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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국제영화제 2일 개막…한국영화 세계에 알린 남다른 인연의 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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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국제영화제 2일 개막…한국영화 세계에 알린 남다른 인연의 영화제
  • 원호성 기자
  • 승인 2015.09.02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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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원호성 기자] 프랑스 칸국제영화제, 독일 베를린국제영화제와 함께 세계 3대 국제영화제로 손꼽히는 이탈리아 베니스국제영화제가 2일(현지시간)부터 10일까지 이탈리아 베니스에 위치한 리도섬에서 개최된다.

베니스국제영화제는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매년 개최되는 가장 오래된 국제 미술전시회인 베니스 비엔날레의 한 부문으로 1932년 시작되어 올해로 72회를 맞이한 세계 최초의 국제영화제다. 이번 72회 베니스국제영화제는 오는 9월 24일 한국에서도 개봉이 예정된 발타자르 코루마쿠르 감독의 산악 스릴러 영화 ‘에베레스트’가 개막작으로 선정되어 영화제의 문을 열 예정이다. 폐막작으로는 관호 감독이 연출한 중국영화 ‘노포아’가 선정됐다.

비록 이번 72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는 아쉽게도 한국영화가 한 편도 출품되지 못했지만, 베니스국제영화제는 한국영화 사상 첫 국제영화제 수상과 한국영화 사상 최초의 3대 국제영화제 대상 수상 등 대대로 한국영화와 깊은 인연을 가진 영화제이기도 하다.

▲ 역대 베니스국제영화제에 초청되어 수상한 주요 한국영화들, 1987년 여우주연상(강수연)을 수상한 임권택 감독의 '씨받이', 2012년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 2002년 신인배우상(문소리), 특별감독상 등 4개 부문을 수상한 이창동 감독의 '오아시스', 2005년 젊은사자상을 수상한 박찬욱 감독의 '친절한 금자씨'

베니스국제영화제는 1961년 25회 영화제에서 신상옥 감독의 ‘성춘향’을 공식 초청하며 한국영화와 첫 인연을 맺게 된다. 1987년에는 임권택 감독의 ‘씨받이’가 경쟁부문에 초청되어 여우주연상(강수연)을 수상하면서, 한국영화로는 최초로 3대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하는 성과와 동시에 3대 국제영화제 첫 수상의 쾌거를 기록했다. 

2002년에는 이창동 감독의 ‘오아시스’가 경쟁부문에 초청되어 이창동 감독이 국제비평가협회상(FIPRESCI Prize)과 국제가톨릭협회상(SIGNIS Award), 특별감독상을 수상하고, 주연배우 문소리가 최고의 남녀 신인배우에게 주어지는 마르첼로 마스트로얀니상(Marcello Mastroianni Award)을 수상하며 4관왕의 영광을 품에 안았다.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인 김기덕 감독 역시 베니스국제영화제가 세계무대에 그 이름을 알린 경우다. 김기덕 감독은 2000년 ‘섬’으로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첫 진출한 이후, 2001년 ‘수취인 불명’, 2004년 ‘빈 집’으로 5년 동안 세 차례나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하기도 했다. 이승연이 주연을 맡은 ‘빈 집’은 은사자상인 감독상을 수상해 김기덕 감독에게 3대 국제영화제 첫 수상의 영광을 안겨주기도 했다. 

하지만 김기덕 감독의 가장 극적인 순간은 역시 2012년이었다. 김기덕 감독은 ‘피에타’로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마스터’와 치열한 경합을 펼친 끝에 작품상이자 대상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한다. 이는 한국영화가 칸, 베니스, 베를린 등 3대 국제영화제에서 사상 처음으로 그랑프리를 수상하는 쾌거. 당초 김기덕 감독의 감독상 수상과 ‘피에타’의 주인공인 조민수의 여우주연상 수상 여부도 큰 관심을 모았지만, 황금사자상 수상작에게는 두 개 이상의 상을 주지 않는다는 내부 원칙에 따라 감독상과 여우주연상은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의 ‘마스터’에게 돌아갔다.

▲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2004년 김기덕 감독에게 감독상을 안겨준 영화 '빈 집'과 2012년 황금사자상을 안겨준 영화 '피에타'

박찬욱 감독 역시 베니스국제영화제 무대를 거쳐갔다. 베니스국제영화제에 앞서 2000년 ‘공동경비구역 JSA’로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 2004년 ‘올드보이’로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진출과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박찬욱 감독은 2005년 ‘친절한 금자씨’가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해 젊은사자상(Little Golden Lion)을 수상하며 김기덕 감독과 함께 3대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을 모두 밟은 감독이 됐다.

이들 수상작 외에도 베니스국제영화제는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꾸준히 한국영화를 경쟁부문에 초청하며 한국영화를 세계시장에 알리는데 큰 기여를 했다. 1999년에는 장선우 감독의 ‘거짓말’이, 2000년과 2001년에는 김기덕 감독의 ‘섬’과 ‘수취인 불명’이, 2003년에는 임상수 감독의 ‘바람난 가족’이, 2004년에는 임권택 감독의 ‘하류인생’이 각각 경쟁부문에 초청된 바 있다.

2010년대 이후 한국영화는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를 제외하면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하지 못했지만, 대신 2002년부터 베니스국제영화제가 새로운 젊은 영화들을 소개하기 위해 신설한 ‘오리종티 부문(Orizzont)’의 진출이 대거 눈에 띄었다. 2010년에는 홍상수 감독의 ‘옥희의 영화’와 김곡·김선 감독의 ‘방독피’가, 2011년에는 김경묵 감독의 ‘줄탁동시’가, 2012년에는 유민영 감독의 단편 ‘초대’가, 2014년에는 홍상수 감독의 ‘자유의 언덕’이 오리종티 부문에 초청됐다. 또한 전규환 감독의 ‘무게’는 2012년 ‘베니스 데이즈’ 부문에 초청되어 그 해 가장 우수한 퀴어영화에 수여하는 퀴어사자상(Queer Lion Award)을 수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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