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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걸스, 밴드 이미지에 숨겨진 섹시 그룹으로의 변신, '놀라운 노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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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걸스, 밴드 이미지에 숨겨진 섹시 그룹으로의 변신, '놀라운 노림수'
  • 김윤정 기자
  • 승인 2015.08.11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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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김윤정 기자] 대한민국을 ‘텔미’ 열풍으로 물들였던 원더걸스가 새로운 멤버 구성으로 가요계에 컴백했다.

원더걸스는 2012년 ‘원더파티(Wonder party)’를 마지막으로 리더 선예의 결혼, 소희의 탈퇴로 인해 앨범 활동을 중단하며 팀의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올 8월, ‘밴드’라는 의외의 승부수를 띄우며 무대로 복귀했고, 각자의 악기(피아노-예은, 드럼-유빈, 기타-혜림, 베이스-선미)를 담당하며 노래하고 연주하는 ‘걸그룹 밴드’가 됐다. 수영복을 연상케 하는 의상과 뇌쇄적인 눈빛, 그리고 숨소리가 느껴지는 노랫소리에서 깜찍한 표정으로 ‘어머나’를 외치던 소녀들은 이젠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원더걸스는 본래 섹시한 콘셉트의 걸그룹이 아니었다. 마지막 앨범인 ‘Wonder Party’의 타이틀곡인 ‘라이크디스(Like this)’를 부를 때만해도 일렉트로닉 사운드의 힙합 비트를 결합시킨 음악에 파워풀한 댄스를 추던 그저 풋풋한 ‘소녀들’이었다. 아마 대중들은 이런 인기 걸그룹의 어린 소녀들이 갑작스럽게 과도한 섹시 이미지로 변신하는 것을 그다지 달갑게 여기지 않을 것이다. 이에 원더걸스는 의상과 악기를 적절히 활용하며 야한 듯 야하지 않은 결과물을 내놓았다.

▲ 원더걸스가 정규 3집 앨범 'REBOOT'에서 '밴드 그룹'으로 돌아왔다. [사진 제공 = JYP 엔터테인먼트]

뮤직비디오에서의 첫 장면은 선미가 바지 지퍼를 내리는 것으로 시작한다. 또 앨범 커버 이미지 속 원더걸스는 원피스 수영복 스타일의 의상을 착용하고 기타와 드럼 스틱 등의 악기들을 다리 사이에 위치 시켰다. 야릇한 상상을 하게 만드는 장면들을 시도한 것은 분명 그동안의 원더걸스 이미지와는 맞지 않지만, 이는 원더걸스가 대중들의 생각보다 훨씬 더 성숙해졌다는 점을 시사하기도 한다.

의상도 훨씬 과감해졌다. 원더걸스의 의상은 악기로 가려지는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다리와 가슴부분을 드러낸 것이 특징이다. 기타와 베이스, 키타 밑으로 드러나는 다리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미니 기장의 하의를 무대의상으로 택했고, 가슴이 깊게 파이거나 끈을 목 뒤로 묶어 부드러운 어깨선을 강조하는 홀터넥 스타일로 악기 위로 드러나는 상체의 섹시미를 강조했다.

원더걸스가 노린 섹시코드는 댄스와 악기의 조합에서도 그 은밀함이 숨어있다. 뮤직비디오에서와는 달리 음악방송에서는 퍼포먼스에 용이한 악기들을 사용해 적당한 리듬을 탈 수 있게 했다. 뮤직비디오에선 미국의 기타리스트인 ‘지미 헨드릭스’가 사용했던 빅헤드 모델과 유사한 기타를 사용했지만, 음악방송에서는 깔끔한 퍼포먼스 연출을 위해 헤드가 없는 스타인버거형 기타를 멨다. 또 키보드를 치던 예은도 방송 무대에서는 안무를 위해 기타와 키보드가 합쳐진 형태인 ‘키타’를 들고 나왔다.

원더걸스는 악기를 연주하면서도 발끝으로 바닥을 찔러 길게 뻗은 다리로 시선을 집중시킨다. 또 큰 움직임은 없지만 악기와 함께 살짝살짝 움직이는 엉덩이로 타는 리듬은 악기보다 몸매로 시선을 끄는 효과를 줬다. 이는 모두 악기의 연주와 안무를 함께 소화함으로써 은근히 섹시한 분위기를 풍기기 위함이다.

‘아이필유(I feel you)’의 원더걸스는 결코 야하지 않았다. 섹시가 아닌 밴드로 대중들의 눈을 돌리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대중들은 원더걸스의 연주와 여전한 복고풍 이미지에 집중했지만, 실은 악기 밑으로 드러난 각선미와 복고 이미지에 숨겨진 ‘은밀한 몸짓’은 원더걸스가 국민 걸그룹에서 섹시 걸그룹으로서의 이미지 변신을 꾀했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놀라운 소녀들’의 ‘놀라운 노림수’는 성공했을까? 그 열쇠는 원더걸스를 국민걸그룹의 반열에 오르게 한 대중들에게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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