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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 오형제' 결성, 그래도 두산베어스 마운드는 희망을 봤다 [SQ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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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 오형제' 결성, 그래도 두산베어스 마운드는 희망을 봤다 [SQ포커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0.11.25 13: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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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글 안호근·사진 손힘찬 기자] 6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대업을 썼지만 마무리는 좋지 못했다. 타선은 극심한 부진을 극복하지 못해냈다. 이제 두산 베어스도 끝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자유계약선수(FA)가 최대 7명까지 나올 전망인데 집안 단속에 어려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산에도 한줄기 희망은 있다.

올 시즌을 거치며, 특히 가을야구에서 제대로 가치를 입증한 투수들이 한 둘이 아니다. 대부분 20대 초중반 투수들이라는 게 더 반가운 일이다.

그동안 야수 화수분으로 명성을 이어온 두산이 이젠 투수의 힘으로 기세를 이어가려고 한다.

김민규는 가을야구에서 두산 베어스가 발견한 최고의 수확 중 하나다.

 

24일 2승 4패로 아쉽게 한국시리즈를 마감한 김태형 두산 감독은 경기 후 “시즌 중반에 선발로 전환해서 10승(2패)을 거둔 최원준 등 젊은 투수들도 많이 성장했다”며 “내년에는 젊은 투수들이 더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태형 감독의 말처럼 시즌 중 가장 눈에 띈 건 최원준(26)이었다. 동국대 졸업 후 2017년 1차로 입단한 최원준은 지난해 불펜 투수로서 가능성을 보이더니 올 시즌 중반 선발로 보직을 옮기며 날아올랐다. 10승 2패 평균자책점(ERA) 3.80. 선발의 한 축을 확실히 담당했다.

트레이드도 대성공을 거뒀다. 시즌 초 SK 와이번스와 2대2, KIA 타이거즈와 맞트레이드를 통해 데려온 이승진(25)과 홍건희(28)는 두산 불펜에 없어서는 안 될 투수들로 성장했다. 

트레이드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이승진은 가을야구 위기 때마다 등판해 철벽투로 팀을 구해냈다.

 

2011년부터 프로 생활을 시작한 홍건희는 KIA에서 내내 추격조 정도의 역할을 부여 받았다. 눈에 띄는 선수가 아니었다. 그러나 두산 유니폼을 입은 뒤 전방위로 활약했다. 불펜 투수 중 박치국(22) 다음으로 많은 68⅔이닝을 소화했다.

2014년 SK 지명 후 상무를 거쳐 2018년부터 1군 무대를 밟은 이승진은 핵심 전력으로 거듭나지 못한 채 트레이드됐다. 두산 입단 후 구속을 더 끌어올리며 두산이 자랑하는 강속구 불펜으로 자리매김했다.

박치국(22)은 올 시즌 두산이 가장 자랑할 만한 계투조 에이스였다. 63경기 71⅔이닝을 책임졌고 4승 4패 7홀드 ERA 2.89를 기록하며 김태형 감독의 첫 번째 카드로 활약했다.

불펜 에이스 박치국은 변함 없는 투구로 든든히 뒷문을 지켰다.

 

가을야구엔 새로운 얼굴도 등장했다. 지난해까지 1군에서 단 2경기만 뛰었던 김민규(21). 올 시즌 뛰어난 제구와 대담한 투구로 가능성을 비췄던 그는 플레이오프(PO)에서 4⅔이닝 무실점 호투하며 팀을 한국시리즈로 이끌었다. 한국시리즈 2차전에선 마무리 이영하가 흔들리자 9회말 1점 차 1사 1,2루에서 구원 등판해 두 타자를 잡아내며 세이브를 수확했다. 이어 5차전엔 깜짝 선발로 나서 5⅓이닝 1실점 역투했다. 팀이 져 빛이 바랬지만 승리 투수 송명기에 전혀 밀리지 않는 투구였다.

박치국은 여전히 두산의 믿을맨이었다. 준PO와 PO 3경기에서 1승 1홀드 무실점 피칭한 그는 한국시리즈 5경기에서 4⅔이닝 동안 단 1점만 내주는 짠물투구를 펼쳤다. 이승진도 준PO, PO 호투를 바탕으로 한국시리즈에 나섰고 3차전 세이브를 비롯해 5경기 6⅔이닝 동안 2점만 내줬다.

한국시리즈에선 좋지 않았지만 홍건희도 PO 위기 상황 등판해 2⅓이닝 역투하며 팀 승리를 도왔고 최원준도 준PO와 PO에선 제 역할을 했다.

트레이드로 두산으로 건너온 홍건희는 이전보다 훨씬 큰 존재감을 나타내며 불펜의 한 축을 담당했다.

 

놀라운 건 이들 중 누구도 연봉 1억 원을 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박치국(8000만 원), 최원준(5900만 원), 홍건희(5300만 원), 이승진(4700만 원), 김민규(2900만 원)를 모두 합쳐도 2억6800만 원에 불과하고 평균 5400만 원을 넘지 않는다. 이처럼 ‘가성비’ 넘치는 투수들을 보유했다는 건 재정적으로 열악한 두산엔 더 없이 희망적인 이야기다.

두산의 답답한 타선에 속을 태우며 가을야구를 지켜본 팬들도 불펜진의 노고엔 하나 같이 박수를 보낸다. 잘 못 던진 경기들도 있었지만 가을야구 내내 얼마나 혼신의 투구를 펼쳤는지 알기에 이들을 탓하진 않는다.

혹자는 ‘두산 왕조’가 사실상 막을 내릴 것이라고 말한다. 많은 FA 선수들을 잡는데 한계가 있고 아무리 ‘미라클 두산’이라고 하더라도 과거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한다.

그러나 이처럼 저연봉의 알토란 같은 중간 계투들이 즐비했던 적도 거의 없었다. 두산의 다음 시즌 전망이 반드시 어두울 것이라고 단언하긴 아직 일러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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