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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득 셰프, 험난했던 '마리텔' 첫 녹화…"마트가면 흔히 있는 랍스터와 성게알 준비하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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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득 셰프, 험난했던 '마리텔' 첫 녹화…"마트가면 흔히 있는 랍스터와 성게알 준비하시고"
  • 원호성 기자
  • 승인 2015.08.10 1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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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원호성 기자] "오늘 준비한 재료는 별 거 없어요. 제가 좋아하는 '고대미'하고, 동네 조금 큰 마트가면 흔히 살 수 있는 바닷가재, 랍스터라고 하죠? 그거랑 요즘 제 철인 성게알입니다"

'백주부' 백종원을 대신해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새로운 쿡방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를 모은 오세득 셰프가 첫 녹화부터 네티즌들을 실망시켰다. 오세득 셰프는 9일 다음 TV팟을 통해 인터넷으로 생중계된 '마이 리틀 텔레비전' 아홉 번째 대결(MLT-09)에서 요리를 만드는 쿡방 '한 그릇 뚝딱'을 선보였다.

8일 '마이 리틀 텔레비전' MBC 방송 이후 출연자들의 실루엣을 통해 오세득 셰프의 합류 소식이 전해지자 네티즌들은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백종원이 일곱 번째 대결(MLT-07)을 마지막으로 잠정하차를 선언하며 공백이 생긴 쿡방 라인업을 오세득 셰프가 채워줄 것이라는 기대감이었다.

▲ 오세득 셰프가 좋아하는 고대미, 조금 큰 마트에서 흔히 살 수 있는 바닷가재(랍스터)와 요즘이 제 철인 성게알을 이용해 만든 '고대미 랍스터 리조또' [사진 = 다음 TV팟 '마이 리틀 텔레비전' 생중계화면 캡처]

하지만 9일 진행된 오세득 셰프의 '한 그릇 뚝딱'은 네티즌들에게 심각한 괴리감과 쿡방은 아무나 해도 성공하는 콘텐츠가 아니라는 처참한 현실만 인식시키고 초라하게 막을 내렸다.

오세득 셰프가 처음으로 선보인 요리는 이름부터 낯선 '고대미 랍스터 리조또'. 오세득 셰프가 좋아하는 '고대미'에 "동네 조금 큰 마트가면 흔히 살 수 있는 바닷가재"와 "요즘이 제 철인 성게알"을 넣고 만든 요리였다. 정말 냉장고에서 흔하게 굴러다니는 재료로 각종 음식을 만들던 백종원의 '고급진 레시피' 같은 쿡방을 기대한 네티즌들은 오세득 셰프가 꺼내는 재료부터 정신줄을 놓을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완성된 요리들의 수준도 오세득 셰프의 이름값에 걸맞는 훌륭한 수준은 아니었다. 육포로 정성껏 육수를 낸 '육포 칼국수'를 시식한 '미스 마리테' 서유리는 "라면 맛밖에 안 난다"고 일축했고, 마지막으로 만든 마늘 파스타 '알리오 올리오'도 앤초비 느낌을 낸다며 까나리액젓을 넣어다가 간 조절에 실패했다. 게다가 인스턴트 짜장 라면 업그레이드나 캘리포니아롤을 대체하는 김말이쌈 같은 경우도 "요리시간 뭐 얼마나 걸리나요?"라던 애초의 호언장담과 달리 30분 이상씩 시간을 잡아먹었다.

물론 오세득 셰프에게도 변명거리는 있었다. 첫 번째 요리 '고대미 랍스터 리조또'는 프렌치 셰프인 오세득 셰프의 실력을 보여주기 위해 일부러 선택한 '있어 보이는 요리'였다고 핑계를 댈 수 있고, 요리의 전체 과정이 생중계되는 것으로도 모자라 채팅으로 네티즌들과 소통까지 해야 하는 '마이 리틀 텔레비전'의 룰에 아직 오세득 셰프가 익숙해지지 못했던 것도 이유가 될 수 있다.

요리 실력이나 요리계에서의 이름값만 따진다면 당연히 프렌치 셰프로 수많은 요리 프로그램을 섭렵해온 오세득 셰프가 외식사업가인 백종원보다 한참 우월하다. 하지만 오세득 셰프의 '한 그릇 뚝딱'에 대한 평가는 6회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독주했던 백종원의 '고급진 레시피'와 감히 비교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백종원은 '천상계'라는 평가까지 받으며 '골드멤버'가 됐지만, 오세득 셰프는 첫 녹화부터 꼴찌를 오가며 '퇴출' 걱정을 하고 있다.

▲ '육포 칼국수'를 먹고 "라면맛이 난다"며 표정을 찡그리는 '미스 마리테' 서유리와 마늘 파스타 '알리오 올리오'를 만들고 있는 오세득 셰프 [사진 = 다음 TV팟 '마이 리틀 텔레비전' 생중계 화면 캡처]

요리실력이 백종원보다 월등한 오세득 셰프가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이렇게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든 것은 결국 '배려'의 차이였다. 백종원은 정말 냉장고에 굴러 다닐법한 재료만 가지고 소주잔 한 컵, 종이컵 한 컵 등 쉬운 계량단위를 이용하며 칼 한 번 안 잡아본 사람도 만들 수 있는 요리를 추구했다.

하지만 오세득 셰프는 '동네 조금 큰 마트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바닷가재'와 '지금이 제 철인 성게알' 등 절대 익숙하지 않은 재료들로 요리를 만들면서도, 왜 이렇게 요리를 하는지, 이 재료는 어떤 맛을 내는지와 같이 방송을 보는 네티즌들이 당장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정보는 하나도 주지 않았다. 오직 일류 셰프의 실력을 과시하려는 마음만이 앞섰을 뿐이다.

오세득 셰프의 쿡방 '한 그릇 뚝딱'은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그동안 백종원이 얼마나 중요했는가를 깨닫게 해줬다. 굳이 요리사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요리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세 시간 동안 카메라 앞에서 요리를 만들라고 하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백종원은 사실 그 세 시간 동안 요리를 만드는 것을 넘어서 네티즌들과 소통하며 '마이 리틀 텔레비전'의 정체성을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9일 다음 TV팟을 통해 인터넷에 생중계된 '마이 리틀 텔레비전'의 아홉 번째 대결에는 오세득 셰프를 비롯해 종이접기 아저씨 김영만, 마술사 이은결, 황재근 패션 디자이너, 방송인 김구라 등 다섯 명의 출연자가 참여했으며, 인터넷 생중계 방송을 편집한 편집본은 15일과 22일 오후 11시 15분에 MBC에서 방송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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