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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히어로즈 홍원기 감독, 장정석-손혁 넘으려면 [SQ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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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히어로즈 홍원기 감독, 장정석-손혁 넘으려면 [SQ포커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1.01.22 1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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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키움 히어로즈 새 사령탑에 오른 홍원기(48) 신임 감독을 향한 시선이다. 

키움 히어로즈는 21일 “홍원기 수석코치를 신임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계약기간은 2년, 계약금 2억 원, 연봉 2억 원 등 총액 6억 원에 감독 계약을 체결했다.

한화 이글스에서 프로 데뷔한 그는 두산 베어스를 거쳐 히어로즈 전신인 현대 유니콘스에서 활약했다. 은퇴 후 2008년 친정팀에서 전력분석원을 맡았던 그는 이듬해부터 코치 생활을 이어왔다. 지난해엔 수석코치를 역임했을 만큼 내부 사정을 훤히 꿰뚫어보고 있다는 강점이 있다.

홍원기 키움 히어로즈 신임 감독이 21일 구단과 계약을 체결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구단은 “홍 신임 감독이 12년 동안 구단의 코치로 활동하며 선수육성, 체계적인 데이터 분석 및 활용 등에서 우수한 능력을 보여줬다”며 “특히 선수단 내에서 신뢰와 존경을 받고 있어 강력한 팀워크를 구축하는데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홍 신임 감독은 “기회를 주신 구단에 감사드리며 한편으로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키움 히어로즈는 좋은 선수들, 코치들 그리고 시스템을 갖춘 만큼 더욱 적극적으로 소통해 팀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히어로즈는 혼돈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허민 키움 히어로즈 이사회 의장이 선수에 대한 갑질 논란으로 KBO로부터 2개월 직무정지 처분을 받았다. 팬 사찰 의혹에 대해서도 명확히 결백을 입증하지 못했다.

하송 대표이사의 사임으로 생긴 공석도 지난 15일에야 메웠다. 이사회 의장이 참석하지 못한 가운데 열린 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 허홍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단장도 교체됐다.

히어로즈에서만 12년 코치를 역임한 홍원기 감독은 누구보다 팀 사정을 꿰뚫어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혼란스러운 상황이기에 누구보다 팀 사정을 잘 아는 홍 감독 선임은 희망적인 부분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자칫 흔들릴 수 있는 분위기를 빠르게 수습하기에 이만한 인물이 없다는 평가다.

또 주축 내야수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과 불펜에서 중심을 잡아주던 김상수(SK 와이번스)가 나란히 이탈해 젊은 선수들을 키워내야 하는 상황. 1,2군 할 것 없이 선수들을 완벽히 파악하고 있는 홍 감독이 맡아야 할 역할이 커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걱정도 적지 않다. 수석코치까지 경험했으나 감독으로선 초보다. 연봉 규모에서 보듯 타 구단에 비해선 무게감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기 마련이지만 키움이기에 노파심이 생기는 것도 부인할 수는 없다. 앞선 감독들이 수뇌부에 지나친 간섭을 받아왔다는 논란이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시즌 막판 물러난 손혁 전 감독은 윗선의 개입에 불만을 나타냈고 이러한 마찰이 유니폼을 벗게 된 계기가 됐다는 해석도 많았다.

홍원기 감독과 고형욱 신임 단장.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내부 승격을 통해 컨트롤하기 쉬운 감독을 선임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뒤따르는 이유다.

홍 감독도 이러한 외부의 시선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홍 감독은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있고 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며 “일단 감독으로서 그라운드에서 선수들과 함께 성적을 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조심스러워 했다.

다만 “현장의 영역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고형욱 신임 단장님과 함께 충분한 상의를 통해서 일 처리를 한다면 개선될 여지는 충분하다”고 희망을 나타냈다.

장정석 감독 시절부터 키움 사령탑들은 ‘관리’에 중점을 둔 리더십을 보였다. 팀 시스템이 잘 짜여져 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누가 감독을 맡더라도 팀이 굴러갈 수 있다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홍 감독도 “선수들이 최고의 컨디션으로 그라운드에서 가장 멋진 퍼포먼스를 보여 줄 수 있도록 팀을 잘 관리할 것”이라고 관리자로서 역할을 강조했다.

프런트 야구가 나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감독의 고유 영역과 역할은 존중받아야만 한다. 이전 감독들은 준수한 성적을 내면서도 ‘관리자’ 이상의 큰 권한을 얻지 못했고 결국 끝은 좋을 수 없었다. 선임 감독들이 보여준 감독의 한계를 어떻게 넘으며 자신의 역할을 해낼 수 있을까. ‘홍원기 리더십’에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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