메릴 켈리(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처럼 KBO리그에서 눈에 띄어 빅리그에 입성한 사례가 꽤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투타 양쪽에서 이방인이 왕좌를 독차지한다는 건 그리 좋은 징조가 아니다. 국내선수들에게 분발이 요구된다.

희망적인 건 최근 프로야구에 소형준(KT), 원태인(삼성 라이온즈), 이민호(LG) 등 2008 올림픽 9전 전승 금메달 신화를 보고 운동을 시작한 이른바 ‘베이징 키즈’가 대거 유입돼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는 점이다. 다만 이들이 타이틀 경쟁에 합류하기까지는 시간이 꽤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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