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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살인사건 패터슨 첫 재판, 영화의 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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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살인사건 패터슨 첫 재판, 영화의 힘 있었다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5.10.08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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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용원중기자] 이태원 살인사건의 진범으로 지목된 미국인 아더 존 패터슨의 첫 재판을 앞두고 당시 사건을 다룬 영화 ‘이태원 살인사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심규홍 부장판사)는 8일 오전 10시30분 417호 대법정에서 첫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이번 재판은 사건 발생 18년, 검찰이 패터슨을 살인 혐의로 기소한 지 4년 만에 열리는 첫 재판이다.

그가 미국에서의 법적 절차를 거쳐 한국으로 송환된 데는 잊혀져 가던 사건을 환기시킨 영화 한 편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 영화 '이태원 살인사건'의 스틸컷

2009년 9월 개봉된 홍기선 감독의 미스터리 범죄영화 ‘이태원 살인사건’은 1997년 이태원 햄버거 가게 화장실에서 대학생 조중필씨가 살해당한 사건을 재조명했다. 영화는 박 검사(정진영)를 주인공으로 삼아 당시 사건 수사과정을 픽션으로 재구성, 2명의 미국인이 용의선상에 올랐지만 법정 공방 끝에 알렉스(신승환)는 무죄, 패터슨(장근석)은 미국으로 출국함으로써 진범이 없는 사건으로 남는 과정을 훑었다.

영화 ‘이태원 살인사건’은 수사과정에서 드러난 숱한 의문을 제기해 관객의 공분을 이끌어 냈다. 여론에 떠밀린 검찰은 뒤늦게 2010년 1월 미국에 범죄인 인도 청구를 하기에 이르렀고 5년 만에 패터슨 송환이 이뤄졌다. 장애인 아동에 대한 성폭행 범죄의 처벌 수위를 높이고, 공소시효를 없애는 것을 골자로 한 도가니법을 이끌어낸 영화 '도가니'처럼 무고한 청년의 억울한 죽음을 밝혀낼 결정적 역할을 한 셈이다.

패터슨은 1997년 4월3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한 햄버거 가게에서 당시 22세의 대학생 조중필씨가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된 현장에 있었음에도 함께 있던 친구 에드워드 리(36)가 범인으로 지목되면서 흉기소지와 증거인멸 혐의로만 기소됐다.

패터슨은 이듬해 항소심에서 장기 1년6개월·단기 1년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1998년 8·15 특별사면으로 석방됐다. 검찰이 출국금지 기간을 연장하지 않은 틈을 타 1999년 8월 미국으로 도주했다.

지난달 23일 미국으로 도주한 지 16년 만에 송환된 그는 1998년 법원에서 형을 확정받은 이후 17년 만에 다시 한국 법정에 서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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