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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이어 앞에서 엇갈린 사비-피를로 '마지막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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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이어 앞에서 엇갈린 사비-피를로 '마지막 눈물'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6.07 1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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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비, 네 차례 UCL 우승·두 차례 트레블 달성…피를로는 8년만에 우승 실패

[스포츠Q 박상현 기자] FC 바르셀로나의 통산 다섯 번째 우승으로 끝난 2014~201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는 두 노장 미드필더의 눈물이 있었다. 이날 경기를 끝으로 팀을 떠나는 두 베테랑이 흘린 눈물 모두 뜨거웠지만 느낌은 달랐다. 한 쪽은 기쁨과 환희, 다른 한 쪽은 슬픔과 회한이었다.

기쁨의 눈물을 흘린 쪽은 바르셀로나의 '살아있는 전설' 사비 에르난데스(35)였다.

사비는 7일(한국시간) 독일 베를린 올림픽 슈타디온에서 벌어진 유벤투스와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후반 32분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와 교체 출전했다.

사비는 이날이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고 뛰는 마지막 경기였다. 올 시즌을 끝으로 바르셀로나를 떠나 카타르 알 사드 이적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물론 아직 현역으로 뛸 수 있는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긴 하지만 이반 라키티치에게 주전 자리를 내줘 떠날 때가 됐던 것이다.

하지만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사비에게 '영웅 대접'을 해줬다. 루이스 수아레스의 결승골로 2-1로 다시 앞서가던 상황에서 엔리케 감독은 미드필드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사비를 내보냈다. 사비는 이날 출전으로 개인 통산 UEFA 챔피언스리그 151경기 출전으로 이케르 카시야스(레알 마드리드)를 제치고 최다 출전 기록을 세웠다.

또 사비는 바르셀로나에서 갖는 마지막 경기에서 주장 완장을 찾고 빅이어(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영광까지 맛봤다.

사비는 리버풀의 스티븐 제라드와 함께 한 팀의 유스부터 함께 한 전설이다. 1991년 바르셀로나 유스팀에 입단한 사비는 1997년 바르셀로나 B를 거쳐 1998년 바르셀로나 1군에 데뷔, 24년 동안 동고동락했다.

사비는 바르셀로나의 전성기를 함께 했다. 사비는 바르셀로나의 라 리가 우승 8회(1999, 2005, 2006, 2009, 2010, 2011, 2013, 2015)를 일궈냈고 코파 델 레이 3회(2009, 2012, 2015), UEFA 챔피언스리그 4회(2006, 2009, 2011, 2015) 우승을 차지했다. 2009년과 2011년에는 UEFA 슈퍼컵과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정상에 올랐다.

또 사비는 바르셀로나가 유럽 클럽으로는 처음으로 트레블(리그, FA컵,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두 차례(2009, 2015) 달성하는 순간도 함께 했다.

반면 안드레아 피를로(36)는 유벤투스의 유니폼을 입고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끝내 빅이어를 차지하지 못했다.

피를로는 2001년부터 2011년까지 AC 밀란에서 뛰면서 2002~2003 시즌과 2006~2007 시즌, 두 차례에 걸쳐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경험했다.

하지만 피를로에게 이번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은 2004~2005 시즌 이후 10년만에 맞이한 아픔이 됐다. 2004~2005 시즌 리버풀과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3-0까지 앞서고도 3-3 동점을 허용한 끝에 승부차기에서 눈물을 흘렸던 피를로는 8년만에 다시 빅이어를 들어올리겠다고 다짐했지만 바르셀로나의 공격이 너무 거셌다.

피를로는 중원을 든든히 지키면서 리오넬 메시, 루이스 수아레스, 네이마르가 버틴 바르셀로나의 MSN 라인 공세를 막아냈지만 끝내 1-3 패배를 받아들여야만 했다.

피를로는 현재 미국 메이저리그 사커(MLS) 진출설의 중심이 되고 있다. 중동 무대로 이적할 가능성도 있다. 어떤 식으로든 유벤투스를 떠날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에 유벤투스에서 유종의 미를 맺지 못한 피를로로서는 회한이 남는 결승전이 됐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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