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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현장Q] 체육회 통합, 스포츠 발전 '큰 그림'으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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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현장Q] 체육회 통합, 스포츠 발전 '큰 그림'으로 보자
  • 김지법 기자
  • 승인 2015.06.11 16: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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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스포츠 비전 심포지엄...학교·생활·엘리트 체육 동반 성장 목적, 모든 종목 균형 발전도 필요

[스포츠Q 글 김지법·사진 최대성 기자] 엘리트 체육을 대표하는 대한체육회와 생활 체육을 담당하는 국민생활체육회의 통합을 내용으로 하는 국민체육진흥법이 지난 3월 국회를 통과돼 두 체육단체의 통합은 큰 흐름이 됐다.

그동안 두 체육단체의 통합 논의는 계속 이뤄졌지만 지금처럼 활발하고 구체적으로 진행된 적은 없었다. 통합체육회의 출범 시기를 놓고 갈등이 있긴 하지만 통합이라는 큰 줄기는 두 단체 모두 입장을 함께 하고 있다. 문제는 방법이다. 정부와 체육계 인사들이 통합체육회가 엘리트 체육과 생활 체육을 모두 발전시킬 수 있는 단체가 될지 고민하고 있다.

10일 서울 올림픽파크텔 올림피아홀에서 열린 제9회 한국 스포츠 비전 심포지엄에서는 '체육단체 통합의 의미와 스포츠 시스템 선진화'라는 주제로 심도깊은 논의가 이뤄졌다.

이날 행사에는 김정행 대한체육회장과 강영중 국민생활체육회장 등 두 단체장이 모두 참석해 더욱 분위기가 뜨거웠다. 또 이창섭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과 심동섭 문화체육관광부 체육정책관, 방열 대한농구협회장, 주원홍 대한테니스협회장, 김호곤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한웅수 한국프로축구연맹 사무총장 등 체육계 인사와 학계 인사 등 300여 명이 모여 4시간 넘게 머리를 맞대고 의견을 나눴다.

▲ 새정치민주연합 안민석 의원이 1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서 열린 제9회 한국 스포츠 비전 심포지엄에서 '체육단체 통합의 의미와 스포츠 시스템 선진화'에 대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 선진체육으로 가려면 통합 바탕한 스포츠클럽 체제 구축을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안민석 의원은 체육통합의 필요성을 네 가지로 역설했다.

안민석 의원은 "학교와 생활, 엘리트 체육의 단절 현상을 하나의 유기적인 관계로 만들기 위해서는 양 체육회의 통합이 이뤄져아 한다"며 "또 불균형을 균형으로 만들어 한국 체육의 뿌리를 튼튼하게 하고 열매까지 풍성하게 달리는 나무처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서로 갈등의 관계를 협력으로 바꾸기 위서라도 체육단체 통합이 필요하다"며 "통합이 되면 물이 가득 채워진 저수지처럼 돼 더욱 큰 공간에서 자유롭게 체육을 즐길 수 있게 된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통합을 바탕으로 한 스포츠클럽 체제 구축을 역설했다. 그는 "당장 쉽지 않아도 클럽화를 목표로 하고 체육단체 통합이 이뤄져야 한다. 유럽은 이미 100년 전부터 제도를 도입했고 일본도 1990년대부터 도입해 종합형 스포츠클럽을 3000개나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안 의원은 "당장 스포츠클럽을 전면 시행할 것은 아니다. 원하는 단체부터 시작하고 다른 단체에는 유예기간을 주면서 정착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길게 보고 있다"며 "유럽 스포츠클럽이 잘 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나 우리는 한국형 스포츠클럽을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 조성식 한양대 교수가 10일 제9회 한국 스포츠 비전 심포지엄에서 '스포츠 강국에서 스포츠 선진국으로'에 대한 발표를 하고 있다.

이어 "통합의 주체인 대한체육회와 생활체육회가 결혼한다는 마음으로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갖고 대화를 나눠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의원의 얘기는 엘리트와 생활, 학교 체육이 분절된 현실에서는 스포츠 발전이 요원하고 이는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의 통합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 제 갈 길 가고 있는 엘리트와 생활 체육, 동반 발전하려면

'스포츠 강국에서 스포츠 선진국으로 : 한국형 스포츠 시스템 제안'을 주제로 첫 발제에 나선 조성식 한양대 교수는 엘리트 체육과 생활 체육의 문제점을 보완한 새로운 스포츠 선진국 모델을 제시했다.

조 교수는 "현재 소수 종목에 집중되고 정치적인 과시의 수단이 된 엘리트 체육과 공공재원에 의존하고 개인형에 치우친 생활 체육의 단점을 극복해야 한다"며 "스포츠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풀뿌리형, 다수형, 재정자립형, 정치독립형 체육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 특성상 엘리트 체육을 등한시할 수 없고 여가를 위한 생활 체육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며 "운동과 공부를 병행할 수 있게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재정적 자립, 정치적 독립을 기반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조 교수는 "학교 체육을 지금보다 더 강화해야 한다"며 "체육 교과를 아예 없애고 오후 시간에 스포츠 타임을 만들어 모든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방법을 제시했다.

▲ 채재성 동국대 교수가 10일 제9회 한국 스포츠 비전 심포지엄에서 발표를 앞두고 안민석 의원의 주제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채재성 동국대 교수는 두 번째 주제인 '국민 행복시대의 스포츠 통홥과제' 발제를 통해 체육단체 통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하부 시스템의 통합이라고 역설했다.

채 교수는 "체육단체 하부 조직 통합을 통해 스포츠클럽을 육성, 엘리트와 생활 체육을 연계 발전시켜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학교와 기업 중심의 현재 체육 시스템을 한 번에 바꾸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지역 사회를 지금의 시스템에 편입시키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설명이었다.

조재기 동아대 교수는 '지역과 종목단체 연계강화를 통한 스포츠 선진화'라는 주제에서 "튼튼한 체육 조직을 위해서는 지방 체육이 밑바탕이 되고 기둥이 되어야 한다"며 "체육계의 자율성과 함께 홀대받는 지방체육에 주목하고 시도체육회에 대한 예산 지원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대통합, 이해를 위한 소통이 우선시 돼야

자칫 통합 과정에서 갈등이나 알력, 오해가 생기는 등의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소통이 더욱 중요하다. 체육계 여러 인사들도 서로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눌 필요가 있다고 느끼고 있다.

정동국 대한체육회 경기단체연합회장은 "통합이 잘못되면 흡수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경우에 직원들의 고용 승계가 제대로 이뤄질지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김응삼 전국시도체육회 운영부장협의회장도 "이미 지방 체육은 변하고 있지만 정부 정책에는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다. 소통에 문제가 있다. 또 정부는 중재자적 입장을 고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발표, 토론자와 관계자들이 10일 제9회 한국 스포츠 비전 심포지엄에서 단체 촬영을 하고 있다.

손석정 남서울대 교수는 "여러 논의가 있고 유익한 정보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나온 내용을 보면 학교 체육에 관한 논의는 부족한 실정이다. 진정한 통합을 위해 여러 측면에 대해 다방면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방열 대한농구협회장은 "한국 스포츠 선진화를 위해서는 오히려 학원 스포츠를 제도적으로 강화해야 한다"며 "유럽은 역사적인 원인으로 클럽이 뿌리내릴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미국의 영향을 받으며 학교 체육 중심으로 발전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학원 체육의 강화가 좀 더 효과적이 아닌가 싶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jbq@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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