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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현대 김도훈 윤빛가람 주니오, 2인자 그늘 벗다 [SQ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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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현대 김도훈 윤빛가람 주니오, 2인자 그늘 벗다 [SQ초점]
  • 김의겸 기자
  • 승인 2020.12.21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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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울산 현대가 최근 3년 계속 이어온 2인자 행보를 끝내고 정상에 섰다. 그것도 한국을 넘어 아시아 무대에서. 김도훈(50) 감독과 주포 주니오(34)는 서로 얼싸안으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고, 간판 미드필더 윤빛가람(30)은 축구인생 최고의 날을 맞았다며 감격에 젖었다.

울산은 지난 19일(한국시간)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페르세폴리스(이란)와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결승에서 주니오의 멀티골에 힘입어 2-1 역전승을 거뒀다.

2012년 이 대회 첫 우승을 차지한 이후 8년 만에 다시 아시아 챔피언 자리를 되찾았다. 올해 K리그1(프로축구 1부)과 대한축구협회(FA)컵에서 모두 전북 현대에 밀려 준우승에 머문 설움을 날렸다.

K리그 팀으로는 2016년 전북 이후 4년 만의 우승. 울산은 전북, 알 이티하드(사우디), 우라와 레즈(일본), 광저우 헝다(중국)와 함께 이 대회 최다우승(2회)팀에 등극했다. 한국 팀 ACL 우승횟수도 6차례로 늘었다. 일본(4회), 사우디(3회). 중국(2회) 팀들을 압도하며 아시아 최강리그 면모를 재입증했다.

울산 현대가 아시아 정상에 섰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최근 몇 년 승부처마다 라이벌 팀에 발목 잡히며 자멸했던 울산이지만 이번 대회에서만큼은 그간 문제가 됐던 약점들을 모두 극복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회가 중단되기 전 조별리그 1차전 1-1 무승부로 시작했다. 리그가 종료되고 카타르에 모여서 치르는 방식으로 대회가 재개된 뒤로는 이날까지 9전 전승을 달렸다. 9경기 동안 모두 두 골 이상 기록하는 멀티득점 행진을 벌였다. 대회 최다득점(23골)팀에 등극하며 막강 화력을 뽐냈다.

조별리그에서 경기를 주도하면서도 득점하지 못해 고전하다가도 후반에는 꼭 골문을 열며 승점 3을 획득했다. 16강, 8강에선 상대를 압도했고, 4강과 결승에선 선제골을 내주고도 만회하며 역전에 성공했다. 

우승상금 400만 달러(44억 원)를 챙긴 울산은 다음 시즌을 위한 자신감은 물론 자금력까지 얻었다. 이제 아시아 최강 자격으로 내년 2월 도하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 출전한다. 울산은 클럽월드컵 참가로 상금 최소 100만 달러(11억 원)를 더 가져간다. 첫 경기에서 승리하면 4강에서 바이에른 뮌헨(독일)을 상대하는 꿈의 매치업이 기다린다.

김도훈 감독이 울산과 아름답게 이별한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김도훈X주니오 뜨거운 눈물, 아름다운 이별?   

특히 올해를 끝으로 울산과 동행을 마치는 김도훈 감독이 마지막 시즌 유종의 미를 거뒀다. 

김 감독은 부임 첫해 2017년 FA컵 우승을 일군 뒤 2018년 FA컵, 2019년 K리그1, 올해 K리그1과 FA컵까지 4차례 연속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구단에서 적극적인 투자로 지원했음에도 이에 걸맞은 성과를 내지 못했고, 지도력에 늘 의문부호가 붙어왔다. 스스로도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고 토로했던 그는 경기가 끝나고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김도훈 감독은 “카타르에 오지 않으려고 했다. 준우승만 두 번 하고 침체된 분위기였기 때문에 힘들었는데, 오길 잘했다”면서 “우리 선수들과 같이 한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었고, 좋은 시즌이었다. 올 시즌 계약이 끝나 내 역할은 여기까지다. 집에 가서 와인 한 잔 하며 쉬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팬들께 죄송하다. 이번 우승으로 조금이나마 위안이 됐으면 좋겠다”면서 “준우승을 두 번 하다 보니 즐겁지 않았으나, 카타르에선 즐겁게 축구했다. 축구가 즐겁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이 즐거움은 축구가 팬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예술”이라고 덧붙였다. 그의 말에서 그간 겪은 마음고생은 물론 팬들에게 가졌을 미안한 감정까지 느낄 수 있다.

울산은 20일 김도훈 감독과 계약 종료를 공식 발표했다. 김 감독은 울산에서 4년 동안 196경기를 치르면서 106승 50무 40패 성적표를 남겼고, 구단은 카타르 현지에서 김 감독에게 감사패를 전달하며 노고를 치하했다.

김도훈(왼쪽) 감독과 주니오는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결승전 결승골 포함 총 7골로 득점 공동 1위에 오른 주니오도 팀을 떠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역시 계약기간이 올해로 끝나는데, 울산은 적잖은 주니오 나이를 고려해 계약기간 1+1년을 제안했다고 전해진다. 이미 올 초부터 차기 행선지로 중국, 중동은 물론 K리그1·2 팀들까지 여럿 거론됐다.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 된 데다 ACL에서도 클래스를 보여주며 자신의 주가를 높인 상황.

2017년 대구FC를 통해 K리그에 데뷔한 주니오는 올 시즌 4년 만에 처음 K리그1 득점왕(26골) 타이틀을 차지하더니 무관 설움까지 털어냈다. 2017시즌 대구에서 후반기만 뛰고도 12골을 넣은 그는 2018년 울산으로 이적해 22골을 넣었다. 지난 시즌 19골을 생산했고, 올해 27경기에서 무려 26골을 작렬하며 기량을 만개했다. 특유의 성실함과 골 결정력으로 '골무원' 별명을 얻으며 울산 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울산은 새판 짜기에 돌입했다. 축구계에선 김 감독 후임으로 홍명보 KFA 전무이사가 부임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주니오뿐만 아니라 라이트백 김태환도 이적할 거란 소식이 더해지면서 리빌딩에 속도를 낼 거란 전망이 따른다.

윤빛가람이 축구인생 최고의 날을 맞았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윤빛가람, 마침내 축구인생에 방점을 찍다

윤빛가람은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4골 3도움을 올리며 우승을 견인했다. 날카로운 슛과 패스로 공격을 이끌었고, 고비 때마다 한방으로 팀을 살렸다. 그는 “축구인생에서 가장 기쁘고 행복하고 의미 있는 날인 것 같다”고 했다.

준우승 더블(2관왕)로 분위기가 처진 상황에서 윤빛가람이 반등을 이끌었다. ACL 재개 첫 경기였던 상하이 선화(중국)전에서 두 골을 작렬하며 승리에 앞장섰다. 해당 경기 기자회견에서 “올해는 특히 아쉬움이 더 많았다. 그래서 이번 ACL에선 우승하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 앞으로 또 언제 이런 대회를 뛰어볼 수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기회가 있을 때 좋은 추억을 남기고 싶다”고 밝혔었다.

FC도쿄(일본)와 조별리그 5차전에서도 그림 같은 프리킥 골 포함 멀티골을 넣었고, 결승에서도 페널티킥을 얻어내며 주니오의 동점골을 간접적으로 도왔다.

윤빛가람은 우승 후 “먼저 실점하며 어려운 경기를 했는데, 모든 선수가 간절한 마음으로 뛰어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돌아봤다.

MVP 수상에 대해선 “나 혼자였다면 절대 받을 수 없었을 것이다. 팀이 함께 우승했고 단단한 경기력으로 마무리하면서 이런 큰 상이 왔다. 개인적으로는 만족할만한 활약은 아니었다”면서 “항상 스스로 만족하기보다 더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주변에서 많이 도와줬고, 즐겁게 하려는 마음가짐이 좋은 결과를 만든 것 같다”고 자세를 낮췄다.

윤빛가람이 아시아 최고의 별로 떠올랐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윤빛가람은 지난해 상주 상무에서 전역한 뒤 제주 유나이티드에서 계약이 종료되자 이적료 없이 울산에 합류, K리그 정상 탈환 도전에 힘을 보탰다. 넓은 시야와 날카로운 킥으로 팀에 창의성을 불어넣었지만 전북과 26라운드 맞대결에서 프리킥으로만 골대를 두 번 강타하는 등 짙은 아쉬움을 삼켰다.

2011년 카타르에서 열린 AFC 아시안컵 이란과 8강 연장전에서 중거리 슛 결승골을 터뜨렸던 그가 9년 뒤 다시 카타르에서 이란 팀을 상대로 좋은 추억을 하나 더 만들었다.

2007년 국내에서 열린 17세 이하(U-17) 월드컵에서 에이스로 활약하며 축구 팬들 이목을 집중시킨 그는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했지만 동메달에 머물렀다. 2010년 A매치에 데뷔해 2011년 아시안컵에 나섰지만 지금껏 월드컵과는 인연이 없었다. 2016년 6월 유럽원정 체코전 프리킥 득점 이후 A매치 경력도 끊겼다.

K리그에선 늘 수준급 플레이어로 꼽혔다. 2010년 경남에서 데뷔하자마자 9골 7도움을 기록하며 신인상을 거머쥐었고, 2016년 옌벤 푸더에 입단하며 중국 무대를 밟기도 했다. 하지만 가진 기술에 비해 커리어에 방점을 찍지는 못했다는 평가가 따랐다. 이번 대회 우승과 MVP 활약은 윤빛가람 축구인생에 정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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