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1-01-21 21:13 (목)
토트넘 '환골탈태', 무리뉴 2년차 그 기대감 [김의겸의 해축돋보기]⑪
상태바
토트넘 '환골탈태', 무리뉴 2년차 그 기대감 [김의겸의 해축돋보기]⑪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11.24 17: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해버지(해외축구의 아버지)'로 통하는 박지성이 지난 2005년 7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에 진출한 이래 대한민국 축구팬들은 주말마다 해외축구에 흠뻑 빠져듭니다. 그 속에서 한 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흥미로울 법한 이야기들을 인물을 중심으로 수면 위에 끄집어내고자 합니다. 고성능 돋보기를 갖다 대고 ‘숨은 그림 찾기’라도 하듯. [편집자 주]

손흥민(28)을 앞세운 토트넘 홋스퍼의 기세가 대단합니다. 2020~202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가 9라운드까지 종료된 가운데 순위표 가장 높은 곳에 자리했으니까요. 손흥민도 9골 2도움으로 득점 단독 2위에 올라있습니다.

지난 22일(한국시간)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전 승리가 주효했습니다. 토트넘은 11월 A매치 주간을 마친 뒤 우승 및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티켓을 다투는 리그 내 ‘빅6’와 3연전(맨시티-첼시-아스날)은 물론 그 사이사이 UEFA 유로파리그(UEL) 일정까지 소화해야 하는데요.

맨시티와 맞대결에서 2-0 완승을 챙기며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습니다. 손흥민이 전반 5분 만에 벼락 같은 침투로 결승골을 작렬했고, ‘축구도사’로 변모한 리그 도움 1위(9개) 해리 케인이 후반 지오바니 로 셀소의 추가골을 도왔습니다.

이번 경기는 또 숙명의 라이벌인 조세 무리뉴 토트넘 감독과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의 지략대결로도 관심을 모았습니다. 결과적으로 무리뉴가 토트넘 부임 후 과르디올라를 상대로 2연승을 거두며 건재함을 과시했죠.

무리뉴 감독 부임 2년차를 맞은 토트넘이 환골탈태 했습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 슛 4개로 맨시티를 잡다

무리뉴 축구는 '실리 축구'라는 평가가 따릅니다. 모양과 과정보다는 결과를 가져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죠. 이와 대척점에 서는 게 바로 과르디올라입니다. 바르셀로나(스페인) 시절부터 후방에서 시작하는 빌드업을 강조, 수비라인을 올려 공을 점유하고 경기를 지배하는 축구로 유럽 주요리그를 호령해왔습니다. 바이에른 뮌헨(독일), 맨시티에서 모두 리그 챔피언 타이틀을 따낸 펩입니다.

이번 맞대결에선 무리뉴가 과르디올라에 완승을 거둔 셈입니다. 토트넘은 이날 점유율 34-66, 슛 개수 4-22로 밀렸습니다. 맨시티가 10번의 코너킥을 시도할 동안 단 하나의 코너킥도 얻지 못했습니다. 단 4개의 슛을 시도해 2개를 골문 안에 찼는데 모두 골로 연결했습니다.

표면상 4-2-3-1 전형이지만 사실상 케인까지 내려와서 수비에 가담하는 4-6-0 포메이션이나 다름 없었습니다. 중원의 무사 시소코와 에밀 호이비에르는 풀백과 센터백 사이로 파고드는 맨시티 케빈 데브라위너, 베르나르두 실바 등 2선 자원에게 좀처럼 공간을 주지 않았습니다. 맨시티는 이날 슛 22개를 기록했는데 유효슛은 5개밖에 남기지 못했습니다. 11개가 수비에 차단됐으니 토트넘이 얼마나 조직적인 수비로 맨시티에 맞섰는지 알 수 있습니다.

공격에선 평소와 달리 손흥민을 오른쪽에 배치해 맨시티 예상을 깼습니다. 공을 소유하는 시간이 적을 거라 예상됐기 때문에 탕귀 은돔벨레처럼 공을 지키고 전진하는 데 능한 미드필더를 적극 활용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둘이 이른 시간 선제골을 합작하면서 경기는 무리뉴가 원하는 양상으로 흘러갔습니다.

전방에서 공을 지켜내는 것은 물론 전개에 강점이 있는 케인이 몇 없는 역습 기회 시발점 역할을 했고, 발 빠른 손흥민과 스티븐 베르바인이 수시로 수비 배후로 침투, 맨시티 수비진을 성가시게 했습니다. 특히 손흥민은 맨시티를 상대로 최근 5경기에서 5골을 작렬하며 '맨시티 킬러’로 거듭나는 모양새입니다. 후반에도 케인의 침투패스를 받아 골키퍼 에데르송과 일대일 기회를 맞았죠. 아쉽게 멀티골에는 실패했지만 손흥민이 맨시티에 강한 이유를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습니다.

무리뉴 감독이 숙명의 라이벌 과르디올라(오른쪽) 감독과 전략 싸움에서 완승을 거둔 셈입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 낡은 전술의 무리뉴? 토트넘에 불어넣는 위닝 멘탈리티

무리뉴는 맨유에서 EPL 우승에 실패했고, 지난 2018년 12월 좋지 않은 꼴로 팀을 떠났습니다. 지난해 토트넘 지휘봉을 잡으면서 전임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과 비교해 ‘낡은 전술을 구사한다’,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등 부정적인 평가 속에 의문부호가 붙기도 했습니다.

지난 시즌 UCL 티켓을 따내진 못했지만 천신만고 끝에 6위로 마치면서 UEL에 진출권으로 팀을 끌어올리는 데는 성공했습니다. 토트넘 프런트는 비시즌 무리뉴에게 힘을 실어줬고, 이적시장에서 가레스 베일, 세르히오 레길론, 호이비에르, 맷 도허티, 조 하트 등을 영입하며 전 포지션에 걸쳐 폭넓게 전력을 강화했습니다.

올 시즌 개막전에서 스쿼드가 탄탄해진 에버튼에 패배하며 시작했지만 이후 8경기에서 6승 2무 무패를 달리고 있습니다. 시즌 극초반을 제외하면 토트넘이 리그 1위에 오른 건 무려 35년 만입니다. 1985년 1월 잉글랜드 1부리그 23라운드 도중 순위표 꼭대기에 선 이후 시즌 도중 라운드를 1위로 마감한 건 처음입니다.

무리뉴는 ‘우승청부사’로 불립니다. 포체티노 전 감독이 4년 연속 UCL 진출에 성공하고 유럽 2위를 차지하는 등 토트넘에 전례가 없는 업적을 남겼지만 결국 트로피는 들어 올리지 못했습니다. 토트넘은 2010년대 들어 2014~2015시즌 리그컵 준우승, 2016~2017시즌 리그 2위, 2018~2019시즌 UCL 준우승 등 우승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FA컵은 늘 4강에서 늘 고배를 마시곤 했습니다.

철저하게 승리를 추구하는 무리뉴의 전술, 선수단에 불어넣는 그 독기와 위닝 멘탈리티가 토트넘을 한 단계 위로 이끌 것이라는 기대감을 낳고 있습니다.

우승청부사로 통하는 무리뉴 감독이 토트넘에 위닝 멘탈리티를 불어넣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 무리뉴 2년차, 토트넘에서도 성공적일까

무리뉴 하면 자연스레 따라붙는 키워드가 ‘2년차’입니다. 늘 팀을 맡고서 두 번째 시즌 가시적인 성과를 내왔고, 그가 우승청부사로 불리게 된 배경입니다. 토트넘에 왔을 때도 팬들과 선수들은 무리뉴가 그동안 이룬 업적을 알기 때문에 새 시대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기도 했죠.

무리뉴는 FC포르투(포르투갈)를 시작으로 지금껏 5개 구단 사령탑을 역임했는데 두 번째 시즌 수집한 트로피만 무려 12개에 달합니다. 2002~2003시즌 포르투에서 리그와 리그컵, UEFA컵(유로파리그 전신)을 들어올렸고, 2003~2004시즌 UCL을 제패합니다. 이후 첼시(잉글랜드)를 통해 빅리그에 입성한 무리뉴 감독은 2005~2006시즌 EPL 우승에 성공하죠.

인터밀란(이탈리아)에서 보낸 2009~2010시즌은 그 정점에 섰던 순간입니다. 과르디올라가 이끄는 당대 최강 바르셀로나를 4강에서 제압하고 UCL 포함 트레블(3개 대회 우승)을 달성합니다. 조세 모라이스 전북 현대 감독이 당시 수석코치로 그를 보좌했다는 사실은 축구 팬들 사이에서 익히 알려죠 있죠.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로 옮긴 뒤에도 2011~2012시즌 바르셀로나를 따돌리고 라리가를 제패합니다. 이후 첼시로 돌아와 2014~2015시즌 팀을 다시 정상에 올렸죠. 

단 맨유에선 UEL과 리그컵 우승에 성공했던 데뷔 시즌과 달리 두 번째 시즌 라이벌 맨시티에 크게 뒤진 2위로 마치는 등 무관에 그쳤고, 세 번째 시즌 경질되고 말았습니다. 토트넘은 현장을 그리워했던 그가 명예회복을 위해 택한 팀이기도 합니다. 올 시즌 UEL 우승을 목표로 삼고 있는데, 현재까지 리그에서도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고 있습니다. 리그컵 역시 8강에 오른 상황.

많은 팬들은 아직까지 클럽에서 우승한 경험이 없는 손흥민이 더 늦기 전 트로피를 들 수 있는 팀으로 이적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최근 토트넘과 파격적인 대우에 재계약할 거란 이야기도 나오는데요. 무리뉴와 함께 하는 토트넘의 새 시대에서 중책을 맡게 될 그가 커리어에 기념비적인 순간을 맞을 수 있을지 시선이 집중됩니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